인간이란 사진가이며 사회란 앵글 안의 장면들과 같다. 나는 앵글 밖의 사진가와 앵글 안의 장면들을 함께 생각한다. 그것이 사회를 유일하게 이루는 대화라고 생각한다.그러나 우리는 사진의 구도와 다채로운 채도와 명암에 주목한다. 그래서 우리는 사진가가 장면들과 동시에 생성된다는 점을 놓치고 있다. 즉 사람들 자신은 자신의 관찰을 통해 여전히 그 공간 안의 인간들이 존재하고 관계를 맺지만, 나는 그 속에 없다. 왜냐하면 내 사유의 접근 권한은 사회 속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미 앵글이 사진가 바깥에 존재한다고 상정한다
태풍이 쓸고 간 자리에 무더위가 남았다. 하락세를 보이던 기온이 다시금 기승을 부리는 9월, 언제까지가 여름이고 또 언제부터 가을인 걸까.작년 이맘때에 쓴 일기의 서두이다. 지금은 사라진, 습관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짧은 시간이었지만 작년의 나는 일기를 썼다. 작년의 나는 지금보다 바깥에서 노는 것을 좋아했고, 학교 앞 마라탕과 새우버거가 주식이었다. 시험공부를 할 때면 피피티 내용을 줄줄 외우는 식의 방식이 대부분이었고, 시험 또한 그랬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시간이다. 지난 1학기는 매주 있는 과제에 쫓기듯 살았고, 오
2023-2학기 새로운 학기가 시작됐다. 2학기에 들어오고 학보사 입사 2년만에 국장자리에 올랐다. 정말 빠른 승진이였다. 국장이 된 것에 감사하기도 기쁘기도 하지만 내가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더 컸다. 학교 유일 독립언론인 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에 짓눌려 마감날에 이어 불안함의 연속이였다. 불안함의 연속이였던 이번 학보와는 반대로 학보사에 들어오고 난 이후 처음으로 대학부에서 아이템이 넘쳤다. 중요도에서 밀린 아이템들을 삭제하며이번 호의 기사를 채웠다. 차고 넘치지는 않았지만 늘 마감 전날까지 쓸
대학 입학 후 가장 먼저 지원한 한신학보. 나는 총 두 번 한신학보에 지원했었다. 처음은 정말 아무것도 몰랐을 때. 두 번째는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찾아본 후였다. 앞줄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첫 지원은 불합격이었다. 6개월 후 이번에 떨어지면 진짜 포기하자는 마음으로 다시 한번 도전했다. 다행히도 1차 합격 문자를 받았고 2차 면접 이후에 최종 합격 연락을 받았다.한신학보는 기자들은 수습기자, 정기자, 각 부서 부장 그리고 편집국장으로 구성돼있다. 신입 기자들은 입사 후 한 학기 동안 수습 기간을 거친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수습
어느새 대학교 마지막 학기에 접어들었다. 올해만 지나가면 더 이상 대학생이 아니다. 나는 문예 창작을 전공했고, 그중에서 시를 쓰고 있다. 전공에 대한 생각이 어느 정도 잡힌 이 시점에서 내게 시를 쓴다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들이 으레 그러하듯 무언가를 하는 것은 저마다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내가 시를 쓰기 시작한 이유는 조금은 직설적이지만, 살기 위해서였다.당시 몹시 힘든 시간을 지날 때였다. 관습적인 표현일지는 모르겠지만,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을 때라고 표현하는 게 적절할 것 같다. 나에게는 나의 이야기를 할 언어가 필요했
“출시 5일 만에 100만 명 확보.”텍스트를 사용해 이용자와 의사소통하는 챗봇, ‘챗GPT’ 이야기다. 2022년 12월 1일 미국 OpenAI에서 공개한 인공지능 챗봇인 ‘챗GPT’ 등장은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챗GPT’가 열풍을 일으킨 가장 큰 이유는 원활한 의사소통이었다.정신건강의학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정신 치료를 받는 사람은 10억 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들 중 극히 소수만 양질의 치료를 받는다고 말한다. 연구에 따르면 95.6%
많은 대학생들의 로망 중 하나인 어학연수, 그런데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가지마세요!’라는 제목들이 가득하다. 다양한 어학연수 프로그램 중 독일을 선택한 이유는 여러 가지 학습한 언어 중에 가장 흥미롭게 느꼈고, 학교와 연계돼있어서 프로그램보다 믿음이 갔기 때문이다. 유럽 EU를 이끌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기에 유럽 문화를 체험해보고자 선택했다. 어학연수 비용으로 학교 등록비 730유로, 기숙사비 500유로가 발생했다. 기숙사의 경우 300~600유로까지 다양한데 나는 혼자 사용하는 자취방을 배정받아 비싼 편에 속했다. 등록 시 원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학보사 알아?”라는 질문을 던지면 돌아오는 대답은 “그게 뭐야?”이다. 학교 신문부라고 설명하면 되돌아오는 대답은 또 늘 한결같다. “우리학교에 신문부가 있어?”학보사에서 기사를 쓴다는 것은 언제나 외롭다. 잘 알려지지 않은 기관이라는 것 누구보다 잘 안다. 학교 소식과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언제나 노력하지만 가끔은 서글픈 감정도 든다. 기자를 모집하기 위해 공고를 내도 신청자는 늘 적고 기자 추가모집을 하기 위해 전대 국장들이 쉴 틈 없이 홍보하는 모습을 보아왔다. 그렇지만 결과는 늘 인원 부족, 겨우 인원 채운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지난달 23일에서 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18~29세 중 무당층 답변이 4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세대의 높은 무당층 비율은 오랫동안 이어져 온 경향이지만 최근 몇 달간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지난 대통령 선거에서도 2030세대는 ‘스윙보터’로 정치권의 관심을 받았다. 같은 맥락에서 이들은 총선의 결과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세대는 무당층 증가가 특히 높지만, 전체 세대의 기존 양당 지지에 대한 확고한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이다. 이번 학기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되고, 돌아온 학생들로 활기찬 캠퍼스가 반갑다. 그럼에도 대학가의 현재와 미래는 어둡다. 언제부터인지 총학생회 구성을 힘겨워하는 학생들과 임금인상을 내걸고 파업하는 직원 노동조합 등 돌아온 학교의 일상은 순탄하지 않다. 무엇보다 대학을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이 무척이나 위태롭다. 이미 예측하던 저출산의 여파로 신입생을 받지 못하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고, 이제 정기적으로 대학평가를 하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문 닫는 대학이 속출할 것이다. 이렇듯 대학 구성원들의 고민
한신만평
가 마감을 앞둔 날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받은 문자다. 사진과 함께 받은 내용은 총학 테러 사건으로 불리며 학생들에게 비난받고 있다. 비대위는 선거와 맞물려 빠르게 범인 검거와 문제 해결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내부에서는 범인을 추측하고 있지만 정확한 증거가 없었다. 이번 총학생회 보궐선거에 후보로 등록한 백야도 공청회에서 “후보자 입장이기에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선관위 측에 문의해 둔 상태”라는 답변만 있었다.속도가 나지 않는 취재에 범인과 직접 인터뷰를 진행하고 싶었던 한신학보 기자는 에타에 범인 찾는 글을
매년 축제 기간이 되면 대학 축제 가수를 초대하는 게 매우 치열하다. 우리학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대학교 총학생회가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축제조차 진행하지 못했던 대학가들이 이제는 모두가 함께 모여 즐기고 있다. 올해 봄축제도 우리학교 주변 대학은 유명 가수를 불러 축제에 힘을 더했다.하지만 우리학교는 그러지 못했다. 동아리연합회에서 동아리 축제로 진행하며 학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학교에서 길을 걷다 보면 가끔 “우리학교 이번 축제는 언제래?”, “올해는
지금이 기후위기 시대라는 말은 이제 익숙한 이야기가 돼버렸다. 언론, 미디어 등에서 말하던 ‘지구온난화’는 기후위기라는 말이 돼 무언가 심각하고, 크고 거대한 위험이 온다고 말한다. 그러나 내 생각에 기후위기의 가장 큰 문제는 이것이 ‘너무 큰’ 위기처럼 다뤄지고 있으며이 위기를 마주하는 사람들에게 위기를 마주할 의지보단 거대한 무력감을 준다는 것이다.물론 기후위기는 분명 큰 위기다. 하지만 큰 위기라는 말은 곧 모두의 삶의 문제라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이 사회를 살아가는 모두가 자기 삶의 장소에서 기후위기를 이야기할 수 있어야
고등학교와 비교했을 때, 대학 생활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방대한 양의 레포트와 서술 시험이다. 여러분이 대학교에서 처음 레포트를 작성할 때, 그리고 시험 답안지를 받았을 때 어떠한 생각이 들었는가. 이 엄청난 분량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막막하지 않았는가.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수업과 오픈북 시험에 익숙해진 탓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평소 글쓰기 능력을 갖추고 꾸준히 유지한다면 이런 고민을 하지 않을 것이다.기술과 미디어의 발전 속에서 우리는 더 이상 아날로그가 아닌 디지털 방식을 택하고 있다. 전공 서적이 아닌 전자 기기
1945년 8월 15일 광복 이후 지금까지 일본과 풀어야 할 매듭이 산더미다. 대표적으로 일본의 식민 지배를 당한 역사가 있다. 이는 감정의 골이 깊어 해마다 여러 이슈로 분위기가 달라진다.올해만 해도 일본이 해야 할 보상을 한국 기업이 대신 하는 ‘제3자변제안’ 발표와 지난 3월 16일 한일 정상회담, 지난달 24일 워싱턴 포스트 인터뷰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다. 발표되는 것마다 굴욕적인 외교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요즘 한국의 외교를 보고 있자면 내일 아침 눈을 떴을 때 독도가 다케시마가 돼도 이상하지 않겠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성인이 된 자유와 함께 달콤한 캠퍼스를 기대했으나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코로나 학번’이라는 비운의 별명을 얻으며 나의 20대는 시작되었다. 동기들은 물론이며 선배들과의 교류 없이 검은 컴퓨터 화면에서 약 2년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익숙해져만 갔고 대면 수업으로 전환되는 게 귀찮고 두려웠다. 그때 나의 대학 생활은 검은 동굴 속에서 하염없이 언젠간 도달할 반대편 작은 빛만을 바라보며 걷는 것과 같았다.그 작은 빛을 더 크게 혹은 빛으로 나를 등 떠밀어준 촉진제는 학생홍보대사, 한우리였다. 한우리 19기로서 1년의 임기를 마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