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니림(Guny Lim) 작가의 작품 '버드 스파이크'
▲ 거니림(Guny Lim) 작가의 작품 '버드 스파이크'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뚝섬미술관에서 ‘잃어버린 나의 감정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다음 해 3월까지 전시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 전시는 바쁜 일상에 치여 외면된 내면 깊숙한 감정들을 발견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시회장 입구에 들어서면 편예린 작가와 이우재 작가의 작품이 관객들을 맞이한다. 편예린 작가는 바위, 나무 등 일상적이고 눈길이 가지 않는 사물들에서 삶과 죽음, 아름다움과 덧없음 등의 의미를 찾는다. 이우재 작가는 신문지, 가구 등을 작품 소재로 사용해 익숙해진 사물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킨다. 평범한 일상 속 특별함을 찾고자 하는 태도를 통해 관객들은 메말라버린 감수성을 회복할 수 있다.

첫 번째 관람을 끝내면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공간들이 순서대로 마련돼 있다. ‘감정의 파장’은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통해 좋아하는 것, 삶의 방향 등 ‘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장소다.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켜지는 전등은 자신의 감정이 세상을 물들이고 풍성하게 만드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어둠이 걷히며 공허한 마음이 환희로 채워진다.‘감정의 파도’, ‘파인드 미’ 등 공간을 더 지나면 행복, 분노 등 구체적인 감정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공간들이 나타난다. 그중 분노, 불안의 공간에 분노 표출의 다양한 결과들이 작품으로 전시됐다. 거니림(Guny Lim) 작가의 작품 ‘버드 스파이크’는 분노의 대상이 된 비둘기들을 쫓아내기 위해 발명된 도구를 도자기로 재현했다. 뾰족한 가시들은 외부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감정의 측면을 여실히 드러낸다.

병을 비워야 물을 채울 수 있듯 부정적 감정들을 버려야 새로운 감정들로 자신을 채울 수 있다. 분노의 공간 출구에 마련된 체험에서 이 작업이 가능하다. <한신학보> 기자는 지난달 21일 이곳에서 분노와 불안을 유발하는 원인을 종이에 쓰고 버리는 과정을 체험했다. 이를 통해 관객은 부정적인 감정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다짐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기쁨의 공간, 행복의 공간들을 지나면 마지막으로 공감의 공간이 나타난다. 사람의 내면은 타인과 감정을 공유하고 이해함으로써 확대된다. 외부와 단절된 공간에서 동반자와 감정을 나눔으로써 관객의 내면세계는 더욱 충만해진다.

전시회 인사이드미는 현대인의 감정 결여를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 촉각 등 다양한 감각 요소가 담긴 체험 공간은 자신의 감정에 대한 관객들의 이해를 한층 심화시킨다. 사람들이 이 전시회를 통해 삶의 원동력으로서 감정의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주성 수습기자 kimjs20020426-@h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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