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는 학제 개편을 통해 23학번부터 계열별 신입생 모집이 이뤄졌다. 새롭게 도입된 계열 시스템으로 학과에 속하지 못한 계열별 신입생(이하 계열생)은 학생회 선거에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학과 자체로 투표를 진행하게 되면 일부 계열생의 투표권이 배제되거나 타과 학생회 중복 투표가 발생하는 등 여러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총학생회운영회(이하 총운위)는 지난 13일 계열생 투표권 지침을 마련하고자 했으나 모든 학과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이를 추후 카톡방에서 논의하는 것으로 의결했다. 현재 계열생이 투표할 수 있는 방식과 이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 상황을 다음과 같이 내놓았다.

먼저, 모든 신입생에게 투표권을 부여하지 않는 경우다. 이는 계열생이 공식적으로 학과에 속해 있지 않아 개인정보 문제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미 학과 생활을 하는 전공 예약자의 경우 학과 활동에 참여는 하지만 투표는 참여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한다. 다음으로, 전공 예약자에게만 투표권을 부여하는 경우다. 이는 전공 예약자가 아닌 계열생의 투표권이 보장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계열생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경우다. 해당 방식 또한 개인정보 문제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계열생 A씨는 지난 20일 <한신학보>와의 인터뷰에서 “학생회 투표 일정이 신입생 전공선택 이후로 미뤄져야 한다”라며 “처음에는 회장단의 임기가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있겠지만, 앞으로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면 이 방법이 최선”이라고 계열생 투표권에 대한 의견을 내비쳤다. 이어 “현재 어떤 대안도 중복 투표, 투표권 배제, 선거 출마 불가 등의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하기에 공정성에 어긋난다.”라며 “이번 연도를 축으로 투표 체계를 바꿔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투표권 행사 외에도 계열 시스템으로 인해 많은 학생이 불편함을 겪고 있다. 특히 계열생의 전공선택이 성적순으로 이뤄지는 것에 불만을 가진 학생들이 대다수다. 전공 예약자 외에 계열생 중 성적이 상대적으로 낮은 학생들은 원하지 않는 과에 강제로 들어가야 한다. 만약 계열생이 희망하던 과가 아닌 다른 과로 배정된다면 학교생활에 대한 사기가 떨어질 것이 심히 우려된다.

올해 처음 계열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학교는 신입생을 위해 전공설명회, 전공탐색박람회를 여러 차례 개최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제대로 된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계열 시스템을 들여 이번 학생회 선거에도 많은 학생을 혼란에 빠뜨렸다.

현재 계열생 투표권 행사에 대한 어떠한 기준도 없는 상태다. 학교는 모호한 계열 시스템으로 인해 발생하는 전공 예약자와 계열생의 공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질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나아가 총운위는 최대한 많은 학생이 학생 자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방안을 마련하고 계열생의 투표권을 보장해야 할 것이다.

정혜윤 기자 hyeyun6890@h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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