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정신건강의학 전문의의 <괴물 부모의 탄생>은 현재 우리나라 교육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제들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저자는 ‘괴물 부모’ 현상을 문제의 주된 원인으로 바라본다. 괴물 부모란 자녀에 대한 과도한 특별 대우 등 교사에게 비합리적인 요구를 하는 특정 학부모를 지칭하는 말이다.

책은 괴물 부모 현상을 단순히 학교 안에서의 문제로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로 인식한다. 교권 침해가 일본과 홍콩을 비롯한 아시아권 국가 사이에서 사회문제로 대두되었던 것을 중심으로 거시적인 관점에서 분석한다. 저자는 2010년대 중반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유사한 현상이 나타났다고 보고 일본과 홍콩의 괴물 부모 사례와 연구를 비교하며 ‘괴물 부모 현상’을 해체했다.

저자는 괴물 부모의 출현 배경이 공부 경쟁이 가속화된 사회라고 주장한다. 현대 사회에는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 즉 개인의 성공에 매달리는 각박한 경쟁 분위기가 사회 저변에 퍼져있다. 학부모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교사를 대학 진학을 위한 도구로 바라본다. 그 결과 존중과 존경으로 이뤄져야 할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의 관계는 뒤틀린다.

이 과정에서 가부장적인 가정 분위기와 육아 지원 시스템의 부재로 인한 어머니와 자녀의 일체화 현상 또한 나타나며 ‘내 자녀 지상주의’가 탄생한다. 저자는 이들의 기원을 다각도에서 곱씹으며 이를 바탕으로 괴물 부모의 심리와 인지구조, 파괴적인 영향력 등을 이해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열쇠라고 강조한다.

출처 | Yes24
출처 | Yes24

책 속에는 딸이 사진에 잘 담기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학여행을 다시 가서 사진을 찍어오라는 학부모의 요구가 소개된다. 어이없는 요구지만 교사는 일방적인 폭언을 묵묵히 듣고만 있다. 독자들은 책에서 다뤄지는 실제 사례들을 보며 교권의 추락을 실감한다.

지난달 교권 보호에 대한 시위가 연속적으로 진행됐다. 작은 점들이 모여 만들어진 검은 파도는 교권 회복을 위한 교사들의 절박한 외침이다. 이들의 연대처럼 지금은 개인이 아닌 우리 모두가 변화해야 할 때다. 이 저서가 큰 파장이 돼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주길 바란다.

 

 

이민정 수습기자 dlalswjd1019@h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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