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케이스와 재봉틀이 전시된 스타일고침 코너 내부 모습
▲ 슈케이스와 재봉틀이 전시된 스타일고침 코너 내부 모습

디지털의 발달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통시장 비활성화 현상은 심화됐다. 핸드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물건을 쉽게 구매할 수 있기에 시장을 찾는 발걸음이 뜸해진 것이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 시장은 더욱 거리감이 느껴지는 장소다.

오늘 소개할 ‘금성전파사 새로고침 센터(이하 센터)’는 한약재가 주로 거래되는 경동시장에 자리 잡고 있다. 과거와 현대를 넘나드는 시간 여행과 동시에 여러 친환경적인 체험이 가능한 곳이다. 오늘은 옛것이 돼버린 시장 틈새에서 사람들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이곳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센터는 마음고침, 스타일고침, 개성고침 등의 코너로 구성된다. 별도의 예약 없이 무료로 운영되는 이 센터는 복고풍 컨셉으로 꾸며졌다. 방문객은 총 6개의 코너에서 각 주제에 맞는 여러 체험을 해볼 수 있다.

만들고 엮고 즐기는 3색 체험 구성

기자는 여러 코너 중 스타일고침 코너와 개성고침 코너에 방문했다. 코너 입장은 회원가입을 완료한 방문객이 자유롭게 가고 싶은 코너를 선택해 들어가는 방식이다.

스타일고침 코너는 직접 팔찌 제작을 해볼 수 있는 코너다. 팔찌 제작에는 폐가전 플라스틱 장식과 실이 사용된다. 원하는 색의 실을 두 가닥 선택하고, 장식을 그사이에 끼워 넣어 묶는 비교적 간단한 방식이다. 만약 제작하다 어려움을 느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샛별이’라고 불리는 안내원께서 막히는 부분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신다. 직접 하는 작업이 끝나면 팔찌를 조이고 푸는 방법을 안내받는 것으로 체험은 종료된다.

코너 내부에는 LG가 금성사이던 시절의 재봉틀과 LG의 최신 슈 케이스 등이 전시됐다. 팔찌를 만드는 도중 전시품들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팔찌 제작에 사용된 폐가전 플라스틱이 어떤 공정을 거쳐 재활용되는지에 대한 설명도 적혀있다. 방문객들은 설명을 읽으며 환경 보호에 대한 가치관을 재정립하는 시간을 가진다.

다음은 개성고침 코너다. 이 코너에는 노트북 대여 및 리폼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LG 노트북을 가져온 방문객이라면 다양한 스티커와 재활용 굿즈를 활용해 자신만의 노트북을 만든다. 만약 노트북을 들고 오지 않았더라도 스티커 한 세트는 집에 가져가서 리폼을 진행할 수 있다.

노트북이 없는 기자는 코너 한편에 마련된 달고나 모양 뽑기 체험을 진행했다. 달고나의 모양은 입구에 설치돼 있는 돌림판으로 결정된다. 기자는 LG의 슬로건 모양을 뽑았다. 굴곡이 많아 난이도 있는 모양임에도 윗부분은 깔끔하게 떼어 냈다. 하지만 중간 부분에서 달고나가 깨져 모양을 완성하지 못했다. 별부터 우산까지 다양한 모양 중 비교적 쉬운 것을 뽑는 것이 성패를 가르는 부분이다. 기자는 혼자 방문했지만, 일행이 있는

방문객들은 서로 예쁜 모양을 뽑아내는 팁을 전수해 주거나 누가 더 빨리 완성하는지 시합을 했다. 온전한 모양을 만들어 낸 방문객에게는 열쇠고리가 경품으로 주어진다. 모양 뽑기에 실패하더라도 달고나는 먹을 수 있으니 너무 상심하지 말도록 하자.

이외에도 센터에는 전자오락을 즐길 수 있는 기분고침 코너, 방 탈출 게임을 할 수 있는 고민탈출 코너 등이 존재한다. 각 코너의 재미도 다양한 만큼 방문객은 다양한 코너를 자기 입맛에 맞게 선택해 즐길 수 있다. 고민탈출 코너를 제외한 코너들은 체험의 시간이 짧게 구성돼 사람이 많더라도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센터 온 김에 시장에, 시장 온 김에 센터에

최신과 과거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센터 분위기는 남녀노소 모두를 끌어들인다. 센터는 이런 분위기 속 경동시장과의 상생 또한 놓치지 않았다. 새로고침 센터 중앙에서 상영되고 있는 경동시장 역사 다큐멘터리와 시장 홍보 영상은 청년들을 경동시장으로 안내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경동시장의 맛집을 알려주는 지도 또한 자연스럽게 시장에서의 한 끼를 생각하게 만든다.

시장에 장 보러 온 중장년층에게도 센터는 더할 나위 없는 쉼터다. 많은 어르신이 장보기 전이나 후에 센터를 구경하고 추억에 잠기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시장은 특성 세대만 향유하는 공간에서 지역과 기업, 세대가 어우러지는 조화의 상징으로 전환된다.

금성전파사 새로고침 센터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즐길 거리가 가득해 가족, 친구와 나들이를 가거나 연인과 데이트하기에도 좋다. 이번 주말에는 오래된 정취와 가장 현대적인 것이 조화를 이루는 이곳에 방문해 보는 것이 어떨까.

▲ 경동시장 4번 출입구 오른편에 위치한 새로고침 센터
▲ 경동시장 4번 출입구 오른편에 위치한 새로고침 센터

 

 

문종연 수습기자 foxhunter12@h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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