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orking Window, 2023
▲ Working Window, 2023

우리는 매일 도시 속 삶을 살아간다. 많은 사람이 부대끼는 도시에는 항상 새로운 변화가 가득하지만 날마다 마주하는 장소인 만큼 지루하게 느껴지기 십상이다.

반복되는 도시에서의 일상을 낭만 가득한 시선으로 풀어낸 전시가 있다. 디지털 아날로그를 추구하는 일러스트레이터 루이스 멘도의 <문도 멘도: 판타스틱 시티 라이프>다.

루이스 멘도는 암스테르담 등 유럽의 대도시에서 20년간 아트디렉터로 활동했다. 현재는 애플과 포브스, <뉴욕타임스> 등 세계적인 기업과 협업하는 가장 주목 받는 일러스트레이터 중 하나다. 이번 전시는 세 개 층으로 나뉘어 작가의 아바타인 ‘미스터 멘도’를 따라 도시를 탐험하다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으로 구성된다.

2층 전시의 주제는 ‘멘도의 세계’다. 이곳에는 자화상과 일본에 정착해 살기까지의 과정, 초창기 그림 등 멘도의 일대기가 소개된다.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강요되는 제한 없이, 당신 자신이 되기를’과 같이 작은 응원이 담긴 액자들도 볼 수 있다. 관람객은 그가 사랑에 빠진 도시의 순간들을 포착할 수 있다.

3층에는 ‘환상적인 도시의 삶’이 펼쳐진다. 2층에서 그의 생애를 나열했다면 3층은 대도시에서 멘도의 시각을 옮긴 풍경 사진을 담았다. 입구에 한켠에 ’평범한 사람들은 모두 내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는 문구가 있다. 평범한 것이 곧 새로운 것이라는 예술 철학을 그림을 보는 이들에게 따분한 도시를 낭만 가득한 세계로 탈바꿈한다. 소주제인 도시 풍경들은 여름밤의 도시 속 시티팝이 흐르는 듯한 느낌을 주어 아늑한 향수를 자극한다.

마지막인 4층은 ‘또 하나의 도시, 집'이라는 주제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멘도는 집을 가장 편안하고, 가장 안전하며 각자의 취향에 맞게 디자인된 맞춤 도시라고 표현한다. 팬데믹이 시작됐을 때 그는 ‘이에 절망하기보다 모두가 같은 장소에 모였다는 사실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여름에 시원한 마루에 앉아 휴식을 즐기는 그림, 따뜻한 겨울을 보내는 그림, 그의 작업실과 식물까지 모두 집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다.

멘도의 전시에 나오는 익숙한 그림들은 우리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일상은 늘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나며 변화된다. 멘도는 익숙한 일상은 늘 특별하다는 메세지를 이번 전시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문도 멘도: 판타스틱 시티 라이프>는 오는 12월 3일까지 서울 그라운드 시소 서촌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수빈 수습기자 gapkjssoobin@h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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