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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초되는 유럽연합과 유럽의 정치지형 변화
2015년 06월 02일 (화) 21:33:33 윤선미 기자,이단번 기자 kino2305@hs.ac.kr, matstar@hs.ac.kr
   
 
   
 

   
 
   
 

 유로존의 위기 흔들리는 유럽연합

  1999년 1월1일 경제통화동맹 추진 계획에 따 라 유로존의 단일 화폐인 유로화가 출범했다. 현 재는 19개국이 유로존에 가입되어 있다. EU경 제통합의 측면에서 볼 때, 유로화의 유통은 경 제통합을 완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역내 교역 및 투자 자유화의 마지막 장벽이라고 할 수 있는 환 율변동의 위험을 제거함으로서 EU는 완전한 단 일경제권을 구축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유로존은 그리스, 스페인, 아일랜 드, 포르투갈 등 소위 PIIGS라고 불리는 남부유 럽 국가들이 재정위기에 빠지면서 위기감이 팽 배해졌다. 2008년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덮치면서 유럽 경제가 회복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유럽 국가들 보다 경제적 기반이 약한 남부유럽 국가 들이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특히 2010년 초에 시작된 그리스 재정위기는 최근 유로존 전체의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경제 까지 뒤흔들고 있다. 남부유럽 국가들의 경우 구 제금융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재정적자가 계 속 확대되면서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하고 이에 따라 자체적으로 채권발행을 통해 채무상환을 위한 재원조달도 어려운 위기 상황에 빠져있다. 또한 남부유럽국가의 위기는 이들 국가의 국채 를 대량으로 보유한 독일, 프랑스 등 유로존 핵 심국가의 금융기관까지 동반 부실화시켰다.


 유로화의 문제와 ECB

 유로존 국가들은 모두 자신들의 통화정책 주 권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ECB(유럽중 앙은행)에 넘겨야 한다. 유로존 국가들의 중앙은 행 역할을 하는 ECB가 각 국가를 대신해 통일 된 금리를 결정하고 화폐 유통량을 정한다.


  문제는 19개의 유로존 국가들이 모두 너무나 이질 적이고 처한 상황도 크게 다르다는 데서 발생한 다. 유럽연합과 유로 통화권이 출범하면서 가졌 던 중요한 비전 가운데 하나는 규모의 경제를 실 현하여 공동 번영을 달성한다는 것이었다. 당연 히 유로존 국가들은 그 이전까지 개별 국민국가 로 나뉘어져 있던 지역들 간의 산업·지역·사회 문화적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어야 했다.


  그렇지만 남부 유럽의 재정 위기가 현재와 같 이 불거지는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난 것처럼, 남 부 유럽은 유럽 선진국 간 산업 격차를 줄이는 데 실패하고 사실상 내부 식민지 또는 중심부에 정치경제적으로 종속된 주변부로 남아 있었다. 자국 내 경쟁력 있는 산업 분야를 가지고 있 지 않은 상태에서 남부 유럽 국가들의 대외 무역 수지는 지속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고, 이것은 다 시 정부가 계속해서 빚을 낼 수밖에 없는 심각 한 재정 적자로 변이될 수밖에 없 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유럽의 경제위 기 때문에 유로화가 출렁거리는 것이 아니라, 유로화 때문에 유럽 의 경제위기가 더욱 심각해졌다고 지적한다. ECB로 금융통제권을 ‘아웃소싱’한 탓에 남부유럽 국가 들이 2008년 경제위기 당시 각자 의 상황에 맞게 제대로 방어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로존’이 라는 후광 효과를 믿고 남부유럽 국가들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외화가 흘러넘치 면서 거품경제가 시작됐다. 그리고 2008년 세 계 금융위기가 닥치자 외자는 썰물처럼 빠져나 갔다. 자산가격은 추락하고 실업률이 올라갔다. 현재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청년 실업률은 각각 40%와 50%를 웃도는 실정이다. 그러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ECB의 해 법은 ‘긴축’이었다. ECB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 사하는 독일은 “무작정 경기부양에 나서기 앞서 긴축과 구조조정에 먼저 힘을 기울여야 한다” 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반면 남부유럽 국가들 은 “일자리를 늘리려면 긴축보다 오히려 재정지 출을 확대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맞섰다. 유로존 국가들은 해마다 다음해 예산안을 EU에 제출 해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긴축을 우선해야 한 다는 ECB는 각 유로존 국가들에게 재정적자 감 축 계획에 따른 예산안을 제출하도록 지침을 내 렸다.


  재정지출을 통해 인프라 투자를 확대와 일 자리를 늘리고 싶은 남부유럽 국가들은 당연히 반발했다. 이는 청년 실업률이 10%를 훨씬 밑 도는 유럽 선진국과 실업률이 심각한 남부유럽 국가가 처한 상황이 크게 다름에도 똑같은 금융 정책 방향을 적용하는 ECB 시스템의 한계를 보 여준다.


  극좌거나 극우거나: 양극화 된 유럽

 그리스와 스페인, 생존투쟁

  유럽 전역에서 극우 정당이 힘을 얻는 데에 반 해, 남부 유럽인 그리스, 스페인 등지에서는 급 진 좌파가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그리스에서는 급진좌파연합이 창당 10년 만에 정권을 장악했 고, 스페인에서는 신생 좌파 정당인 포데모스가 출범 1년 만에 지지율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그리스와 스페인은 경제위기를 직격으로 맞 이한 국가들이다. 경제위기의 문제 중심에는 유 럽연합의 유로화 도입이 있다. 두 차례의 산불 재해와 2004 아테네 올림픽 적자로 인해 휘청 거리던 그리스 경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부채와 긴축정책으로 인해 무너져버렸다.


 높은 실업률과 낮은 임금에 시달리던 그리스 국민들 은 반정부 시위를 벌이며 거리로 나섰다. 스페인 의 경우도 자산버블이 붕괴되면서 실물경기가 추락해 그리스와 마찬가지로 경제가 무너진 상 황이었다. 스페인 국민들은 2011년 ‘인디그나도 스(분노한 사람들)’라는 반정부 광장 점거시위를 진행했고, 지난 1월 31일에는 수도 마드리드에 10만 명이 모이기도 했다. 양 국가의 시위대는 “긴축정책 반대”를 외치며 유럽연합 내 국가들 에 긴축정책을 권유해왔던 독일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다.


  급진좌파인 시리자 집권과 포데모스 성장은 유럽 연합에 매달려 있던 기존 중도 좌우파 정 권에 대한 국민들의 환멸을 시사한다. 극우 세력 에 힘을 실어준 프랑스, 영국 등의 다른 유럽 국 가들과 달리 그리스와 스페인은 좌파적 정치인 을 선택한 것이다. 두 국가에는 반나치 레지스탕 스 활동화 프랑크 총통에 맞선 공화파의 치열한 좌파 투쟁의 역사가 존재한다.


 이를 미루어 봤 을 때, 비록 그 운동들은 냉전 이데올로기 분쟁 과 외부세력의 개입으로 인해 실패하고 말았지 만 양국 국민들에게는 중요한 역사인식과 경험 으로 남아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재기하는 극우와 반이민자주의

 온 유럽이 휘말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나치 즘과 파시즘으로 대표되는 극우 정치성향은 악 의 이미지를 안고 있었다. 전쟁 당시 독일과 그 주변국 영내에서는 동성애자·집시·장애인 등 이 집단수용 및 처분 처리를 받았다. 특히 유대 인들에 대한 혐오 분위기는 독일에서 국가 단위 로 진행돼, 수많은 목숨을 앗아가는 결과를 낳 기도 했다.


 종전 후 전체주의 국가들의 만행이 드러나면서 극우의 과격한 민족주의 행보는 사 회에서 공공연히 주장할 수 있는 정치성향으로 대우받지 못하게 됐다. 독일의 신정부에는 민족 사회주의를 억압하는 법을 제정했고 미국 등의 서방국가들은 유럽 내 탈나치즘·탈파시즘 계획 을 시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종전 이후 미국과 소련을 대표로 한 냉전 구도가 성립된 이후 유럽 내에 생존해 있던 극우 세력은 반공·반이민의 기치 아래 새로이 조직됐다. 2010년 이후 북유럽을 중심으로 유럽 내 극 우 정당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게 나타 나기 시작했다. 2010년에는 스웨덴 내 극우 정당인 ‘스웨덴 민주당’이 최 초로 원내 진입에 성공했고, 이듬해 핀란드에서는 ‘진짜 핀란드인’이 제3 당으로 올랐다.


  노르웨이에서는 극단 적 국수주의 정당인 ‘진보당’이 제2당 으로 부상했다. 극우 정당들의 지지율 상승은 유럽 전체로 뻗어나갔다. 영국 과 네덜란드, 프랑스 등지에서는 지지율 1~2위 를 얻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으며, 헝가리, 덴마 크, 오스트리아 등지에서도 상승 추세를 보였다. 극우 정당들의 상승세는 유럽 내에 폭넓게 퍼진 반이민자 정서와 무관하지 않다. 경제위기로 실 업률이 높아지자 외부에서 유입된 노동력에 때 문에 자신들의 일자리를 잃는다는 상대적 박탈 감이 유럽사회를 잠식했다.


 극우 정당들은 이 시 기에 맞춰 반이민자 정책과 유럽연합의 긴축정 책 반대 등을 내걸었고, 이는 성공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불과 70여 년 전, 영국과 프랑스를 필두로 한 연합국은 극우 파시즘에 맞섰다. 현재의 유럽 내 극우 정당들이 과거 인종주의를 내건 파시즘 정 당들과 같은 노선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 지만 반이슬람 등을 포함한 반이민자 정서의 확 산은 인종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유 럽 내에서 유색인 혐오·신나치즘 등은 사회문제 로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 익 진영의 민족주의 정책은 극우 과격파의 행동 을 정당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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