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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곧 광복절이야
2015년 09월 09일 (수) 15:08:00 이단번 기자, 윤선미 기자 kino2305@hs.ac.kr, matstar@hs.ac.kr
   
 
   
 

 1997년 12월 22일,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석방됐다. 둘은 ▲반란모의참여 ▲반란중요임무종사 ▲상관살해 ▲내란수괴 ▲내란목적살인 등 13개의 죄목으로 인해 각각 무기 징역과 17년형이 선고된 상태였다. 출감 이유는 대통령의 특별사면이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국민 대화합’을 의의로 내세우며 당시 여론의 반대에도 사면을 단행했다. 대통령 의 특별사면은 2015년 현재까지도 국가공휴일이나 기념일 등에 실시되었으며, 그 때마다 적잖은 논쟁을 불러왔다. 특히 우리나라의 특별사면제도는 비리를 저지른 정치인·기업 인 등에게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받아왔다. 본지에서는 특별사면이 무엇이고, 일반사면과는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국왕의 특권

 지난 2012년 7월 10일, 태국의 푸미폰 아둔야뎃 국 왕은 불경죄로 복역 중이던 태국계 미국인을 사면해줬 다. 아둔야뎃 국왕은 2011년에도 생일을 맞아 2만 6 천여 명을 특별사면한 적이 있었다. 이처럼 사면의 권 리는 고대 시절부터 사회의 강력한 권력자들에 의해 주로 특별한 날을 기리는 의미로 시행되었다.


 현재 각국의 헌법으로 인해 보장되는 국가원수의 사면권은 영국의 헨리 7세의 사면권에서 기인한 것이 다. 헨리 7세는 영국 의회의 힘이 커지자 국왕과 의회 의 상호견제를 위해 사면권을 제도화했다. 영국 국왕 의 사면권은 이후 식민지에서 독립한 미국에 의해 공 화정체제의 사면제도로 계승되었다. 1787년 미국 펜 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헌법회의가 미연 방헌법에 사면권을 명시한 것이었다.


 일반사면과 특별사면

 헌법 제79조에 의하면 사면, 감형, 복권을 명할 수 있고 그에 관한 사항을 법률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 에 따라 1948년 8월 30일 법률 제2호로 공포·시행된 사면법에는 사면의 종류, 대상자, 요건, 절차, 효과 등 을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면제도는 크게 일반사면과 특별사면으 로 나뉜다.


 일반사면은 범죄의 종류를 지정하여 해당 죄를 범한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그 형선고의 효과를 전부 또는 일부 소멸시키거나, 형선고를 받지 아니한 자에 대해서는 공소권을 소멸시키는 것이다. 일반사면 의 경우 일률적인 형벌효과의 면제는 법의 일반적 타 당성을 해치고 입법부에 대한 행정부의 지나친 월권 을 가져오기 쉽다.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는 제한을 가 하는 의미에서 국회의 동의를 받거나 국회에서 법률의 형식에 의하도록 한다.


 우리나라 현행법에서는 일반사 면을 대통령령으로 행하나,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국회의 동의를 받도록 한다. 특별사면은 특정 범죄인에 대해 형의 선고 효력 등 을 소멸시키는 행위인데, 국회의 동의를 받을 필요 없 이 대통령이 결정하면 된다. 특별사면이 이뤄지면 추 징금과 벌금은 내야 하지만 집행유예 선고 자체의 효 력이 없어져서 사회봉사 명령은 사라진다.


 때문에 특 별사면이 자의적으로 행사되거나 정치적 도구로서 이 용되고 있다는 비난이 그치지 않고 있다. 특별사면은 ‘형집행면제 특별사면’과 ‘형선고 실효’로 나뉜다. ‘형집행면제 특별사면’은 남은 형기를 모두 없 애고 만기 출소한 것으로 간주하는 사면으로, 전과는 남아 동일 범죄를 저지르면 누범 가중 사유가 되고 피 선거권 등 각종 자격제한 역시 그대로 남는다. ‘형선고 실효 특별사면’은 집행유예나 선고유예 기간일 때 형을 선고한 판결의 효력 자체를 소멸시키는 것으로 전과도 없어진다.


  그 많던 죄수는 누가 다 풀어줬을까

 득과 실, 정당성 논쟁

  현대의 사면제도는 세 가지 측면에서 정당성을 찾아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사법부가 형 집행의 과정에서 오판을 내렸을 경우, 오 판을 수정할 수 없게 되었을 때에 과거 판결 결과를 시정할 수 있 다는 점이다. 또한 법률의 변경이 시도되거나 국가 이념의 변화 등으로 인해 집행대상에게 판결을 내릴 수 없게 된 경우, 정권이 바뀌어 자유가 제한되었던 과거 사법부의 부적절한 집행에 대한 반성이 시도되는 경우 등도 궤를 같이 한다.


  두 번째는 수형자에게 적용되는 형벌의 의미가 소멸된다면 수용 시설의 사회적 비용, 수형자 인권침해 등을 고려해 인간 존엄성 보 장을 실천하는 방법으로써 제시될 수가 있다. 단, 형벌의 무게가 수형자의 책임을 넘었다고 판단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세 번째는 법제도가 불합리한 법률이나 과한 형벌 등을 다수 포함하고 있는 경우, 그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것이 다.


 또 인간의 의식은 완벽할 수 없는 만큼, 인간에 의해 제정되는 법 역시 앞서 나온 첫 번째 이유에 관계없이 자체적으로 한계를 지니게 된다. 사면제도는 이때 불완전한 법제도를 보완하는 수단 이 된다. 하지만 사면제도의 정당성이 ▲오판의 가능성 ▲형사정책적 고 려 ▲불완전한 법률체계의 보충으로 인해 인정되더라도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사면제도에 대한 비판은 주로 사면권 의 남용과 불평등 및 형사사법절차의 무용화로 나타난다.


 사면권은 대통령의 헌법상의 권리로 규정되어 있을 뿐, 사면사 유나 사면행사의 한계에 대한 직접적인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현행법상 사면결정의 정당성을 판단할 기준도 없고 사후심 사도 가능하지 않다. 그럼에도 사면은 어떤 제한도 없는 절대권으 로는 규명되지는 않는다. 또한 사면 대상자의 선정이 자칫 불공평하고 정치적 판단에 의 해 쉽게 이뤄질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특히 역대 정부들은 경 제인들에 대한 특별사면을 빈번히 실시했다. 노무현 정부의 2회 에 걸친 성완종 전 회장 특별사면과 이명박 정부의 이건희 삼성그 룹 회장 단독 특별사면 등 경제인 사면은 줄곧 논란의 대상이 되 곤 했다. 이와 같은 재벌 경제인들이나 특정 정치인들에 대한 사 면은 사면제도의 불공정성을 야기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법절차 의 효력을 감소시키기도 한다. 형사사법의 과정이 한 순간에 무너 지는 것이다.


 반복이 되지 않으려면

 이번 광복절에도 어김없이 대통령 사면이 행해졌다. 박 대통령 은 2012년 대선 공약으로 “대기업 지배주주, 경영자의 중대 범죄 에 대한 사면권 행사 제한”을 내걸었다. 경제인에 대한 잦은 특사 가 국민정서에 맞지 않고, 역대 정부의 임기 말 특별사면 고리를 깨야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공약이었다.


 하지만 이번 특사에는 최 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김현중 한화그룹 부회장 등 14명의 경제인이 포함됐다. 2000년 6월 1일, 헌법재판소는 사면제도에 대해 “사면권은 전 통적으로 국가원수에게 부여된 고유한 은사권이며, 국가원수가 이를 시혜적으로 행사한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법이념과 다른 이 념과의 갈등을 조정하고, 법의 이념인 정의와 합목적성을 조화시 키기 위한 제도로도 파악되고 있다”라고 정리했다.


 사면제도의 사회적 기능에 대한 논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순 기능적 측면에서 사면이 법의 효력이 닿지 못하는 구석에 대한 보 완책이 될 가능성은 충분히 인정되어야 한다. 하지만 역대 정부가 실시한 경제인 특별사면이 법 보완적인 혹은 오판을 뒤집는 특성 을 가졌는지에 대해서는 엄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박근혜 정부는 이번 특별사면의 취지를 “국가발전과 국민대통합의 계기로 삼고 국민들의 사기를 진작하는 것”으로 밝혔다. 하지만 특별사면에 대 한 논쟁이 일어나고 있는 이상, 사면 결정의 부작용에 대한 깊은 숙고의 과정이 필요할 수밖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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