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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버튼 세상, 혹은 불안한 세상
2015년 09월 26일 (토) 09:25:47 윤선미 기자 이단번 기자 kino2305@hs.ac.kr, matstar@hs.ac.kr
   
 
   
 
   
 
   
 

 “중국인이 공인인증서 때문에 ‘천송이 코트’를 못 산다.” 박근혜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정부 당국이 관련 규제 개선에 나선 지 벌써 1년여가 지났다. 발언 이후 정부가 전자 상거래 내에서 공인인증서와 액티브X 사용의무를 폐지하면서 시장에서는 핀테크를 활용한 간편결제서비스가 쏟아졌다.


 한국에서 새로운 핀테크 서비스가 출현할 수 있는 길이 막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개인정보 보호, 보안 등을 중시하면서 규제가 강화돼 왔고 금융회사들도 향후 책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새로운 서비스 도입에 보수적 이었기 때문이다.


  국내의 경우 인증을 받거나, 30만 원 이상의 금액을 결제·송금하기 위해는 공인인증서를 이용해야만 했다.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은 ▲핀테크 산업 진입 장벽 완화 ▲핀테크 생태계 조성 ▲오프라인 중심의 규제 패러다임 전환 ▲새로운 핀테크 활성화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며 핀테크 활성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무엇이 ‘핀테크’인가

  물물교환과 화폐를 거쳐 1950년 미국에서 처음 등장한 신용카드는 ‘제3의 화폐’로 불렸다. 그러나 반세기 넘도록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온 신용카드도 이른바 ‘핀테크’ 개념의 등장으로 더 이상 독점적 지 위를 유지하기 어려워 보인다. 핀테크는 지난 2007년 미국에서 발생한 서브 프 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세계경제위기가 2008년 글 로벌 금융 위기로 확산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급 속히 발전했다.


 경제 위기 상황에서 발 빠르게 대응 하지 못했던 기존 금융권에 대해 소비자들이 불신 하기 시작하면서, 빠르게 발전한 ICT 기술의 등장 은 기존 금융이 담당하던 서비스를 새로운 플랫폼 으로 대체하기 시작한 것이다. 핀테크란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ology) 의 합성어로, 금융과 IT의 융합을 통해 새롭게 등 장한 서비스 및 기술을 통칭하는 용어다.


 많은 사람 들이 핀테크 하면 모바일 결제를 떠올리지만, 또 다 른 은행기능이라 할 수 있는 대출, 자본시장의 자산 관리운용, 보험 등 전 금융권을 아우른다. 빅 데이 터 분석을 통해 얻은 정보를 금융에 활용하거나 특 정한 금융기관 없이 고객들이 주체적으로 거래하는 것 등에도 이용된다.


  최근 금융위원회에서 발표한 ‘핀테크산업 활성화를 위한 단계별 추진전략과 향후 과제’를 보면, 이슈가 된 인터넷 전문은행에서부터 펀드를 한 곳에 모아 쉽게 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온 라인 펀드슈퍼마켓, 오는 12월 출범예정인 온라인 보험슈퍼마켓까지 IT와 결합해서 활용할 수 있는 모 든 금융서비스가 핀테크 개념에 포함된다.


  결제, 지갑을 대신하는 핀테크

  국내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핀테크 분 야는 이른바 ‘3초 결제’로 통하는 모바일 간 편 결제 시장이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이 주도권 경쟁을 벌이던 모바일 간편결 제 서비스 시장은 최근 삼성이 합류하면서 핀테크 시장을 선점하려는 각축전이 벌어지 고 있다.


 지난 8월 출시된 삼성페이는 단숨 에 실시간 검색어 1위에 등극하며 뜨거운 관 심을 받았고 덩달아 정보보안 서비스, 신용 정보 제공업체 등 ‘핀테크’ 관련 종목의 주가 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러한 모바일 간편 결제 시장에서 국경 은 사라진지 오래다. 해외직구(직접구매)· 역직구(해외 소비자의 한국제품 직구) 시장 의 성장, 중국향 페이(중국인의 한국 쇼핑을 위한 간편 결제 서비스)의 국내 진입 등으로 ‘모바일 결제 시장 전쟁’은 올 하반기 정점을 이룰 전망이다.


 현재 국내에 가장 많이 소개된 지급결제 서비스는 미국의 ‘페이팔’과 중국의 ‘알리페’ 이다. 핀테크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페이팔 은 2002년 대표적 전자상거래 업체인 이베 이가 인수하면서 대중화되었다. 계정에 일 정 금액을 충전하거나 신용카드와 연동한 후,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전자화 폐처럼 결제할 수 있어서 간편 결제의 대표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결제뿐 아니라 회원 간 송금·수금도 가능하고, 각종 사이 트에 연동하기도 편리해 전자상거래 외에 기 부나 모금 활동에도 폭넓게 활용된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가 만든 알리페이는 현재 약 8억2000만 명이 이용하는 중국 최대 온라인 금융 플랫폼으 로 일종의 전자지갑과 같다. 소비자들은 ‘알 리페이 월렛’ 앱을 통해 택시 요금 결제, 편 의점 음료수 구매 등의 소액 결제는 물론 전 자제품 등 큰 금액의 물건까지 쉽게 구매할 수 있다. 8억 2천 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보 유한 알리페이는 신용카드의 기능과 재테 크, 송금 기능까지 도맡아 하며 한국 시장에 서도 지분을 넓혀가고 있다.


  알리페이의 확대는 모기업인 알리바바와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을 촉진시켰 다. 중국은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고, 판매자 신뢰도가 낮아서 전자상거래의 발전이 더뎠 다. 그러나 신용카드 외에도 휴대전화 결제, 계좌이체 등으로 충전할 수 있는 알리페이 가 등장하면서 신용카드를 대체할 수 있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전자상거래 거래량도 늘 었다. 최근에는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 광객 사이에서도 알리페이 결제 요구가 늘 어나 지난해 롯데면세점과 롯데닷컴 쇼핑몰 이 알리페이를 도입하기도 했다. 중국 소비 자의 지갑을 열게 하려면 중국인이 가진 알 리페이를 노려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위태롭게 나아가는 대체 인증방식 개발

 국내의 핀테크 활용 분야에는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 외에도 ▲ 모바일 증권·주식 ▲NFC(근거리 무선통신)를 통한 스마트폰의 카드화 ▲모바일 계좌이체 ▲온라인 보험 등이 있다. SNS 분야에 서 핀테크 기술 도입의 선두를 달리는 건 단연 카카오다. 카카오는 송금, 결제 및 기타 은행 업무를 도와주는 ‘뱅크월렛 카카오’와 ‘카 카오 증권 플러스’를 선보였다.


  네이버도 ‘밴드’를 통해 소액결제가 가능하게 하는 등의 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또한 SK, LG U+,KT 이동통신 3사도 전자지갑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한국의 대표 기 업들은 너나할 것 없이 핀테크 기술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핀테크 기술이 기존의 전자지갑 서비스와 차별화되어 나타나는 것은 간단한 서비스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이는 기존의 2중·3중 거래 대상 자 인증 과정을 최소·간편화했다고 볼 수 있다. 주민등록번호나 공인인증서 등을 입력하는 과정이 PIN번호(‘Personal Identification Number’의 약자로 유심카드를 잠그는 개인 고유의 비밀번호다.)를 입력 하는 방식 등으로 대체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거래에 있어서 거래 대상자에 대한 중요 정보는 필수적이다.


  때문에 핀테크 금 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거래 과정에서 대상자 인증을 제 외하는 대신 기업 스스로가 인증에 필요한 정보를 소유하는 방식 을 취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들의 개인정보, 금융정보를 기업이 저 장·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핀테크 기술의 도입에 따른 보안문제 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이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핀테크 산업 활성화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보안 취약점을 주목하고 있다. 사후점검 강화와 더불어 책임 기준의 명확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FDS(Fraud Detection System, 부정거래탐지시스템)의 도입이 필요하다. FDS는 전자금융 거래에서 결제·송금의 과정이 진행되기 전 이 상 징후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금융거래에 사용된 단말 기 정보나 접속정보, 거래 내용 등을 수집해 보관할 수 있기 때문 에 사고 발생 시에 책임 소재를 파악하는 데도 유용하다. 간단한 예로, 한 달에 10만 원 수준의 금융결제를 하는 ‘갑’이 있다.


 어느 날 갑이 100만 원 상당의 결제를 하면 금융기업이 갑에게 연락을 해 평소와 다른 결제가 금융당사자의 결정에 의한 것이 맞는지 확 인하게 되는 것이다. FDS 이외에도 보안 해결책 연구는 여러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 는 추세다. 세계적으로는 지문 인식, 홍채 인식 등의 방법을 통한 금융소비자들의 생체정보 인증이 연구되고 있고, 정맥 인식, 목 소리 인식 등 연구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현재도 사용 중인 PIN 번호 입력 방식의 경우는 입력 시 스크린 터치 압력 강도, 입력 시 간, 터치 각도 등을 추가적으로 계산해 검증하는 기술을 도입해 2 중·3중의 확인 체계를 확립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기 업은행이 홍채인식 방식을 추진하고 있으며, 우리은행의 경우는 집단지성을 이용한 사기방지 솔루션 개발에 착수하기도 했다.


 국내의 핀테크 기술은 비록 전자금융의 폭넓은 분야를 망라하 고 있지만 산업의 집중도는 간편결제에 몰려있다. 빠른 구입과 빠 른 소비를 통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방식은 보안의 문 제와 기술적용의 불협화음을 함께 가져왔다. 디지털 시대의 금융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보의 즉각적인 전달, 즉각적인 거래유 통 과정 구축뿐 아니라 문제점에 대한 발 빠른 대처방안이 필요 하다. 디지털 자본사회에서 전자금융의 안정성은 사회의 기본적 인 상업구조를 형성하는 기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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