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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와 역사 속의 미국 사회주의자들
2016년 03월 02일 (수) 11:23:25 안지섭 기자 etrace022@hs.ac.kr

 

   
 
   
 


최근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민주 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의 인기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지구 상 가장 부유한 국가 중 하나인 미국은 불평등과 양극 화가 심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동시에 사회주의 정치인이 국민들로부 터 지지를 받는 것은 드문 일이었다. 이에 본지는 미국에서 사회주의 세력의 역사와 약화 원인을 알아보았다.


 ‘2016 미 대선’의 주인공은 공화·민주당이 아닌 ‘민주 사회주의자’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SNS에서 돌아다 니는 ‘180초 안에 버니 샌더스를 지지하게 만들 영상’에서 등장하는 버니 샌더스의 대 중 연설이다. 이외에도 그의 공약을 홍보하 는 동영상이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버니가 1위를 차지하고, 대선후보에 출마한다는 관측이 많다.


더 눈 여겨볼 점은 그동안 미국 정치계에서 이 같은 주장을 한 정치인이 별로 없었다는 사실이다. 미국 내 영향력 있고 상대적 진 보로 평가받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조차 “월가의 의견을 존중해야한 다”고 말한다. 왜 그동안 미국 정치계에서 는 사회주의자를 포함한 좌파세력이 약했 던 것일까?


사회주의의 불모지 미국


미국은 좌파 세력이 약했다. 19세기 많은 사회주의 이론가들은 미국에서 가장 먼저 노동 계급이 정치를 발전시키고, 세계를 인 도할 것이라고 믿었다. 가장 발전된 산업국 가에서 노동자 계급은 불가피하게 정치적 의식을 갖고, 혁명적 사회주의 정당을 조직 하는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 의 독특한 사회학적 측면을 고려하고 성장 을 방해할 요인을 분석했다. 독일의 사회주 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생애 마지 막 10년간 이 문제에 답하고자 했고, 사회학 자 베르너 좀바르트는 자신의 저서 『왜 미 국에는 사회주의가 없는가』를 통해 문제를 다루었다. 이에 학자들은 ‘미국 예외주의’ 담 론을 통해 미국의 사회주의 약화 이론을 설 명하려 했다. 이들은 미국이 봉건제적 과거 가 없다는 데 주목했다.


신분제도의 부재는 곧 그들로 하여금 부르주아적 정체성을 갖 게 했다는 것이다. 이는 곧 노동운동가들에 게도 부르주아적 견해를 갖게 해 노동운동 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미국인 들이 본래 가질 수밖에 없었던 종파주의와 의 관련성 또한 노동운동의 성장을 저해하 는 요인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유럽 대부분 의 국가가 하나의 종교적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데 반해, 미국은 감리교와 성공회가 다 수이긴 하지만 다양한 분파를 가지고 있다.


종교가 개인의 내면에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들로 하여금 교조적인 분 위기와 비타협적 태도를 만든다는 것이다. 이는 곧 정치적인 부분에서도 영향을 미쳐 정치 분파주의가 만연하고 타 사회주의적 정당과 연대할 수 있는 기회를 앗아갔다. 현대 이론가들의 분석에는 맑스 주의자 와 차별화된 견해도 나온다. 바로 ▲유럽과 는 다른 방대한 영토 ▲민족적·인종적 이질 성 ▲군사적 성공이다.


통신수단과 이동수 단이 발달이 안된 대다수 초기 노동단체들 은 방대한 영토로 인해 전국적인 시위를 벌 이기가 어려웠다. 또한 유럽국가들에 비해 다양한 민족과 인종으로 구성돼있어 연대 는 어려운 문제였다. 반노동자 단체들은 이 러한 노조의 약점을 파악해 좌파를 쉽게 분 열시킬 수 있었다.


1910년대 말 파업을 깨 뜨리기 위해 철강회사들에 의해 고용된 서 비스 단체는 직원들에게 “세르비아인과 이 탈리아인 사이에 나쁜 감정이 가능한 많이 일어나도록 이간질하기를 바란다”며 이간 책을 벌인바 있다. 미국의 군사력은 노조 활동을 탄압하기 에 적절한 도구로 활용됐다. 제 1,2차 세계 대전을 겪은 미국은 군사 대국으로 성장했 고, 냉전 당시 국내 사회주의자들을 처벌하 기에 좋은 명분이 됐기 때문이다.


미 좌파, 역사 속에 잠들다


여러 가지 이유로 노동조합과 정당이 조 직되기 어려웠던 미국에서 활동한 좌파들 은 어떻게 활동했을까? 미국의 노동운동의 역사는 사실 유럽과 비교했을 때 사실 짧지 않다. 노동절의 유래와 연원은 미국에 있다. 1883년 시카고 헤이마켓에서 폭동이 일어 난 5월 1일이 현재 노동절이 된 것이다.


또 한 그들은 초기부터 무력투쟁을 진행하기 도 했다. 엥겔스 외 다수의 맑스주의자들은 1828년에 창당한 필라델피아 노동자당을 최초의 사회주의 정당으로 봤다. 이들은 국 가의 산업화에 대항해 맞서싸웠으며, 무상 의무교육의 실시와 교도소 계약 노동과의 경쟁을 없앨 것을 요구했다. 남북전쟁이 끝 난 후 미국의 노동운동은 빠르게 세력을 확 장해나가기 시작했다. 이에 미국 최초의 전 국 노동운동 세력인 ‘노동기사단’이 등장했다.


노동운동의 전국적 조직은 대규모 시위 를 펼치는 데 용이했다. 1890년대 경제적 불황은 이러한 노동운 동 세력의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당시 대통 령이었던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불황에 대 한 해결책으로 해외시장 확대를 주장했다. 이는 사실상 식민지 건설을 의미하는 것이 었다. 스페인으로부터 쿠바의 인민들의 자 유를 지지한다는 명목으로 병력을 파견하 는 한편, 중국을 도모하기 위해 필리핀을 점 령했다.


이외에도 중국, 아르헨티나, 일본, 니카라과 등 많은 군사적 개입을 시도했다. 이러한 국가의 조처에 노동운동 세력의 반 응은 양분됐다. 뉴욕의 노동조합중앙회는 국가의 비인도적인 조처에 반발하며 필리 핀 합병에 대한 대중집회가 개최됐다. 반제 국주의연맹은 필리핀합병에 반대하는 책자 를 1백만 부 이상 유포시키기도 했다. 하지 만 경제적인 이점 취득에 방점을 둔 단체들 도 존재했다.


미국 내 노동운동 세력이 강한 철도노조 마저 찬동하는 분위기였다. 해외시장 확대로 경제가 회복되는 것으 로 보였으나 1907년 미국에는 다시 경제 위기가 찾아왔다. 자본가들의 투기에 의한 것이었다. 불안해진 자본가들은 노동자들 을 통제하고 부품처럼 상호교체하는 상황 이 만들어졌다. 이 때 당시 최고의 조직력 을 가지고 있던 미국노동총연맹(American Federation of Labor, 이하 AFL)은 많은 봉 급을 받고, 고용주와 허물없이 지내는 등 친 기업적 성향을 보였다.


심지어 노동자들을 감시하고 탄압하기도 했다. 광산노조와 미국 사회당의 세계산업노동 자연맹(Industrial Workers of the World, 이 하 IWW)은 AFL에 반발하여 조직된 것이었 다. IWW는 미국 내 최초로 성·인종·분야에 상관없이 단일조합 속에서 결성됐다. 사회 주의자 유진 뎁스는 이를 바탕으로 영향력 을 넓혀갈 수 있었으며, 여성해방운동 또한 활발해져, 헬렌 켈러, 엠마 골드만 등의 인 사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1912년에는 사회당의 유진 뎁스가 미 대통령 대선에서 90만 표를 얻기도 했다. 제 1차 세계대전은 IWW와 사회당이 몰 락하는 계기가 됐다. 법과 군사력은 전쟁에 반대하는 이들을 탄압했으며, 노조가 파업 을 지속해도 패배적 분위기만 짙어갔기 때 문이다. 1929년 주식 시장이 붕괴된 대공 황은 노동운동 세력의 반환점이 될 수 있 는 기회였다. 공산주의자들의 활약이 공 산당과 산업별노동조합회의(Congress of Industrial Organization, 이하 CIO)라는 조 직의 결성을 이끌어냈다.


이들은 파업의 방 법 중 하나로 연좌농성을 벌였는데 효과적 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지역 개발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한 루스벨트의 당선 은 오히려 진보세력에게는 악재였다. 사회 당은 제 1야당인 민주당과 진보입법 상 차 이점을 내지 못했고 노조는 법에 의해서 제 한받았다.


제 2차 세계대전은 미국의 노동운동 세 력을 궤멸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좌파에 게는 미국이 전쟁에 참가하지 말아야한다 는 명분을 찾기 어려웠다. 일본의 진주만 공 습으로 선제공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또한 공산당은 독일이 소련을 침공하자 전쟁을 제국주의 전쟁으로 부르다가 ‘국민전쟁’으 로 다시 부르게됐다. 하지만 전후 찾아온 냉 전 분위기와 전쟁특수로 비대해진 군사력 은 노동운동에 종말을 고했다.

   
 
   
 

지금 그곳의 사회주의자들


월 가 를 점 령 하 라 ’ ( O c c u p y W a l l Street)‘라는 이름의 시위가 지난 2011년 뉴 욕 맨하튼을 뒤덮었다. 시위자들은 각자의 피켓을 들고 있었는데, 그 중 미국 ’민주사 회당’(Democratic Socialists of America)의 회원들도 있었다. 이들은 미국 최대의 사회 주의 조직이며, 유진 뎁스의 사회당을 계 승한 정당이다.


2013년에는 크샤마 샤완트 라는 인도 출신 이주민이 시애틀 시의원에 당선됐다. 미국의 좌파는 아직 미미하게나 마 세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점차 많 은 수의 미국 인민들이 부의 양극화를 경 험하고 있다. 버니 샌더스는 “중산층은 사 라져가고 빈곤층은 더 가난해지고 있다”며 “이것이 오늘날 우리 경제의 비극적인 진 실입니다”고 말한다.


최근 버니 샌더스와 힐러리 클린턴이 10%내외의 득표율 차이 를 보이며 접전을 벌이고 있다. 이것만으로 도 하나의 상징으로 보일 수 있다. 미국의 인민들은 더 이상 기성정치의 폐단을 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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