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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주의로 세상을 바라보다
2016년 05월 21일 (토) 02:36:05 안지섭 기자, 유경현 기자 etrace022@hs.ac.kr, yukh1@hs.ac.kr
영화 「인터스텔라(2014)」의 초기 장면은 황사로 인해 온 지구가 모래로 뒤덮인 미국을 묘사한다. 밀, 쌀, 보리 등 인간의 주요 식 량자원은 자라나지 못하고, 옥수수가 그 자리를 대체했다. 뿐만 아니라 밖에 나갈 때에는 마스크를 항상 소지하고 다녀야 한다. 만약 모래폭풍이 불어 닥칠 때 마스크가 없다면 그 모래는 온통 폐로 들어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가 아니라 현실도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금 이 순간 사막화는 진행되고 있다. 언젠가는 우리도 태양계 밖에 있 는 어느 살만한 행성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한편, 최근 지구의 환경변화에 대한 대책으로 생태주의적 주장이 점점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생태주의 정당인 녹색당의 성장 이 이를 보여 줄만한 사례 중 하나다. 나와 자연이 아닌 우리 자연을 말하는 ‘생태주의적’ 담론에 대해서 알아보자


황사와 미세먼지, 인간만 들이마시는 것은 아니다
매년 봄마다 황사와 미세먼지가 화두가 된다. 머리카락 굵기보다 작고 얇은 초미세 먼지 또한 황사와 미세먼지가 오기도 전에 기승을 부린다고 한다. 편서풍을 타고 온 황사가 중국 동부 산업도시에서 발생한 대 기 오염물질을 밀면서 오기 때문이다. 사 실상 우리가 봄날의 따스한 날씨에 활동할 수 있는 날은 많지 않은 것이다. 이럴 때면 이것들의 원산지인 중국에 대해 외교적으 로 대처 혹은 항의도 하지 못하는 정부가 야속하다.


하지만 이 피해는 우리나라에서 생활하 는 인간만이 갖는 것은 아니다. 서울대 의과 대학 국민건강지식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동물의 뇌와 심장에도 부정적 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 다. 특히 어리거나 노령인 동물의 경우에는 더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 또한 미세먼지 는 식물의 잎 표면에 달라붙어 기공을 막을 수 있다. 황사는 햇빛을 차단시키기 때문에 광합성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인간 사회의 산 업화와 공업화가 진행될수록 동·식물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그들을 걱정해야할 까? 생태주의적 입장에 서 있는 사람은 ‘인 간과 동·식물을 포함한 자연이 모두 유기적 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고 말할 것이다. 인 간이 있어야 자연이 있고, 자연이 있어야 인 간이 있다. 사실 그들에게는 인간과 자연을 구분하는 것도 옳은 접근법은 아닐 것이다.


생태주의는 환경문제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가진 환경주의에 대한 반발로 대두 됐다. 기존 환경주의는 산업문명과 산업발 전을 지속하면서 환경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생태주의에서는 이러한 환경주의가 가진 입장은 ‘인간주의 적 사고방식’이라고 규정하고, 자연에 대한 식민화·도구화 인식을 깨뜨릴 것을 촉구한 다. 이보다 더 적극적인 입장은 인간 사회의 성장은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받아들이기 에 한계가 있음을 인식하고, 생태주의 사회 를 구축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사상적인 계 획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하는 것이다. 보수 적인 환경주의와 달리 생태주의는 하나의 이데올로기로써 실질적인 환경위기의 해결 사로 자리매김해야하기 때문이다.


녹색 정치를 주목하라
“생태주의란 지속가능성이다” 이는 2002 년 독일 녹색당이 채택한 강령 중 일부이다. 녹색당의 정체성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전통 환경주의에 대항해서 나타난 생태주의 운동은 정치의 영역까지 다다르게 됐다. 현재 독일, 프랑스, 영국에 이어 미국, 몽골 등 90여 개 국가에 존재하고 있다. 비록 우리나라에서는 군소정당으로 있으나, 독일 과 프랑스에서는 연방정부를 구성할 정도로 영향력 있는 정당이라고 할 수 있다.


생태운동에서 녹색정치로의 이행은 프 랑스의 68혁명으로 인해 시작될 수 있었다. 1968년 당시 프랑스 파리의 일부 대학생들 의 시위가 프랑스 사회의 권위주의에 대한 항거로 이어져 반체제적 운동으로 확산됐 다. 이에 국가는 공권력으로 운동을 진압했 으나, 사회 운동으로 인한 사회적 분위기는 바꾸지 못했다. 또한 시위에 대한 영향력이 유럽 전역과 미국, 일본 등에 까지 이어져 학생운동의 맥을 이었다. 그러한 68혁명이 낳은 사회적 분위기는 권위주의에 대한 타 파였다. 오늘날 주요 의제가 되는 인종차별 반대운동·여성해방운동·반전운동 등이 여 기서 발생됐다.


하지만 당시의 유럽은 NATO(North Atlantic Treaty Operation, 북대서양조약기 구)의 영향아래 있었다. NATO는 2차 세계 대전 후 유럽 내 반공 세력에 대한 서유럽 국가들의 자발적인 방위 조약이다. 당시 미 국과 소련의 냉전 분위기로 인해 유럽 내 NATO 가맹국들이 새로운 중거리 핵미사 일을 배치하자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1979 년 당시 정권을 잡고 있던 서독 슈미트 사 민당조차 이를 승낙하자, 여러 정당에 속해 있던 생태주의자들은 회담을 통해 생태주 의 정당을 만들 것을 결의했다. 이듬해 1월 서독에서 녹색당이 창당됐다. 전 세계 녹색 당 중 가장 규모가 크다고 할 수 있는 독일 녹색당은 반핵운동으로 인해 출발한 것이 었다. 한편, 프랑스에서는 15,000개가 넘는 환경단체들의 연합으로, 영국에서는 1974 년 피플(People)당으로 시작된 보수 환경주 의 정당이 1985년 녹색당으로 당명을 바꾸 면서 시작된다.


물론 이들이 급진적인 테제로 원내에 입 성하기에는 순탄치 않은 과정이 있었다. 독 일은 기민당, 사민당, 자민당으로 이어지는 정치구조와 독일 통일에 대한 전 국민적 관 심을 이겨내야 했다. 프랑스는 핵발전소 폐 지와 경제적 손실에 의한 여론의 악화, 영국 은 노동당-보수당의 양당구도를 넘어서야 했다. 이들이 취한 방식은 대부분 집권이 아 닌 자신들의 의제를 사회에 환기시키는 것 이었다. 적-녹 연정을 이끌어냄으로써 타 평등주의 노선에 서있는 좌파와 연대하는 것 또한 이들의 방법 중 하나였다.


우리나라에도 2011년부터 녹색당이 존 재한다. 일본에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 고가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4년이 지난 현 재 이들은 아직 원외정당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녹색당은 여전히 시민사회와의 협 력과 연대, 일상에서의 정치, 중앙 집권에 대한 반대를 주장하며 시민들의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4월 총선에서는 18만 표 를 얻어 지지율이 약진한 모습을 보이기 도 했다. 이에 이러한 새로운 가치관과 급 진적인 모습은 한국사회의 생태문제와 정 치문제에 새로운 풍경을 가져다 줄 것으 로 보인다.


interview‘생태론이란 무엇인가’ 한신대 정조교양대학 이상헌 교수 (도시 및 지역계획 전공)
   
 
   
 

황사와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문제 대한 대안은 많 이 나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생태주의에 대 한 대안은 아직까지 많이 나온 것 같진 않습니다. 생 태주의에 대한 대안으로는 무엇이 있나요?
과학자들은 우리가 대기오염 미세먼지, 초미세먼 지 때문에 조기사망 하는 숫자가 1년에 2만명 정도 된다고 봐요. 지금 우리나라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하 는 숫자가 1년에 5천명 정도 되는데 그 4배에요. 심 각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지요. 예를 들면 우리 삶의 질을 위해서라도 사실은 대대적인 도시구조의 개편 이 필요하죠. 사람들이 도시구조 때문에 디젤을 사용 하는 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러니까 자전거 를 타고 걷기 좋은 도시구조를 어떻게 만들 거냐, 도 시개혁과 에너지개혁을 어떻게 통합시킬 것이냐 이 런 것도 생태주의적인 고민이지요. 그리고 생산하는 데 탈화석 연료를 지향하는 산업방식 같은 것들을 생태주의적인 입장에서 이야기 해야겠지요. 급진적 이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기가 어려워요. 하 지만 그런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조금씩 바꿔나가 야겠지요. 지방분권적인 정치시스템에서 시작해서 화석연료에 의존적이고 중앙 집중적이면서 자본 집 약적인 이런 산업화 방식으로부터 탈피를 어떻게 해 야 하는지에 방법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죠. 이러한 것들에 대한 추구는 굉장히 큰 문제를 건드릴 수밖 에 없어요. 대기오염이라는 결과물이잖아요. 우리가 여태껏 추구해온 산업화 방식과 도시생활, 사회관계 의 결과물이 대기오염이기 때문에 이걸 바꾸려면 정 말 근본적인 것에서부터의 변화가 이뤄져야 돼요.


우리나라에서의 녹색정치에 대한 지지율이 낮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한국 사람들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경험했기 때문에 경제성장만이 우리를 구원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 요. 그래서 이러한 근대적 성장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는 녹색당을 이해하지 못하죠. 사실 그러한 성장 때 문에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실질적으로는 신분사회로 돌아왔는데도 GDP가 늘어나는 것을 유일한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는 녹 색정치에 귀 기울이기가 쉽지 않지요. 또한 녹색정치 에서 하는 문제 진단이 급진적인 측면이 있어요. 분배 와 평등에 대한 견해에서 진보와 보수가 다를 뿐이지 그 두 진영이 근대적 성장에 대해 갖고 있는 신뢰는 같 아요. 녹색정치는 거기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기 때 문에 급진적인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 편이 많이 없어 요. 익숙하지도 않고 당장 눈에 보이지도 않잖아요.


물론 유럽에는 녹색정치가 자리 잡은 지 오래됐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친숙하고 어느 정도의 지지도와 결과물들을 이뤘지만, 녹색당 같은 경우에는 사람들 이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는 결과물들이 많지 않기 때 문에 사람들의 호응이 현재로써는 없을 수밖에 없다 고 생각해요. 녹색당이 만들어진지 4년 정도 밖에 안 됐어요. 유럽은 30년 정도 지나고 나서야 사람들이 녹색정치가 무엇인지,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알게 됐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더디지 만 장기적인 목표를 향해서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급속한 성장을 이뤘듯이 녹색정치도 급속하 게 확산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녹색당이 한국에 생긴지 4년밖에 되지 않았습니 다. 하지만 앞으로 생태문제가 대두됨에 따라서 녹 색당의 지지율도 함께 올라갈 것이라고 보시나요?
녹색당은 기본적으로 정치구조를 바꾸는 것이 중 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대의민주주의와 같은 자유주의적 정 치 시스템이 환경문제, 생태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 가 있다고 봐요. 조금 더 직접민주주의적인 요소, 그 리고 지역분권적인 정치 시스템과 같은 것들이 지속 가능한 발전, 생태주의적인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해요. 전 개인적으로 풀뿌리 민주 주의에 기반한 지역자치와 같은 소규모의 정치단위 들의 결합체로서의 국가를 지향해요.


(또한) 녹색당은 중앙당이 없어요. 지역의 당들이 모여서 회의도 하고 결정도 해요. (하지만) 당원들이 지역에서 활동하기 정말 어려운 도시구조에 있어요. 이것을 바꾸는 것도 중요한 일이죠. 지역에서 동네 사 람들하고 얘기하고 동네일을 논의하고 어울리면서 커 뮤니티가 만들어지고 마을공동체가 형성되어야 해요. 예를 들어 이웃집 아저씨와 만나 얘기 나누면서 술 한 잔 하고 싶다, 어제 옆집 애기가 아팠는데 오늘은 괜찮 을까 걱정해주는 식의 것을 말하는 것이에요. 이런 커 뮤니티활동이 사실 굉장히 중요한 정치활동이라고 생 각해요.


근대화 과정에서 박탈당한 인간관계, 마을공 동체 등등의 것들을 회복하는 것들이 굉장히 중요한 녹색정치입니다. 그런 것들이 모여서 정치를 전체적 으로 바꾸는 것이 녹색당이 지향해야할 녹색정치라고 생각하거든요. 국회에서 하는 것만이 정치가 아니에 요. 지역에서 같이 공동육아를 하고, 공부방을 함께 운 영하고, 공동휴가를 내서 같이 놀기도 하고, 취미모임 을 하는 등 그런 생활정치가 굉장히 중요한 녹색정치 라고 생각해요.

참고문헌
•구 도완 외 11명, 녹색당과 녹색정치, 도서출판 아르케,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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