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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인간의 바람직한 공존 방법을 찾아서
동물학대에 대한 수많은 뉴스들은 우리들의 가치판단을 좌지우지 하는 가볍고도 무거운 주제이다. 동물의 권리 를 인정해야 하는 것인지 항상 이리저리 휘말리기만 했던 일을 반성할 시간이다. 동물권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 는다면 흑인을 노예로 생각하는 것이 당연시 되었던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게 되는 것 아닐까? 이에 본지는 최근 발생하는 동물에 대한 학대 사건을
2016년 06월 10일 (금) 00:07:27 안지섭 기자, 유경현 기자 etrace022@hs.ac.kr, yukh1@hs.ac.kr

동물을 사물처럼 여겼던 옛 서양의 사고방식
서양에서는 기본적으로 동물이 인간의 지배하에 있 다고 믿어왔다. 인간만이 이성적이고 다른 동물에 비 해 우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서양 철학을 대표 하는 유명한 학자들은 자연세계에 존재하는 동물들의 지위를 인간보다 낮게 평가했다. 먼저 아리스토텔레 스는 동물과 인간이 감각의 능력을 함께 갖췄으나 이 성은 인간만이 가지는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토마스 아퀴나스 역시 이성적 작용을 다른 동물과 존재를 지 배하는 결정적 요소임을 주장했다. 르네 데카르트는 인간과 동물이 심지어 고통을 느끼는 능력에서도 차 이가 있다고 했다. 그의 인식은 동물을 말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동물이 기계와 같다는 점에 기초해 있었다. 영미법의 전통에 따르더라도 동물은 기계와 다름없었 다. 동물은 소유의 객체일 뿐 어떠한 권리의 주체가 될 수 없었다.


물론 이러한 인식이 동물의 보호를 전적으로 무시 한 것은 아니었다. 철학자이며 수학자인 피타고라스 는 기원전 6세기에 이미 채식주의를 주장하였으며 1, 2세기에 살았던 플루타르크는 동물이 ‘정의롭게’ 대 우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3세기 신 플라톤주의 자 포르피리우스는 인간과 동물 사이에 일관된 정의 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7세기에 토마스 트리 온이라는 신학자는 기독교 신학이론의 구조 속에서 동물과 관련하여 ‘권리’라는 용어를 사용한 최초의 사람이 되었다. 토마스 트리온을 시작으로 학자들은 동물권에 대해 성찰하기 시작했고, 동물권을 알리는 데는 피터 싱어라는 철학자가 가장 큰 영향력을 행 사했다.


동물권을 널리 알려지게 한 피터 싱어
동물권은 1970년대 철학자 피터 싱어가 ‘동물도 지 각, 감각 능력을 지니고 있으므로 보호받기 위한 도덕 적 권리를 가진다’고 주장하면서 세상에 널리 알려졌 다. 그가 이렇게 동물의 권리를 주장하는 근거는 그의 저서인 <동물해방>에서 3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인간이 동물보다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인 정할 만한 윤리적인 근거는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이다. 둘째는 인종, 성별에 의한 차별이 과거에는 현재 동물이 학대받는 것만큼 심했지만, 지금은 많이 완화된 것처럼 인간 이외의 동물 종에서도 모든 존재의 권리는 동등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든 생명은 소중하며 동물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똑같이 고 통과 즐거움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동물이 정말로 고통을 느낄까. 육식주의 철 학자들은 동물이 무의식적이기 때문에 고통을 의식하 지 못한다는 주장을 제기하지만 최근 신경과학의 연구 성과에 따르면 자의식이 없고 한갓 의식만 있는 동물이 라도 인간이 느끼는 고통과 똑같은 양의 고통을 느낀다 고 한다. 또한 동물권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동물도 적절 한 서식 환경에 맞춰 살아갈 수 있어야 하며, 인간의 유 용성 여부에 따라 그 가치가 결정되지 않는다고 본다.


뿐만 아니라 금세기에 들어와 부각되기 시작한 인권 의 이론가들은 권리를 인정하는데 있어서 광범위한 스펙 트럼의 인간의 능력이 중요하다고 믿었다. 이 스펙트럼의 일부는 동물도 공유하고 있는 것이었다. 인권을 끌어내는 인간의 일정한 특성과 능력을 동물도 공유하고 있으므로 이로부터 동물의 권리를 끌어내지 못할 바가 없다는 것 이 피터 싱어를 비롯한 동물권 주창자들의 견해이다.


동물원에서는 동물이 ‘살지’ 못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법률은 동물들이 잔인 하게 죽지 않을 권리는 보장하고 있으나, 동 물 복지에 대한 보장은 부족한 것으로 보인 다. 이 문제가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이 바로 동물원이다. 자신이 서식하던 자연에서 떠 나 마련된 동물원 내 막사는 자연을 누비던 동물들에게는 너무나 좁은 공간이다. 낯선 공간에서 느껴지는 외부의 낮선 시선 또한 스트레스로 받아들여진다. 때문에 동물들 은 정신 이상을 보이기도 한다.

침팬지는 자 신의 구토물을 먹고 다시 토하고, 늑대는 아 무런 목적 없이 막사를 이리저리 다닌다. 동 물학계에서는 이를 동물들의 정형행동이라 고 부른다. 동물 체험 전시관과 동물체험카 페는 이들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이는 제한 없이 동물에게 먹이를 주거나 만질 수 있게 하는 경우 동물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막을 수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하지만 이를 규제할 수 있는 법적·제도 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문제가 해결 될 가능성이 부족해보인다. 지난 2013년 당 시 국회의원이었던 장하나 씨는 동물원 사 육동물의 학대 방지를 골자로 한 ‘동물원 및 수족관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동물원법)’ 을 발족시켰다. 발의된 동물원법의 핵심 내 용은 환경부 소속 동물관리위원회를 개설 해 동물원 설립 허가 심사 동물의 인위적 훈련, 위협 금지, 반기마다 동물의 개체 수, 폐사, 질병 현황 보고 등이었다.


하지만 국회 해당 상임위원회인 환경노 동위원회에서 원안이 여러 차례 수정되면 서 발의 골자 내용 중 다수가 빠졌다. 현재 통과된 동물원법 조항을 따르면, 동물원 관 계자들은 자율적으로 동물들에게 적정하다 고 판단되는 서식환경을 제공하면 된다. 동 물 쇼를 목적으로 하는 훈련도 막을 수 없 다. 대부분의 동물 학대가 동물 쇼 훈련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문제는 해결되 지 않았다고도 볼 수 있다.


동물원의 시작은 서구 제국주의로부터
동물원이라는 시설이 서구 제국주의로 부터 비롯됐다는 것은 자연사에서 큰 의 미를 갖는다. 물론 역사적으로 군주들은 자신의 권위와 부를 과시하기 위해 동물 들을 수집했다. 이에 대한 연장선으로 서 구 제국주의 국가들은 아시아와 아프리 카를 침탈하면서 그 국가에 서식하는 동 물들을 수집하고 자신들의 국가로 이송 시켜 동물원에 가뒀다. 그 동물들이 다양 하고 많을수록 그 국가의 높은 권위를 상 징했다.


또한 상인과 사냥꾼들의 이익을 위해 동물들은 조직적으로 포획되고 수집되기 도 했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동물들이 멸 종을 당했다. 1922년 이집트 바바리에서 서식하던 바바리 사자, 1876년 사람을 잘 따랐으나 사냥꾼들의 재미로 사살당한 포클랜드 개 등 많은 동물들이 이제는 볼 수 없는 대상이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1909년 대한제국 말기 창경궁에 설립된 창경원이 최초의 동물 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창경원은 창경 궁 복원계획에 따라 1983년 경기도 과천 시로 옮겨 서울대공원으로 개장했다.


길고양이, 도심 속 생태계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
우리는 집으로 귀가하거나 동네를 산 책할 때 한번쯤 길고양이를 볼 수 있다. 지난해 6월 서울시가 파악한 길고양이의 개체 수는 25만 마리로, 집에서 기르는 고양이 개체 수의 2배가 넘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의 수명은 집고양이보다 짧 다. 집고양이의 수명은 10~15년이지만, 길고양이는 4년을 살지도 못하고 자동차 에 치이거나 음식물 쓰레기를 잘못 먹어 죽는 경우가 다반사다. 서울시 전체 길고 양이의 37.7%가 5개월 미만의 새끼 고양 이였음은 번식률 못지않게 사망률이 높 음을 보여준다.


길고양이가 도시에서 급증한 이유는 본래 고양이의 생식 능력이 뛰어나고 자 연 번식을 쉽게 할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어 해마다 2번 이상 4~6마리의 새끼 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1960년 대 사람들이 대대적인 쥐잡기 운동을 위 해 고양이를 기르면서 개체 수가 기하 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이후 쥐잡기 운동 이 끝나면서 고양이들은 길에 내몰리게 됐다. 최근에는 고양이를 쉽게 사고 팔 면서 털이 많이 빠지거나 치료비가 많 이 든다며 내버리는 일도 흔하다. 경기 불황도 고양이 유기를 부추긴다. 이렇게 버려지는 고양이는 연간 2만 마리로 추 산된다.


누군가는 길고양이들이 다니면서 음 식물 쓰레기를 헤집고, 밤이 되면 울음소 리를 내다보니 이를 도시문제로 여겨 고 양이를 퇴치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도심 속에 고양이들이 존재하지 않으면, 도시는 쥐들이 점령하게 될 것이다. 쥐는 고양이 보다 더 임신기간이 짧고 한 번 에 많은 새끼를 낳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대로 고양이들의 번식 행위를 방 관해서는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에 대한 대책으 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고양이들에 대 한 중성화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길고양 이를 포획해 중성화 수술(TNR)을 한 뒤, 잡은 자리에 다시 놓아주는 것이다. 일부 동물 전문가들은 번식력이 없는 길고양 이가 영역을 지킨다면 개체 수 증가를 막 고, 번식기의 소음 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동물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도심 속을 거니는 외로운 고양이들을 왜 민간인이 보살피게 됐을까? 지난달 발 견된 강아지 공장과 같은 사태를 예방할 수는 없었던 걸까? 지난해 개정된 동물보 호법에 따르면 정부는 농림축산식품부 산 하 동물복지위원회를 통해 동물의 안전 보장과 복지 증진을 실현해야 한다.


지자 체는 동물보호법 제 4조 ①에 따르면 정부 와 상호협력을 통해 동물복지를 실현한다. 이전 동물 관련 법안에 비해 많은 발전을 보인 듯하나, 아직 한계를 갖고 있다. 동물 에게 학대를 가하고 잔인하게 죽였을 시 받는 처벌 조항은 있으나 이를 근원적으 로 막을 수 있는 조항은 아직 마련되지 않 았다.


동물권에 대한 법적·제도적 개선을 이 루기 위해서는 먼저 시민의식의 개선이 필 요할 것으로 보인다. 동물은 사물로 취급 되는 것이 아닌 감정과 고통을 느낄 수 있 는 존재로 여겨져야 한다. 혹자는 그들이 있어야 우리가 있다고 이야기 한다. 하지 만 이는 다시 동물을 수단화하는 인식이 다. 동물들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하고 그 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했 을 때 비로소 동물보호법 개정은 ‘자연스 럽게’ 진행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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