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보기PDF 561호 update 2018.12.10 월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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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화폐의 변신, 종착지는 어디일까
2018년 09월 03일 (월) 02:05:59 최윤정 외 2명 hg042528@hs.ac.kr

지나쳐버린 화폐의 역사를 따라서

화폐의 변천은 인간의 교환 동기가 발생하면서 자연적으로 생긴 현상이다. 기원전 3000년 전 사람들은 곡물이나 조개껍질, 장신구, 동물의 뼈와 같은 물품화폐를 사용하며 물물교환에 의존해 살았다. 하지만 문명이 발달하고 경제 규모가 증가하면서 조상들은 물품이 아닌 화폐의 필요성을 느꼈다. 인류는 휴대와 운반이 간편하며 누구나 동등하게 거래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주화(鑄貨)는 고려시대 때 생긴 건원중보다. 하지만 당시 고려는 자급자족을 중시했고 농업이 주된 생활이었기 때문에 정착은 실패했다. 임진왜란 이후 발행된 상평통보는 전국적으로 유통된 최초의 화폐다. 새로운 주화는 농업생산을 넘어 시장거래가 활발해지게 했으며 경제활동을 촉진시킨 주역이었다. 한편, 지폐의 발행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조선 초에 사용된 저화(楮貨)는 환영 받지 못했다. 소액거래에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점과 아울러 크기·지질에 따른 사용상의 불편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종이 화폐의 가치는 계속 하락했고 결국 모습을 감췄다. 현재와 같은 형태의 지폐는 일제강점기를 거쳐서 다시 등장하게 됐다.
 현대에 들어서 동전은 점점 사용량이 줄고 있다. 특히 10원짜리 동전은 그 쓰임을 찾기 어렵다. 물가가 뛰며 자연스럽게 실생활에서 멀어졌고 카드 사용률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누적 환수율 또한 2014년 기준 4.08%로 상당히 낮다. 10원은 제조원가 때문에 발행할수록 손해인 구조가 됐다. 하지만 10원 단위의 동전이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다. 기본 단위가 높아질수록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경제적으로 불안정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전과 다르게 종이 화폐는 지속적인 변화가 있었다. 화폐의 디자인은 역사적인 인물이나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한다. 1972년 발행된 1만 원은 우리나라 대표 문화재인 석굴암이 새겨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석굴암은 종교적 상징물이기 때문에 지폐 소재로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로 인해 세종대왕과 경복궁 근정전을 소재로 한 1만 원권이 발행됐다. 소재는 같더라도 1972년 처음 발행된 1만 원과 현재의 1만 원은 디자인과 크기, 지질 등 여러 부분에서 차이를 보인다. 위조지폐로 인한 혼란을 막기 위해 같은 값의 지폐라도 새 지폐가 발행될 때마다 이전의 모양새나 디자인은 유지할 수 없다.
 화폐 경제의 서막을 열었던 상평통보를 발단으로 고액인 5만 원이 발행되기까지, 오로지 우리 기술만이 사용된 화폐 발행·유통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지금까지 화폐 역사와 함께 가상화폐 같은 다채로운 화폐의 변신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금융 역사의 중심지
화폐박물관 방문기

부모님께 과거 사용됐던 1원, 5원짜리 동전에 대해 여쭤보면 가물가물해진 기억을 더듬어 대
답하신다. 아무래도 현재 사용하는 큰 단위의 화폐와 카드에 적응한 탓이다. 우리도 몇십 년 뒤 현재 쓰이는 1만 원, 5만 원 지폐가 낯설어질지도 모른다. 가상화폐와 암호화폐 같은 새로운 화폐에 더 익숙해지기 전, 화폐박물관에 방문해 과거·현재·미래의 화폐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을 추천한다. 화폐의 역사와 종류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금융의 역사를 함께 해온 화폐박물관은 일제강점기 조선은행 본점으로 쓰였다. 1950년 한국은행이 대한민국의 중앙은행으로 창립되면서 한국은행 본점이 됐다. 이어 2001년 한국은행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며 화폐박물관으로 개관했다. 현재 화폐박물관은 화폐 경제교육 체험의 장으로써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두 층으로 이뤄진 박물관은 ▶상평통보갤러리 ▶돈과 나라 경제 ▶화폐의 일생 ▶세계의 화
폐 등 총 13개의 공간으로 구성된다. 1층 중앙의 화폐 광장을 기준으로 좌측에는 한국의 화폐, 우측으로는 세계의 고화폐와 기념화폐에 대해 공부할 수 있다. 기념화폐는 국가적, 국제적으로 뜻깊은 일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화폐로 현재 약 270개가 전시돼 있다. 우리나라의 기념화폐로는 2002 월드컵 축구대회·1995년 광복 50주년·1970년 대한민국 반만년 역사 기념화폐등이 존재한다.
 화폐의 제조·순환과정을 알아볼 수 있는 체험공간도 있다. 이 곳에서는 근대주화 압인기 축소모형에 압인판을 넣어 직접 동전을 만들어본다. 주화압인기는 우리나라 최초의 상설 조폐기관인 경성 전환국이 근대 화폐를 주조하기 위해 독일에서 수입한 것이다. 다양한 위조지폐의 예시와 이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가능하다. 위조방지장치는 금액 권
마다 다르다. 5만 원권에는 세 개의 띠형 홀로그램과 입체형 부분노출은선, 숨어있는 심사임
당의 모습, 오돌토돌한 촉감의 볼록인쇄가 있다. 이런 체험들을 통해 화폐와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다.
 1층과 2층 사이 마련된 공간에는 옛 총재실 및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을 재현했다. 총재실
은 1987년 신축 본관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총재들이 실제로 업무를 수행했던 곳이다. 1층의 세미나실과 2층의 한은갤러리, 기획전시실은 기간별로 기획전시를 개최한다. 현재는 한국은행 소장 미술전과 한·중·일 고대 화폐의 흐름을 전시 중이다.
 화폐박물관에서는 화폐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뿐 아니라 쉽게 지나쳤던 세세한 점들까지 말이다. 박물관을 돌아보며 화폐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접해보는 것은 어떨까.

 

현금 없는 사회에서 지갑 없는 사회로

 신용카드와 현금이 들어있는 지갑을 없애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휴대폰만 있으면 마트나 카페뿐만 아니라 재래시장을 넘어 길거리 포장마차에서의 결제까지 가능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번도 안 쓴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쓴 사람은 없다는 말이 돌 정도로, 요즘은 간편한 결제 시스템이 대세가 됐다. 그 중심에는 전자결제 방식 ‘페이’가 자리잡고 있다.
 지금 국내는 ‘페이 전쟁’이 한창이다. 전자결제시스템이 급부상하면서 결제시장이 또 한 번 변
화기를 맞고 있다. 흔히 접하는 카카오페이(카카오), 네이버페이(네이버), 페이코(NHN엔터테인먼트), 삼성페이(삼성전자) 등이 그 예다. 이들은 모두 스마트폰을 매개로 하는 간편결제다. 엘페이(롯데), SSG페이(신세계) 등 유통업계 간편결제까지 합치면 총 20여 종에 달한다. 간편결제는 QR코드 방식(카카오페이)에서부터 마그네틱 보안전송방식(삼성페이), 바코드·근거리 무선통신 방식(페이코) 등 다양한 방법을 쓴다. 2015년에 등장한 ‘페이’ 시스템은 그동안 온라인을 공략하다 올 들어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현금 위주였던 결제시장은 2000년대 들어 신용카드·체크카드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 1인당 평균 카드보유 수는 3.6개, 연간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627조 원(2017년 기준)에 이를 정도로 덩치가 커졌다. 하지만 카드 중심의 결제시장은 머지않아 브레이크가 걸릴 전망이다. ‘페이의 공습’이라고 할 만큼 신종 전자결제의 기세가 막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올 12월부터 ‘서울페이’를 도입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소비자가 판매자의 QR코드를 촬영한 뒤 금액을 입력하면 바로 판매자의 계좌로 송금되는 방식이다. 서울페이를 통해 서울시 소상공인의 결제 수수료 부담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이외에도 최근 카카오페이가 부산광역시에 ‘카카오페이 청구서’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QR코드를 이용해 간편하게 아파트 관리비를 지불할 수 있게 됐다. 전자결제 방식은 편리성과 보안성을 인정받아앞으로도 이용자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결제 시스템이 변화를 거치면서 미래화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미래화폐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것은 이미 시작단계에 들어선 가상화폐다. 가상화폐는 네트워크로 연결된 가상공간에서 전자적 형태로 사용되는 디지털 화폐 또는 전자화폐의 일종이다. 정보를 담는 방식에 따라 IC카드형과 네트워크형으로 구분하는데, 그 중 네크워크형 전자화폐를 가상화폐라 한다. 가상화폐는 주로 비트코인 등의 암호화폐를 일컫는 말로 사용하며, 비트코인은 가장 잘 알려진 가상화폐 중 하나다.
 비트코인은 거래 내역을 중앙 서버에 저장하는 일반 금융기관과 다르다. 개인 장부 역할을 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사용자 모두의 컴퓨터에 거래 내역을 저장한다. 구매자와 판매자가 직접 결제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거래 비용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또한 누구나 쉽게 계정을 생성할 수 있다. 해외 송금이나 소액 결제와 같은 거래가 기존 은행보다 비교적 효율적인 편이다. 특히 소액 결제의 경우 기존 은행 계좌 이체나 신용카드의 수수료 구조 때문에 판매자 입장에서 큰 부담이 돼 꺼려지는 경우가 많다. 비트코인은 이러한 거래에서 기존 결제 수단이 주지 못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포함한 각국의 정부는 비트코인에 대한 어느 정도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비트코인의 불규칙한 가격변동성을 포함해 익명성을 악용한 마약, 무기 등의 불법 거래나 돈세탁, 탈세 등이 발생할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0년 4월에 처음 거래된 1비트코인의 가치는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14센트였지만, 2011년 5월에 27달러까지 상승했다. 이후 2013년 유로존 위기와 미국, 중국 정부의 긍정적 평가 등이 기폭제가 돼 1200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나 일본 암호화폐 거래소인 ‘마운트곡스’의 파산과 중국 인민은행의 거래 금지 이후 폭락을 거쳐 2015년 기준으로 200~300달러 대에서 거래됐다.
 가상화폐 시스템은 아직 초창기에 불과하다. 누군가는 혁신이라고 말하지만, 누군가는 도박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한다. 이에 대해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가상화폐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누구도 장담 할 수 없다. 그렇기에 앞으로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다양한 실험과 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여러 문제점을 보완하면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화폐의 역사는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되었고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기술과 사회가 발전하며 벌어진 지금의 화폐 전
쟁에서는 편리성과 신뢰성을 갖춘 화폐가 많은 이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다가올 미래의 화폐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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