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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부터 디지털까지, 다양해진 독서 문화를 만나다
2018년 09월 27일 (목) 23:37:36 최윤정 외 2명 hg042528@hs.ac.kr 외 2명

독립서점에서 찾는 나만의 취향

   
 
     
 

문화체육부가 발표한 ‘2017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성인의 40%는 1년간 책을 1권도 읽지 않는다고 한다. 연간 성인 독서량은 10권도 못 미치는 8.3권으로 OECD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다. 정보를 얻기 위한 수단이었던 책이 스마트폰의 영향으로 뒷전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립서점을 찾아 자신만의 취향으로 만족을 얻으려는 이들이 많아졌다. 전문가들은 이를 아날로그 감성의 부상으로 본다. 독립출판물을 중점으로 취급하는 서점을 독립서점이라 일컫는다. 동네 골목 곳곳에 있어 ‘동네책방’이라 부르기도 한다. 독서가 더욱 활발한 취미가 되고, 하나의 인기 있는 문화로 다시금 될 수 있게끔 노력하는 독립서점들이 점점 생겨나는 추세다.

수많은 독립서점 중 우리 학교와 비교적 가까운 경기도 팔달구에 위치한 ‘브로콜리 숲’을 찾았다. ‘브로콜리 숲’ 공동대표인 박정민 씨와 이경희씨는 함께 패션 업계에서 종사하다 여유를 찾으며 쉬고 싶어 독립서점을 시작하게 됐다. 박정민씨는 “가깝고 작은 곳에서 나의 취향에 맞는 책들을 만날 수 있어 독립서점에 오는 것 같다”고 전했다. 수많은 독립서점 중 ‘브로콜리 숲’만의 매력으로는 “미술, 여행 서적과 에세이, 시 등 브로콜리 숲의 취향으로 배치한 것”을 꼽았다.

기존 출판 시장에서 각자의 취향에 맞고 판형과 장르에 얽매이지 않은 독립출판물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한다는 점에서 독립서점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브로콜리 숲’을 방문해 책을 구매한 유가영 씨는 “읽고 싶은 책이 이곳에만 있어서 왔다”고 방문한 이유에 대해 말했다.

주로 도매상을 끼고 운영하는 작은 책방들은 할인판매가 어려워 할인율이 큰 대형서점을 따라잡기 힘들었다. 그런 와중 2014년 도서정가제가 시행됐고 70여 개에 불과했던 독립서점의 수는 기존보다 3배 늘어 약 300여 개가 됐다. 그러나 모든 독립 서점이 성황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 급격한 증가로 몇몇 독립서점은 경영난을 겪고 있다. 지난 6개월 동안 연남동에서만 3개의 독립서점이 휴·폐업했다. 독립서점을 찾는 사람은 많지만 그저 여행 코스나 구경할만한 곳으로 여겨 실질적으로 책은 적게 구매하기 때문이다.

독립서점들은 일종의 차선책으로 저자와의 대화나 각종 문화 프로그램, 음료 판매를 시행하고 있다. 앞서 말한 ‘브로콜리 숲’ 또한 드로잉클래스,북 콘서트 등을 진행했다. 각 책방만의 취향이 묻어있는 문화행사들은 수익창출에 도움이 된다. 동시에 독립서점을 중심으로 문화 커뮤니티, 더 나아가 지역 커뮤니티가 형성되기도 한다.

독립서점은 대형서점처럼 다양한 분야의 책을 판매하지는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의 책 취향에 따라 마음에 드는 독립서점을 선택할 수 있다. <노인과 바다>를 집필한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생전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라는 파리의 한 서점을 자주 찾았다. 그는 회고록 <A Moveable Feast>에서 그 서점을 안식처라고 언급하며 서점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우리도 헤밍웨이와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취향에 맞는 독립서점을 찾는다면 말이다. 주위에 있는 독립서점이 각자만의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가 될 것이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책 속으로

올해 9월 한 달 동안 ‘제4회 대한민국 독서 대전’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강릉 독서대전’, ‘책나라 군포 독서대전’까지 정부 주최 독서문화축제가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지역 도서관, 학교에서도 약 7,100여건의 ‘독서의 달’ 행사가 개최됐다. 위 행사들은 독서문화상·책 보물찾기·독서 관련 학술 행사 등으로 시민들과 책 사이의 거리감을 좁혔다. 지난 12일 <한신학보>는 ‘다독다독(多讀), 9월은 책 읽기 좋은 달’이란 행사를 진행한 경기화성교육도서관을 방문했다.

본 행사는 ▶정보마당 ▶공연마당 ▶체험마당 ▶전시마당 ▶나눔마당으로 구성됐다. 인형극공연, 책 속 보물찾기, 그림책 원화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었다. 행사를 기획한 이유진 사서(이하 이 사서)는 “주위에 학교가 많기 때문에 학생들이 참여하기 좋은 주제가 우선”이라고 프로그램 선별 기준을 설명했다. 독서 관련 프로그램은 물론 석고방향제·에코백 만들기 등의 색다른 체험도 할 수 있었다. 이 사서는 “근처 문화시설이 부족한 편이라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이 별로 없다”며 “평상시 쉽게 할 수 없는 것으로 기획해봤다”고 말했다. 참여 기준은 유아부터 성인까진데, 이 같은 이유로 학생과 더불어 성인의 참여율도 높은 편이다.

대부분의 독서 행사는 작가와의 만남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평소 관심 있는 작가가 행사에 참여한다면 강연을 통해 책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본 행사에서는 <나의 고독한 두리안 나무>, <서울역>, <편의점 가는 기분>, <다정한 마음으로> 등 다수의 청소년 소설을 발표한 박영란 작가(이하 박 작가)를 만날 수 있었다.

박 작가는 ‘내 인생의 힘 찾기’라는 주제로 한 시간가량 강연했다. 인생을 단련시키고 행복하게 하는 아홉 가지 힘이 있다고 한다. 그는 ‘계속하는 힘’을 가장 중요한 인생의 힘으로 꼽았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동안 내 안에 숨어있는 힘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작가는 탈무드의 ‘우유에 빠진 개구리’ 이야기를 예시로 들었다. 우유에 빠진 한 개구리가 탈출하기 위해 발버둥을 친다. 시간이 흘러 우유가 치즈로 변하자 개구리는 그것을 밟고 도약하게 된다. 이 이야기를 통해 “단기간에 이루려는 욕심을 버리고 천천히 계속하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단단한 치즈 위로 올라서게 될 것”이라는 조언이 이어졌다. <나의 고독한 두리안 나무>가 바로 10년 동안 계속하는 힘을 거쳐 만들어진 박 작가의 첫 번째 소설이다.

매일 강의를 듣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과제까지 하는 우리에게 도서관 방문은 시험공부 할 때가 대부분이다. 어쩌면 이럴수록 편안한 분위기의 도서관과 머릿속을 상쾌하게 만들어 줄 책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 딱딱한 일들로 가득 찼던 일상을 잠시 멈추고, 책 속에 집중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읽고 난 뒤에는 독서 행사에 참여해 작가, 그리고 다른 독자들과 마음껏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은 어떨까. 책 속 세상 뿐 아니라 더 넓은 세상을 알게 되는 재미에 흠뻑 빠지게 될 것이다. 경기화성교육도서관처럼 매년 9월이면 각 지역 도서관들은 독서의 달을 맞이해 다양한 독서 행사를 개최한다. 가까운 도서관 홈페이지를 방문해 행사일정과 프로그램을 알아본 뒤 참여 가능하다.

 

귀로 듣고 코로 맡는 독서 시작되다

   
 
     
 

누구나 잠들기 전 스탠드를 켜고 책을 읽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읽는 도중 깜빡 잠들어 책상에서 아침을 맞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제 불을 켜고 일일이 책장을 넘기지 않아도 된다. 이어폰을 꽂고 책을 듣다 잠드는 ‘청서(聽書)’의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오디오북 시장이 약진하면서 구글·네이버 등 대형 업체가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각 기업만의 차별화된 보이스 마케팅이 콘텐츠 홍보에 가속도를 붙인다. 네이버의 ‘오디오클립’은 연예인·작가·성우의 목소리로 인기 서적 40종을 재탄생시켰다. 그중 저자 김영하가 직접 낭독하는 <살인자의 기억법>과 EXID 하니의 목소리로 듣는 <삐삐 롱스타킹>이 화제다. 책 일부만 발췌하거나 줄거리를 요약한 서비스 역시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좋다. 이러한 서비스는 바쁜 생활로 독서가 어려운 직장인들의 출퇴근길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1인 미디어 플랫폼 아프리카TV도 AJ(Audio Jockey) 키우기에 돌입했다. KT의 인공지능 스피커 ‘기가지니’는 아직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가 ‘지니야, 동화책 읽어줘’라는 한마디로 책을 접할 수 있게 한다. ‘청서’ 열풍과 함께 후각으로 느끼는 독서도 등장했다. 책 분위기에 어울리는 향으로 독서에 집중할 수 있는 ‘북퍼퓸’이 출시된 것이다.

북퍼퓸은 라벤더, 베이비파우더 등 단순한 향이 아닌 작가와 책의 분위기를 담고 있다. 북굿즈판매샵 ‘글입다 공방’은 백석·윤동주 등 유명작가의 작품과 어울리는 향을 조향한 북퍼퓸을 선보였다.

대표적으로 이육사 북퍼퓸은 ‘서릿발 칼날진 그 위에 서다’라는 그의 강인한 시어만큼 강렬하고 진취적인 향이다. 글입다 공방의 북퍼퓸은 4개월여 만에 누적 2만 개 판매에 돌파하며 그 인기를 입증했다. 문학을 향기로 접해 더 풍부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이점이 성공요인이었다. 교보문고 등의 대형서점과 영등포 독립서점 ‘프리센트.14’에서도 북퍼퓸을 만나 볼 수 있다.

머릿속으로 책이란 단어를 떠올리면 모두 같은 장면을 생각한다. 딱딱한 책상 앞에 앉아 불편한 자세로 읽었던 두껍고 어렵기만 한 책들 말이다. 이제 우리는 무거운 책 대신 가벼운 이어폰만 챙기면 독서를 할 수 있다. 오래된 종이 냄새가 아닌 책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향을 맡으며 책을 읽을 수도 있다. 매년 성인 평균 독서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과 달리 독서 문화는 점차 다양해져 간다. 종이책은 여전히 종이책으로 소비되는 한편 책 읽는 방법은 점차 변화하는 것이다. 새로운 독서 방식의 등장은 책 읽는 시간을 내기 어려운 현대인들에게 선물과도 같다. 이처럼 다양해지는 독서 콘텐츠는 독서 문화의 새로운 도약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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