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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결혼이 또 하나의 선택으로 다가설 수 있도록
2018년 09월 27일 (목) 23:44:48 안도연 samiyeomgo@hs.ac.kr
   
 
     
 

현대 사회에서 결혼이란 대학과 취업 후 이어지는 필수 코스다. 언제부터 사랑하는 연인 간 영원을 맹세하는 결혼이 의무가 됐을까. 백 쌍의 커플이 있다면 백 가지 연애가 있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연애의 끝은 항상 같다. 혼수를 장만하고 예식장을 예약한 뒤 진부한 주례 아래 결혼식을 마친다.

 

우리나라 결혼식 문화는 예식절차가 지나치게 복잡하다. 대다수의 현대인들은 예단·폐백·이바지 등의 의미도 잘 알지 못한 채 정해진 방식을 따른다. 그 과정에서 개인의 개성이나 정체성은 존중받지 못한다. 이후 결혼 생활에서도 사회가 만든 이해할수 없는 룰이 존재한다. 최근 이런 결혼 문화에 문제의식을 갖는 이들이 늘어나며 비혼주의, 졸혼이란 단어가 생겼다.

 

<요즘 것들의 사생활: 결혼 생활 탐구>에는 세상이 강요하는 결혼 방식에 반기를 들고, 나름의 해답을 찾은 젊은 부부 열 쌍이 등장한다. 산티아고 900km 순례길을 함께 걷는 것으로 결혼식을 대신한 백구부부가 이들을 인터뷰했다. 이는 기존의 결혼 문화를 비판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기획된 백구부부의 프로젝트다. 이 책은 요즘 시대, 요즘 결혼이 어떤 형태로 변화하고 있는지 알려준다.

 

서정민·천민경 부부는 기존 결혼식이 재미가 없다고 한다. 특히 결혼식에서 신부 혼자 걷는 구간이 없는 것을 아쉬워 했다. ‘여자는 혼자 살 수 없는 존재’라고 말하는 것 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그런 문화에 협조하는 결혼식 대신 락 페스티벌을 열었다. 결혼 생활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함께 고민한 부부도 있다. 박은지·이재룡 부부는 한국 사회에서 ‘며느리’가 당연히 해야만 하는 노동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박은지 씨는 동등한 주체로 결혼을 했는데 한 쪽에게만 온당치 않은 의무가 부여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노동의 강도가 힘들어서가 아니다. 그 ‘노동’이 불편한 근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고 여겼다. 그래서 이들은 제사를 과감히 생략했다. 불편한 것을 솔직하게 말하기로 한 것이다.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다보면 중요한 가치를 놓칠 수 있다. 책에 나온 부부들의 행동과 결정이 모든 결혼에 있어 완벽한 정답은 아니다. 그러나 자신들만의 답을 고민하고 끝내 실현한 열 쌍의 부부는 기성 결혼 문화에 회의적이었던 사람들의 숨통을 틔워준다. <요즘 것들의 사생활: 결혼 생활 탐구>는 어떤 방식을 택하든 새로운 시대의 결혼 문화를 열어가는 ‘요즘 것들’ 모두를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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