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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시네필의 영화보기 방법
2018년 09월 27일 (목) 23:46:52 김선호 @hs.ac.kr

우리는 넷플릭스와 유튜브로 대변되는 온라인 영상 서비스의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런 서비스는 우리를 위해 언제든지 영화가 준비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영화를 선택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다. 말 그대로, 눈만 돌리면 다른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식사 한번 할 돈으로 한 달을 이용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서, 우리는 영화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즉, 이제 영화는 쉽게 선택할 수 있고 쉽게 중단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영화의 흐름이 관객에게 넘어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영화의 흐름을 조절하는 건 영사기가 아니라 관객의 손동작이다. 손짓 한 번으로 영상은 언제든지 일시정지될 수 있다. 그래서 영화는 이제, 더는 한 번뿐인 경험을 선사하지 못한다. 영화가 극장 문을 박차고 나온 순간부터 우리가 스크린을 유심히 들여다볼 이유는 약해졌다. 스크린 위에 있던 것이 우리 손에 들려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우리는 복잡한 영화를 보며 생각할 여유를 조금 더 갖게 되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부족한 부분은 다시금 돌려보면 되었다.

 

영화 시간을 되돌리는 대가로 우리에게는 득과 실이 생겼다. 영화가 주는 마법 같은 몰입감을 잃게 되었지만, 그 속을 탐구하는 관찰력을 대신 얻게 되었다. 어쩌면 나중에 다시 볼 수 있다는 안일함으로 집중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분명한 사실이 있다. 영화가 우리에게 주던 한 번의 울림은 우리 스스로 주도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영화가 극장 안에서 관객에게 깨달음을 주려던 시도는, 우리가 화면 안에서 어떤 의미를 찾아내는 것으로 바뀌었다.

 

영화의 시간이 멈춘다. 우리가 일시정지 버튼을 눌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관에서 우리가 시간을 멈추는 방법은 약간 다르다. 우리는 각자 취향과 가치관이 다르기에, 하나의 영화에서도 다른 장면에 주목한다. 말하자면 하나의 영화는 같은 영화관 안의 여러 사람에게 각기 잘려나간다. 카메라가 쇼트를 나누듯, 각자 주목하는 장면이 다르다. 그리고 그게 바로 요즘의 우리가 진정으로 얻는 일시 정지이다.

 

물리적 화면에서 일시 정지를 누른 우리는 잠시 딴짓을 하러 간다. 그때 영화 경험은 멈춘다. 반면 각자가 생각하는 단 하나의 장면, 그 정지된 시간을 두고 타인과 대화를 나눌 때 정지된 시간은 다시금 흐르게 된다. 대화를 통해 물꼬가 트이고, 가까이서 정지되어 보이던 시간이 멀리서는 흐르게 된다. 말하자면 이것은 영화의 작동원리와도 비슷하다. 영화가 사진의 모음집인 것처럼, 생각을 담은 장면들이 모여 한 편을 이루게된다. 그래서 영화는 생각의 모음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인터넷 시대를 사는건 정말로 축복이다. 과거의 시네필이 영화가 숨긴 의미들을 찾아내는 재미로 살았다면, 지금 우리는 우리 방식대로 의미를 부여해 영화를 새롭게 본다. 말하자면 우리는 영화 안에서 의미를 선택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렇기에 영화는 더는 사람들을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이제는 반대로, 우리가 영화를 가르치게 되었다. 우리 모두가 선생님이기에 영화에 정답이란 없고, 그래서 나는 모두를 존중한다. 나와 다른 생각처럼 보여도, 각자의 생각이 모여 영화 전체를 이루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취향 차이다. 결국, 요즘처럼 생각 교류가 활발한 시대에는 오히려 취향을 인정하는 것이 영화 한 편을 완성하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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