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보기PDF 560호 update 2018.10.23 화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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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없는 고요를 보내며
2018년 10월 23일 (화) 22:18:47 한신학보 @hs.ac.kr

 며칠 전 동덕여대 재학 중인 친구로부터 느닷없이 청와대 청원 링크를 받았다. 동덕여대 강의실에서 나체로 음란행위를 한 일명 ‘알몸남’ 때문이었다. 공론화는 속전속결로 됐다. 위 사건은 그날 바로 공중파 뉴스를 탔다. 서울북부지법이 피의자가 피의사실을 전부 인정하고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하긴 했지만 범인도 빠르게 밝혀졌다. 16일 성균관대에서는 총여학생회 폐지안이 가결됐다. 대학 내 총여학생회가 사라지는 것에 대해 왈가왈부가 많다. 대학가에서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을 뉴스로 시청했다. 모두 10월 한 달 동안 일어난 일이다. 그럼 우리 학교의 10월은 어떤가.

 이번 달 초 발표될 줄 알았던 연규홍 총장(이하 연 총장) 비리 의혹 조사 결과가 또 미뤄졌다. 조사는 지난 5월 23일부터 시작됐고 당시 감사 결과가 빠르면 6월 내 발표될 것이라 했었다. 그러나 이를 담당하는 교육부 반부패청렴관은 따로 정해진 조사 결과 발표 날짜는 없으며 별 일 없으면 11월 중 발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총운위는 ‘총장이 말하는 ‘학교발전’은 도대체 언제 시작되는 것인가’란 성명문을 발표했다. 교수·직원·학생 대표 약 60명으로 구성된 ‘한신민주·발전위원회’는 11일 출범식을 가졌다. 특별할 건 없었다. 당연한 행보들이었다. 조사 결과를 알아야 그 뒤를 얘기할 수 있으니 그 전에는 이 정도가 다인 것이다.

 본지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번 559호 1면에는 지난 호들보다 상대적으로 매력 없는 기사가 실렸다. 기삿거리를 찾기 어려워 새 코너를 만들고 발간일 기준으로 3주는 족히 지난 축제 사진이 1면 탑을 장식했다. 지난 557호에서 ‘총알처럼 정확하고 불꽃처럼 뜨거운 기사를 쓰고자 한다’는 포부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이다.

 8일부터 16일까지 약 일주일 동안은 우리 학교 재학생 대상으로 제 71대 뉴페이스 총학생회 최종 평가를 실시했다. 기자들은 학교 곳곳을 돌아다니며 학생들에게 설문지를 건넸다. 총 311명의 학생이 참여했으며 저번 중간평가보다 30명 정도 적다. 설문지를 건네면 학생들 대부분은 떨떠름한 반응을 보인다. ‘내가 굳이 왜’라는 귀찮음이 다분히 묻어나는 표정을 짓는다. 설문조사 결과에도 학생들의 귀찮음과 무관심함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렇다’와 ‘그렇지 않다’보다 ‘보통이다’를 체크한 비율이 더 높았다. 대부분의 항목에서 ‘보통이다’는 50%를 넘겼다. 총학이 잘했든 못했든 일단 ‘보통’인 것이다. 설문지에 ‘보통이다’를 체크하는 심리는 간단하다. ‘그렇지 않다’라고 하기엔 잘 모르겠고, ‘그렇다’라고 하기엔 아닌 것 같고. 결국 이는 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무관심으로 귀결된다.

한 기자는 어떤 학생에게 “이런 설문조사 한다고 뭐가 달라지냐”는 말을 들었다. 설문조사 해봤자 달라지는 거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다. 당연히 그 학생이 설문지 항목에 ‘보통’이라고 답하면 달라지는 건 없을 것이다. 임기가 얼마 안 남은 총학생회가 성명문을 내도 연 총장 감사 결과 발표가 미뤄졌으니 학교 측은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학교와 학생 모두 이처럼 속없이 고요하기만 한데 무엇이 달라질 수 있을까. 서로의 고요 속에서는 그 누구도 달라져야함을, 무언가 달라지고 있음을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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