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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가격 같은 옷, 그런데 왜 달라요?
2018년 11월 18일 (일) 23:29:36 최윤정 hg042528@hs.ac.kr
   
 
   
 

날씨가 추워지며 따뜻한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옷을 구매하곤 한다. 그중 패딩점퍼는 매서운 칼바람을 막기위한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소재와 가격 등을 살펴보면 이상한 점이 발견된다. 일부 의류에서 여성용과 남성용이 가격은 같음에도 불구하고 충전재의 양과 크기가 상이하게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를 꼬집어 ‘핑크택스(Pink tax)’라고 한다. 같은 제품임에도 ‘여성용’이라는 이름표가 붙여지면 가격이 더 비싸게 측정될 때 사용하는 단어다. 2015년 뉴욕 소비자보호원의 남녀용품 가격 차이 비교 결과, 여성용이 남성용보다 평균 7% 비싼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 당시 여성용품은 분홍색으로 포장돼 있어 ‘핑크택스’라는 이름이 부여됐다. 가장 먼저 문제가 제기됐던 곳은 미용실이다. 여성용 커트가 남성에 비해 더 비쌌기 때문이다. 여성의 머리카락이 허리만큼 길든, 남성만큼 짧든 가격은 남성보다 비싼 것이 문제였다. 국내에서는 지난 6월 청와대 국민청원에 ‘핑크택스를 아십니까’라는 글이 올라왔으며, 여성 소비 총파업으로까지 이어졌다.

2018 남북정상회담 방북단이 착용해 화제가 된 K2의 ‘백두산 재킷’에도 핑크택스가 부과됐다. 해당 의류는 ‘A+ 슬림다운 재킷’이라는 상표명으로 판매 중이다. 여성용과 남성용 모두 239,000원이지만, 남성용에 충전재가 10g 더 많이 들어있다. 르꼬끄의 ‘선데이 롱기장구스다운’도 마찬가지다. 439,000원으로 여성용과 남성용 모두 가격이 동일하다. 여성용 제품에는 충전재량이 380g, 반면 남성용에는 480g이 들어가 있다. 무려 100g이 차이 난다. ‘충전재’란 보완과 쿠션 효과를 주기 위해 재킷 속을 채워주는 소재로 양에 따라 보온성의 차이가 발생한다.

지난 7일 <한신학보>는 한 의류업체 관계자를 만났다. 그는 “여성용은 (남성용보다) 체격이 작기 때문에 충전재가 적게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몇 그램 차이로 가격이 올라가고 내려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렇게 따지면 90치수 고객과 105치수 고객이 금액이 틀려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여성용의 충전재양을 더 늘릴 수 없는 이유는 옷이 너무 부풀게 되면 맵시가 나지 않아서다. 마지막으로 “여러 가지를 고려해 기획한 것이니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의류의 가격뿐 아니라 편리함 면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여름철 의류와 정장 및 교복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의류매장에는 수많은 배꼽티와 하이웨이스트 반바지가 진열돼 있다. 얇은 허리와 긴 다리가 강조되는 패션이다. 옷에서 여성의 곡선미가 부각된 건 코르셋의 유행 때문이었다. 당시 코르셋으로 인해 호흡 곤란으로 졸도하거나 심각한 경우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었다. 이후 두꺼운 허리띠를 이용해 여성의 몸매를 그대로 살리는 ‘모래시계’라인까지 등장했다.

유독 왜 여성들만 작고 몸에 달라붙는 옷을 착용하는 것일까. 남성용 의류는 펑퍼짐하고 편안한 옷이 대부분이다. 여성 평균 체형이라고 알려진 55치수는 무려 37년 전 규정된 크기다. 당시 20대 여성 평균 신장은 155cm, 평균 가슴둘레는 85cm였다. 그러나 현재 여성의 평균 신장은 무려 7cm나 성장했으며 허리둘레와 가슴둘레도 커졌다. 그렇지만 의류업계는 달라진 체형이나 다양한 신체 치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몸에 옷을 맞추는 것이 아닌 옷에 몸을 맞추는 수준이다.

특히 여성의 교복은 ‘현대판 코르셋’이라고 불릴 정도로 작고 불편하다. 어느 사이즈를 고르든 허리라인이 강조된 와이셔츠가 상체를 부각시킨다. 얇은 천과 짧은치마 길이의 하복이 더욱더 그렇다. 지난해 7월 조선일보는 여학생은 교복 허리선이 지나치게 강조되고 짧아 7세 여아의 티셔츠 크기와 비슷할 정도라고 밝혔다. 교복 브랜드는 남학생에게는 활동성을, 여학생에게는 곡선미를 강조하는 마케팅 전략을 내세운다. 일부 여학생들은 교복이 너무 불편하다며 남학생용 교복 상의를 입고 다니기도 한다.

여성은 학창시절부터 성인이 돼서까지도 S라인·곡선미 등을 신경 쓴다. 의류업체 관계자의 말대로 ‘어쩔수 없이’ 편안함과 거리가 먼 옷을 선택하는 것이다. 체형과 상관없이 따뜻하고 편안한 옷을 입어야 하는 것은 성별을 떠나 당연하다. 이제는 여성도 옷을 고를 때 그 ‘당연함’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충전재가 덜 들어간 겉옷과 체형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인 옷을 계속해서 생산해내는 의류시장의 차별성 및 안일함이 여성들을 더욱 춥고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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