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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계절과 무기력함, 그저 가을 타는 것일까?
2018년 11월 18일 (일) 23:54:36 박윤정 @hs.ac.kr

길고 무더웠던, 한편으로는 지겨웠던 여름이 지나 지금은 쌀쌀한 바람이 부는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차가운 바람이 반갑기도 하면서 갑자기 떨어진 기온에 놀라곤 한다.이런 추운 계절이 찾아올 때 이전과 달리 우울해지고 무기력해지는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좋게는 감성적인, 다르게는 쓸쓸하고 외로운 감정을 자주 느끼면서 사람들은 이러한 상황을 흔히 ‘가을 탄다’라고 표현한다. 계절 변화로 인해 날씨가 추워졌을 뿐인데 왜 쓸쓸해지고 우울한 감정을 더 느끼게 되는 걸까

취업포털 ‘커리어’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이 952명 중 82.14%가 가을에 우울한 감정을 더 느낀다고 한다. 이렇게 계절의 변화에 따라 무기력하고 우울한 상태가 지속될 경우 ‘계절성 우울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계절성 우울증’이란 계절적인 흐름을 타는 우울증의 일종으로 ‘계절성 정동장애’라고도 부른다. 보통 가을이나 겨울에 많이 나타나다가 봄, 여름이 되면 증상이 완화된다. 앞서 말했듯이 우울하고 무기력감을 느끼는 것이 대표적이며 수면시간이 길어지고 평소보다 당분 섭취량도 증가한다. 겨울이 다가오면 해 뜨는 시간이 늦어지고, 빨리 져버리기 때문에 일사량과 일조량이 모두 짧아진다.

이러한 환경 변화가 우리 기분과 몸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일주기 리듬, 생체시계를 가지고 있다. 이 리듬은 외부의 빛과 어둠의 정도에 따라 변화한다. 빛을 받았을 때 분비가 활발해지는 ‘세로토닌’과 어둠을 감지하면 분비되는 ‘멜라토닌’이란 호르몬이 있다.

‘세로토닌’은 행복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으로 ‘행복 호르몬’이라 칭하기도 한다. 반면 ‘멜라토닌’은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으로 불면증 치료에 쓰인다. 즉 햇빛을 많이 받으면 ‘세로토닌’이, 어두운 환경에는 ‘멜라토닌’이 분비된다. 일사량, 일조량이 적은 겨울에는 당연히 ‘세로토닌’의 분비가 적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졸리고 무기력한, 나아가 우울한 감정이 추운 날씨에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이다.

이처럼 겨울에는 일주기 리듬이 뒤로 밀리면서 이전의 생활 패턴과 생체시계의 괴리감이 생긴다. 햇빛의 노출정도와 생체시계의 변화가 계절성 기분장애의 원인으로서 작동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우울한 감정을 더 느끼는 것이 ‘가을은 쓸쓸한 계절’이라는 사회적 통념에 영향을 받은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가을에 확대되는 쓸쓸한 감정이 계속된다면 우리 생활에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기온의 변화와 상관없이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계절성 우울증’은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자주 발견된다고 한다. 최근 우울증 환자의 증가로 우리 사회의 정신건강 중요성이 주목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이런 기분 변화를 가볍게 여길 수만은 없다.

극심한 폭염의 연속이었던 여름을 지나니 앞으로 다가올 겨울 한파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겨울이 찾아오면 실내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틈틈이 밖에 나가 추운 계절을 즐기는 것은 그때마다 찾아오는 쓸쓸한 기분을 떨쳐내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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