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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화재에도 안전 보장 없는 주거권 사각지대
2011년 이후 변한 것 없는 주택법 빠른 개정 필요해
2018년 12월 10일 (월) 02:50:22 박윤정 janet1206@hs.ac.kr
   
 
   
 

올겨울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전국 곳곳에 강추위가 시작됐다. 겨울은 다른 계절보다 건조할뿐더러 난방기구 사용도 급격히 증가한다. 그런데 비주택 주거공간은 난방시설이 부실하고 안전점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겨울철 화재 사고가 빈번한 편이다. 지난 11월 9일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국일고시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7명이 목숨을 잃었다. 최저주거기준보다 미흡한 국일고시원은 법에 명시된 주거시설이 아니었고 화재대피공간과 스프링클러가 없었다. 집은 휴식과 안정을 취할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이어야 한다. 화재로부터 최소한의 안전조차 보장받을 수 없는 비주택 주거 공간을 ‘집’다운 공간이라고 할 수 없다.

최저주거기준이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최소한의 주거조건’을 말한다. 1인 가구의 최저주거기준은 14㎡으로 4평 정도 되는 공간이다. 하지만 이 규정에는 고시원, 옥탑방, 반지하와 같은 비주택 주거공간이 포함 되지 않는다. 현재 최저주거기준 미달 공간에 거주 중인 가구 수는 114만 명이며 반지하나 옥탑방에도 약 44만 명의 가구가 살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실시한 ‘2017년도 주거실태조사’에 의하면 35.7%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주거취약계층은 노인이었다.

청년가구도 10.5%에 달해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했다. 조사 결과는 2012년 이후 최소한의 주거권조차 보장받지 못한 사람들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기도 및 각 지역에서는 고시원에 화재 경보기나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안전기준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이와 같은 화재예방대책이 도입됐다. 그러나 실상은 그마저도 꾸준히 실시되지 않아 고시원 화재 인명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대책들은 고시원 화재예방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이라고 보기 어렵다.

주거취약계층의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주택법 개정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최 저주거기준은 2006년도에 도입됐다. 현 주택법은 면적 중심으로 규정돼 기본적인 생활권이나 안전문제를 포괄하지 못한다. 그런데 현행법은 2011년 이후로 개정된 바 없다. 6㎡ 안팎의 방이 여유 없이 붙어있는 고시원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걷잡을 수 없는 대형사고로 이어진다. 이외에도 안전장치 강화와 화재원인 파악이 중요하다. 하지만 반복되는 사고를 막고 취약계층의 현실적인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택법 개정과 같은 실질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국일고시원 화재 피해자 중 절반은 다시 고시원으로 돌아갔다. 임대주택의 보증금이나 이사 비용 등을 부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제공하는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다시 세간살이를 마련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다. 정부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뤄지는 일시적인 대책이 아닌 주거취약 계층을 위한 장기적인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 114만 가구도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아야 하는 국민이기 때문이다. 일시적 대책만 도입하는 것은 이들을 안전으로부터 소외시키는 행위다. 주거권 보장이라는 목적 아래 주거급여, 공공임대주택 지원 등의 추진이 긴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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