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보기PDF 561호 update 2018.12.10 월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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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로드샵들, 올리브영에 속수무책
가까운 거리·과도한 경쟁·특색 잃은 제품이 원인
2018년 12월 10일 (월) 02:51:48 조수연 syeon0103@hs.ac.kr
   
 
   
 

56번 버스를 타고 우리 학교 정문을 향하다 보면 좌우를 불문하고 편의점이 입점해 있다. 처음에는 왼쪽의 GS25가 보이고, 뒤이어 미니스톱 마지막은 맞은편 CU가 모습을 드러낸다. 송암관과 성빈학사 부근 편의점은 심지어 세븐일레븐이다. 우리 학교만해도 이렇게 편의점이 많은데 이보다 유동 인구가 더 많은 곳은 한 걸음 마다 편의점이 보인다고 할 정도다. 지난 4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편의점 자율규약 제정안을 승인한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편의점 자율규약 제정안은 편의점 개점 거리를 지역에 따라 최소 50~100m 이상으로 제한하는 방안이다. 공정위가 위와 같은 편의점 자율규약 제정안을 승인한 이유는 간단하다. 2011년 2만 1000여개였던 전국 편의점 수는 2016년 3만 2000여개로 증가했다. 이처럼 급격히 늘어난 편의점 수로 편의점 업계 간 과당경쟁이 벌어지면서 많은 편의점이 경영난에 허덕이자 정부가 규제에 나선 것이다.

로드샵도 이와 비슷한 과당경쟁으로 최근 실질적 위기에 직면했다. 미샤·토니모리와 함께 1세대 로드샵 중 하나였던 스킨푸드가 직격으로 피해를 입었다. 계속되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지난 11월 8일 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것이다. 미샤는 지난해 사모턴드에 인수되는가 하면 토니모리는 사옥을 매각하는 절차를 밟기도 했다. 대기업 산하에 있는 로드샵은 다른 중소 로드샵에 비해 상황이 낫기는 하지만 매년 꾸준히 실적이 감소하고 있다. 국내 1위 로드샵인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는 올 상반기 매출이 3223억으로 전년대비 8.4% 하락했다. 영업이익 또한 전년보다 12.8% 하락한 598억원에 그쳤다.

대외적으로 로드샵들은 매출의 큰 핵심이었던 중국 시장에서 발을 빼야 하는 상황을 맞이해야만 했다. 2015년 메르스 사태가 발생하면서 국내로 들어와 화장품을 대량 구매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수가 줄었다. 그 다음 해인 2016년부터는 사드 문제로 중국과 사이가 틀어지면서 많은 한국 기업들의 중국시장 진출에 제약이 걸린 것이다.

1세대 로드샵의 성공으로 수많은 중소 화장품 브랜드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이들은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세워 상당한 광고비를 투자하거나 과도한 세일 경쟁을 벌였다. 백화점 입점 브랜드의 화장품보다 자사 제품들이 훨씬 저렴하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화장품 성분 분석 어플인 ‘화해’ 등이 인기를 끌면서 로드샵 화장품 제품들에 유해 성분이 있다는 것이 몇 차례에 걸쳐 드러났다. 이는 로드샵 화장품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무너지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틈만 나면 열리는 세일로 인해 가격 경쟁력을 잃게 했다.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를 한 곳에 모아놓은 CJ올리브영과 같은 H&B(헬스&뷰티)점포의 인기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올리브영의 독주는 무서울 정도라는 게 업계의 전반적 반응이다. 올리브영은 올해 상반기에만 799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2015년 전국 500여개에 불과했던 매장은 올해 들어 1100여개를 훌쩍 넘겼다.

올리브영에서 국내외 여러 브랜드의 화장품을 비교 후 구매할 수 있으니 소비자들은 자연스레 올리브영을 더 선호하게 됐다. 굳이 각각의 로드샵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화장품을 구매할 수고를 덜어도 되는 것이다.

지난 3일 만난 우리 학교 경영학과 오창호 교수는 “최근 소비자들은 특정 브랜드를 위해서 특정 점포만 가서 물건을 구매하는 걸 피곤해한다”며 “모든 물건을 한군데 모아놓은 드럭스토어가 성공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화장품 시장의 이러한 흐름을 ‘아코디언 이론’으로 설명했다. 우리나라 화장품 시장은 초기 방문판매의 성행에서 종합점포로 유행이 바뀌었고 다시 전문점인 로드샵 성공 후 최근 드럭스토어가 인기를 얻게 됐다. 이 흐름이 꼭 아코디언의 주름이 펴졌다 오므라지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앞으로 로드샵이 펼쳐야 할 전략에 대해서 “제품 개발에 힘을 써서 각 브랜드만이 가질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과자할인점, 아이스크림할인마트, 츄러스가게 등은 짧은 유행 기간 동안 골목마다 생겨났다 몇개월 만에 모습을 감췄다. 이제 이러한 가게들은 거리 제한을 걸 필요도 없이 눈에 띄게 가게 수가 감소했다. 거리가 가까워 경쟁이 심화되면 규제를 통해 떨어트려 놓으면 된다. 정부와 편의점 업계의 현재 최선책은 그것이다. 화장품 시장에서 소비자들은 헬스와 뷰티를 한 번에 아우르는 화장품 소비를 선호하고 있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은 아리따움을 H&B샵으로 전환시켰다. 이처럼 로드샵들은 화장품 시장의 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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