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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달나무 그늘, 김홍도의 시선이 머무는 곳
2018년 12월 10일 (월) 02:58:55 박시원 swdri@hs.ac.kr
   
 
   
 

<김홍도 Alive : Sight, Insight>는 조선 시대 중인 화가 김홍도의 시선에서 본 세상을 미디어의 눈으로 재해석했다. 전시는 천재 화가 김홍도의 시선을 따라 다섯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다. 구간마다 어울려 재생되는 음악은 테마를 더 다채롭게 한다. 전시장에 들어가면 자화상과 <월하취생도>, 이를 미디어아트로 해석한 작품을 먼저 관람할 수 있다.

첫 번째 구간 타이틀은 ‘박달나무 언덕’이다. 김홍도의 호 ‘단원’의 뜻으로 예술가들의 모임 장소기도 했다. 입구서부터 늘어선 사각 액자형 조형물은 끝의 박달나무 영상과 조화를 이뤄 언덕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느낌을 준다. 회화작품으로는 <강세황의 초상>, <단원도>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두 번째 구간으로 들어서면 규장각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웅장한 스크린이 관람객을 압도한다. ‘궁궐’이라는 제목답게 왕의 행차를 그린 <화성원행 반차도>와 정조, 김홍도의 SNS 대화를 미디어아트로 표현한 작품이 전시돼 있다.

정조를 위해 김홍도가 직접 다녀와 그린 <금강산 진경산수화>는 3구간에 있다. 섬세하게 묘사된 여러 장면이 하나로 모여 정교함을 강화한다. 맞은 편 영상은 산 위를 나는 것처럼 표현돼 장엄함 또한 놓치지 않고 나타낸다. 김홍도의 시선 변화는 ‘저잣거리’구간서부터 눈에 띄게 드러난다. 선비, 왕실에 뒀던 그의 시선은 백성으로 옮겨가 그 풍경을 해학적으로 그렸다. 현재 프랑스 기메 박물관이 소장 중인 <행려풍속도 8곡병>은 풍성한 색감으로 표현된 백성의 삶과 양반 풍자를 그린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했다.

마지막 ‘단원의 방’은 그의 내면을 그린다. <포의 풍류도>의 선비는 베옷을 입고 버선조차 신지 않은 채 자유롭게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예술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김홍도 내면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이다. 그의 생애 마지막 작품으로 추정되는 <추성부도>는 그 옆에 자리했다. 이전의 섬세하고 강한 그림체로 표현한 작품과 달리 고독한 분위기가 눈길을 끈다.

단원 김홍도의 활동 초기 작품들은 선비로서의 모습과 위상을 강조했다. 그가 젊은 시절 사용했던 호 ‘사능(士能)’이 그의 신조를 보여준다. 그러나 세월이 지난 뒤 그의 시선은 풍류가 아닌 인생의 쓸쓸함을 향했다. 계급을 뛰어넘는 그의 천재성도 인생이 다하는 것을 막지 못한 것이다. 전시 끝 무렵 전해지는 고독과 인생무상은 관람객이 김홍도가 생애 말기에 사용한 호 ‘단원’에 주목하게 한다. <김홍도 Alive : Sight, Insight>는 2019년 2월 24일까지 전시된다. 이 기간 전쟁기념관을 방문하면 김홍도와 함께 박달나무 그늘에서 그의 시선으로 정취를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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