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보기PDF 561호 update 2018.12.10 월 03:23
> 뉴스 > 문화 > 책을 읽자
     
이것은 이국종만의 <골든아워>가 아니다
2018년 12월 10일 (월) 02:59:40 길성은 gilbona@hs.ac.kr
   
 
   
 

사지가 으스러지고 내장이 터져 나간 사람들과 마주하는 외상외과에서 ‘시간이 생명이다’는 단순한 말일 수 없다. 중증외상 환자는 사고 직후 1시간 이내에 전문 의료진과 장비가 있는 병원으로 이송돼야 한다. 이 시간을 ‘골든아워(golden hour)’라고 부른다. 아주대학 외상외과센터장 이국종 교수(이하 이 교수)는 언론을 통해 이를 강조했고 지난 10월 5일 그의 저서 <골든아워>가 출판됐다. 총 2권으로 구성된 이 책은 2002년부터 2018년까지 이 교수가 바라본 우리나라 의료 현실을 담아내 연일 베스트 셀러 상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이 교수는 현재 한국인들로부터 가장 존경받는 의사 중 하나다. 그는 지난 2011년 ‘아덴만 여명작전’에서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을 살려내 화제가 됐다. 이로 인해 중증외상 치료의 중요성이 세상에 알려졌다. 더불어 외상 외과 분야가 의료계에서 찬밥 신세라는 불편한 진실마저 드러났다. 그런 의미에서 <골든아워>는 우리나라 의료 현실에 대한 냉정한 보고서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의 중증외상 분야가 불모지나 다름없을 만큼 취약하고 말한다.

이 책에는 단 한 생명도 놓치지 않으려는 외상센터 의료진들의 분투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 1권은 이 교수가 미국과 영국의 외상센터 연수를 통해 국제 표준의 외상센터를 경험하고 국내에 도입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외상(外傷)을 입은 환자들은 대부분 블루칼라(Blue Collar) 계급이다. 위험한 사고에 노출되기 쉬운 육체노동자와 가정폭력피해자가 대표적이다. 이 교수는 이처럼 소외된 사람들이 사회적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말하며 말로만 노동자를 대변하고 정작 현실에 관심 없는 정당을 비판한다.

이 교수는 2권에서 아주대병원이 경기남부권역 외상센터로 지정된 이후에도 여전히 열악하다고 말한다. 원칙대로라면 환자는 골든아워 즉, 60분 안에 병원에 도착해야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환자이송에만 245분이 걸린다. 응급환자가 즉시 치료받을 수 있는 권역외상센터가 전국에 단 9곳뿐이기 때문이다. 또 독일, 일본 등 해외에서 ‘닥터헬기’가 이미 표준 의료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지만 우리나라는 각종 법 규제와 민원으로 뜨지 못하고 있다.

스스로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국종 교수는 영웅내지는 위인이 됐다. 그러나 그는 그저 자기 일을 하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오히려 자신에게 쏠린 대중적 관심을 한국 의료계 개선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책은 자신의 업적을 자랑하거나 뽐내는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이국종 교수는 <골든아워>를 통해 한 의사의 외로운 사투만으로는 국내 의료 시스템 개선이 어렵다는 점을 독자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 HIM(http://him.hs.ac.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HIM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경기도 오산시 양산동 한신대학교 한신의 HIM | TEL : 031-379-0321 | FAX : 031-379-0323 | 상호 : 한신의 HIM
청소년보호책임자 :
Copyright 2007 HIM. All rights reserved. webmaster@him.h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