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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수술 자행하는 의료계 민낯
무면허 의료행위에 강력한 처벌 필요할 때
2018년 12월 10일 (월) 03:04:44 채수민 ​​​​​​​
   
 

지난 5월 부산 영도구 소재 모 정형외과에서 어깨 수술을 받은 환자가 뇌사판정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조사결과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의사 없는 수술실에서 수술을 집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병원장 A씨는 의료기기 영업사원 B씨에게 지속적으로 대리 수술을 지시했다. A씨는 B씨가 수술을 하는 동안 외래진료를 봤으며 B씨는 1년 동안 무려 9차례나 수술을 집도했다고 한다. B씨에게 수술 받은 환자는 전신마취 회복과정에서 깨어나지 못해 결국 사망했다.

병원장 A씨, 영업사원 B씨, 간호사 등 7명은 지난 8월 30일 검찰에 송치됐다. 이들은 조직적으로 의료사고를 은폐해왔다. 병원 원무부장은 환자 수술 전 동의서 서명을 위조하고 간호조무사는 진료기록을 조작했다. 검찰 조사결과 의료기기 판매사원은 해당 의사를 상대로 영업을 해야 해 대리수술 요구에 응했다고 밝혔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이들이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무면허 의료행위를 무마하려고 했다는 점이었다.

이들의 행태는 국민적 공분을 샀으나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병원장 A씨가 의료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지만 일주일 만에 풀려 났기 때문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A씨는 풀려난 지 열흘 만인 지난 9월 17일부터 진료를 재개했다. 병원 측은 “오늘(17일)부터 정상진료 합니다. 그동안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성심을 다해 모시겠습니다”라는 공지문도 내걸었다. A씨가 해당 병원에서 영업 재개 후 모든 진료를 봤다는 사실도 폭로됐다. 논란이 일자 병원 측은 이틀 만에 다시 문을 닫았다.

A씨가 병원 영업을 재개할 수 있었던 이유는 현행법에 위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가 끝나지 않았기에 A씨의 의료 행위는 불법이 아니다. 이처럼 현행의료법은 허술한 부분이 많다. 현행의료법에 의하면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하도록 둔 경우 1년 이내의 면허정지 처벌만 이뤄진다. 면허 취소는 현행법상 의료 분야와 관련된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만 해당된다. 살인이나 성범죄 같은 중범죄를 저질러도 의료행위와 관련 없으면 의사면허를 취소할 수 없다.

범죄를 저지른 의사에 대한 처벌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의사 면허 정지나 취소가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범죄가 명백히 밝혀져 처벌을 받았을 때도 의사면허는 대부분 유지된다. 국회 보건복지 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의사면허 재교부 신청 및 신청 결과’ 자료를 공개했다. 해당 자료에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 재교부 신청 41건 중 40건이 승인됐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중 25건은 면허대여와 대리수술 사례였으며 신청자 중 97%가 의사면허를 복권 받았다. 의사가 소위 ‘철밥통’ 직업으로 불리는 이유다.

이에 수술실에 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의료과실이나 대리수술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CCTV 영상물은 강력한 증거로 채택될 수 있다. 그러나 의료계 일선에서는 회의적인 태도를 내비쳤다. 수술실 CCTV설치가 의료인의 진료 위축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의료진과 환자와의 신뢰관계가 무너지는 최악의 결과를 빚어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렇듯 환자와 의사 간 입장 간극은 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대한정형외과학회는 지난 11월 21일 부산 영도구 소재 모 정형외과 의사에 대한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기존 회원 징계 규정에 따라 의료평가윤리위원회와 이사회 심의를 거쳐 제명 처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 이태연 차기회장은 “최근 정형외과학회에서 부산 대리수술 의사에게 ‘제명’이라는 최고 수준의 징계를 내렸다”며 “앞으로도 회원들이 윤리적으로 문제되는 일 없도록 힘쓸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그러나 수술실 CCTV 설치에 대해 의료진과 환자의 사생활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태라고 비판하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우리는 몸이 아플 때 곧장 병원을 찾아가곤 한다. 전국 병원서는 매일 수천 건의 수술이 진행되고 있다. 당연하게도 모든 환자는 면허를 소지한 의사에게 수술을 받아야 한다. 이는 환자의 기본 권리다. 그러나 암암리 행해진 비의료인의 수술 행태가 수면 위로 떠올라 다시금 사회적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대한정형외과학회의 처분이 과연‘최고 수준의 징계’가 될지 일시적인 미봉책일 뿐인지 현재로써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의료계가 지금을 모면하고 앞으로는 같은 관행을 이어나가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환자는 ‘진짜’ 의사에게 치료받고 내 몸을 지킬 권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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