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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속 시동 건 카카오 카풀, 택시업계 목소리 경청해야
2018년 12월 10일 (월) 03:05:52 길성은 gilbona@hs.ac.kr
   
 
   
 

카카오 교통서비스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이하 카카오)가 지난 7일 ‘카카오T 카풀’ 앱을 출시했다. 베타 서비스로 출시된 이 앱은 카카오가 무작위로 선정한 소비자들이 우선 이용 가능하다. 정식 서비스는 오는 17일부터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몇 달간 지속됐던 택시업계와의 갈등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0월 16일 카풀 서비스 준비를 위해 ‘카카오T 카풀 크루’ 앱이 사전 출시되자 택시업계에서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택시업계 종사자들은 즉각 성명을 내고 ‘카카오는 대리운전 업계에 진출한 것도 모자라 카풀 서비스까지 문어발식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택시업계를 죽이는 것이 재벌의 골목상권 침범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비판했다. 또한 생존권 사수를 외치며 집단 파업과 대규모 시위를 이어가기도 했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택시업계 4개 단체로 구성된 ‘불법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지난 11월 18일과 22일 두 차례에 걸쳐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붉은색 머리띠를 두른 참가자들은 “서민 택시 파탄 주범 불법 카풀 몰아내자”는 구호를 외쳤고 그중 15명은 삭발까지 단행했다.

이런 택시업계의 행보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는 카풀 서비스 실행을 결정했다. 카풀은 출퇴근 시간에 목적지나 방향이 비슷한 사람끼리 함께 이동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카카오는 지난 2월 카풀 스타트업 ‘럭시’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카풀사업에 발을 들였다. 카카오 정주환 대표는 “출퇴근과 심야시간대 택시 승차난이 심각하다”며 카풀 서비스의 필요성을 강조해 택시업계가 주장하는 생존권 위협을 해명했다. 최근 발간된 2018 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이하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11월 20일 오전 8시부터 1시간 동안 카카오택시 호출이 20만5000건에 달했다. 반면 당시 배차를 수락한 차량은 3만7000대에 불과해 소비자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택시 호출의 80% 이상이 공급되지 않은 것이다. 또 카카오는 카카오T 앱을 통해 택시기사들의 소득이 올랐다고 말했다. 리포트에 의하면 카카오택시 서비스 출시 초기인 2015년에 비해 월평균 41만 원에서 올해 96만원으로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카풀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논란이 돼왔다. 세계적인 카풀 업체 ‘우버’가 2013년 8월 자가용 카풀 서비스를 시작했다가 서울시와의 마찰로 겨우 1년반 만에 사업을 접은 바 있다. 또 ‘콜버스’는 2016년 7월 전세버스를 활용한 심야 운송 서비스를 내놨다가 규제 탓에 주력사업을 바꿨다. 출퇴근 시간대에만 제공하던 카풀 서비스를 2017년 11월 24시간제로 확대한 플러스는 형사 고발까지 당했다.

기존 사업자의 기득권 보호를 위해 만들어 놓은 틀에 묶인다면 시장진입 과정에서 규제와 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카카오 카풀 서비스 논쟁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현재 출퇴근 시간대 카풀 서비스는 합법이다. 그러나 출퇴근 시간에 대한 기준이 모호해 정부가 이를 규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존재한다. 이처럼 계속되는 대립과 논란에도 갈등을 중재해야 할 정부는 마땅한 대안을 내놓지 못 하고 있다. 오히려 오락가락한 정책에 국민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현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카풀 금지 규정을 담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상정돼 있고, 택시업계는 생존권을 이유로 카풀 금지를 촉구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연말연시 택시 수요량 증가와 맞물려 카풀 수용에 대한 요구는 급증하고 있다.

출퇴근 시간대 택시 수급 불균형뿐만 아니라 택시 서비스와 승차거부에 택시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은 세계적 신산업인 카풀이 새로운 편의를 가져다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카풀을 무작정 정부에서 제지하기는 어려운 노릇이다. 그러나 카풀 서비스가 확산될수록 택시업계의 수입이 줄어드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생계가 직결된 그들에게 무작정 카풀을 받아들이라 강요할 수는 없다. 현재 정부는 대책을 미루고만 있다.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TF팀과 국토교통부는 최근 방안을 하나 내놨다. 카풀 서비스 이용 시간을 제한하고 논의를 거쳐 내년에 출시하라는 것이다.

이보다는 초기 단계부터 발 묶여 있는 카풀 서비스를 제대로 검토해 새로운 대책을 제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택시기사의 생존권을 보장하면서도 시민의 편의를 증대하는 정부의 합리적인 중재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오는 17일부터 정식 카풀 서비스를 운영할 카카오의 책임도 막중하다. 소비자 편익을 위해 카풀 서비스를 운영하는 카카오와 대책 마련에 안일한 정부는 택시업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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