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학 (철학‧4)
김영학 (철학‧4)

지난 3월 8일 49세 경비노동자가 나흘에 걸쳐 62시간 근무를 하다가 과로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주 52시간제인 현행 제도에 따르면 이는 명백한 불법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주 69시간 근무제’에서는 지극히 합법적인 노동에서 사망한 단순 병사로 기록될 예정이다.

'주 69시간 근무제'는 어떤 법인가. 법정 최대 근로 시간을 현행 52시간에서 69시간으로 연장하는 내용이 담겨있는 개편안이다. 개편안을 내놓은 정부 입장은 일주일에 69시간을 몰아서 일하고 이후 장기휴가를 독려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대부분 직장인은 당장 주어진 휴가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휴가를 늘린다고 과연 그만큼 쉴 수나 있을까? 심지어 개편안에 따르면 64시간 이내로 근무할 때 잠을 자지 않고 연속으로 일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렇게 이해하기 어려운 생각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 것인지 묻고 싶다.

선택적으로 유연하게 일할 수 있다는 정부의 말에 노동자는 없다. 정부가 말하는 노동의 유연성은 고용주인 기업 입장에서의 선택이다. 그렇기에 노동자는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또한 그 선택조차 더 오래 일할 수 있는 선택일뿐이지 더 적게 일할 수 있는 선택은 존재하지 않는다.

‘주 52시간제’를 시행하고 있는 지금도 한 해 최소 500명의 노동자가 과로로 사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 69시간 근무제’를 시행하면 얼마나 더 많은 노동자가 죽어 나갈지 매우 우려된다.

이런 정책을 내놓은 정부가 한 말이 더욱 황당스럽다. 정부는 ‘청년이 원해서’라는 말을 한 것이다. 노동자를 죽이는 이유로 청년을 들먹이고 있다. 기존부터 MZ세대를 운운하며 나라까지 팔아먹고 있는 윤석열이 이제 노동자를 죽이는 정책을 세우며 청년을 방패삼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이러한 정책을 기업이 악용하면 어떡하냐는 질문에 대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의 답변이 가관이다. ‘요즘 MZ세대는 기성세대와 달리 '부회장 나와라, 회장 나와라, 성과급이 무슨 근거로 이렇게 됐냐'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권리 의식이 굉장히 뛰어나다’라고 말했다.

이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인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의 답변에 따르면 요즘 청년들은 권리 의식이 뛰어나기 때문에 휴가와 임금을 회장, 부회장에게 따질 수 있다는 말이다. 이 말은 청년들에게 알아서 권리를 찾으라는 말과 전혀 다르지 않다. 당연한 권리조차 스스로 찾으라고 말하는 윤석열에게 우리가 더 이상 무엇을 기대할 수 있단 말인가?

윤석열은 후보 시절부터 주 120시간을 이야기할 정도로 악질이다. 최악의 노동관으로 노동자들의 삶을 최악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일주일에 120시간을 일하는 게 가능하다는 망상에서 나온 정책이 바로 ‘주 69시간 근무제’다. 결국은 그 정책을 실제로 이행해야 하는 노동자들만 죽어 나갈 뿐이다.

윤석열은 노동자를 노동자가 아니라 노예로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을 죽이기 위해 청년을 방패막으로 삼고 있다. 이는 단단한 착각이며 청년은 결코 그런 세상을 바라지 않는다. 윤석열의 세계관에서 국민은 없다. 어떻게든 국민을 죽이며 자신의 이익만을 도모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매주 토요일마다 수원역, 시청역을 비롯한 전국에서 윤석열 퇴진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일본에 나라를 팔아먹고 청년을 죽이고 이제는 노동자까지 죽이려 하는 윤석열을 퇴진시키기 위해 대학생들도 사회변혁의 길에 앞장서야 한다. 함께 외치자! 세상의 주인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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