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서 수습기자
| 박준서 수습기자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지난달 23일에서 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18~29세 중 무당층 답변이 4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세대의 높은 무당층 비율은 오랫동안 이어져 온 경향이지만 최근 몇 달간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도 2030세대는 ‘스윙보터’로 정치권의 관심을 받았다. 같은 맥락에서 이들은 총선의 결과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세대는 무당층 증가가 특히 높지만, 전체 세대의 기존 양당 지지에 대한 확고한 경향 역시 약화했다. 지난해 대선 국민의 힘이 호남 지역에서 역대 최고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등 지역에 따른 정치 성향도 옅어지고 있다.

이는 정치권에 대한 신뢰 추락과 정치적 갈등의 결과다. 정치인이 자신의 권력을 사적 이익에 사용하는 모습과 보여주기식 정책에 공들이는 행태는 정치권에 대한 신뢰를 짓밟았다. 더불어 거대 정당이 보통 지지층과 거리가 먼 당내 극단적 세력을 강력한 지지기반으로 삼아 포용하는 모습은 정당에 대한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정치를 극단적인 것으로 여기게 만드는 매체들은 정치에 대한 반감을 더한다. <진보가 가짜뉴스에 더 쉽게 낚였다, 특히 유튜브 보는 5060>은 지난달 18일에 개시된 중앙일보 기사 제목이다. 이 기사는 진보, 보수 성향이라고 답한 조사대상자들에게 신뢰도 편차가 있는 질문을 제시한 설문조사를 인용해 양당 중 민주당 지지층이 국민의힘 지지층보다 확증편향 층이 2배 많다고 주장한다. 신중하게 발언해야 할 대형 언론이 여론을 둘로 나누고 갈라치기하고 있다.

2030세대가 자주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역시 갈등 심화에 불을 붙였다. 익명성을 빌려 극단적 의견을 쉽게 표현하고 소수 의견이 커뮤니티 여론을 지배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는 갈등과 혐오의 확성기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오프라인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대선 정치권에서 등장한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과 2번남 같은 용어는 그 바탕에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의 폐해와 영향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무당층 역시 유권자다. 정치가 혐오스럽더라도 우리의 앞날을 좌지우지하는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치인들이 내뱉는 메시지와 공약 소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로서 능동적인 위치를 점해야 한다. 이대남, 586세대 등 정치적 언어와 편견을 부수고 나와 주변 사람들과 진지한 정치적 토론에 나설 때다. 이런 논의를 바탕으로 자신의 정치적 요구를 공동체와 정치인들에게 표현해 정치권에서 진실한 청년들의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

현 국회에선 재산비례 벌금제 등 공정과 관련된 법, 노동법 등 우리의 삶과 직접적 연관이 있는 법안들이 정쟁으로 유야무야 계류 중이다. 기사를 쓰는 현재 국회에서 발의된 법률안 21,718건 중 처리된 법률안은 6,549건으로 발의된 법안 중 30.15%이다. 건강하고 일 잘하는 국회를 위해서는 결국 시민들의 투표와 여론이 필요하다. 총선까지 능동적이고 소신 있는 한 표를 준비하자.

※ 위 칼럼은 기자 개인의 생각으로, 

<한신학보>전체의 방향성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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