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람들에게 “학보사 알아?”라는 질문을 던지면 돌아오는 대답은 “그게 뭐야?”이다. 학교 신문부라고 설명하면 되돌아오는 대답은 또 늘 한결같다. “우리학교에 신문부가 있어?”

학보사에서 기사를 쓴다는 것은 언제나 외롭다. 잘 알려지지 않은 기관이라는 것 누구보다 잘 안다. 학교 소식과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언제나 노력하지만 가끔은 서글픈 감정도 든다. 기자를 모집하기 위해 공고를 내도 신청자는 늘 적고 기자 추가모집을 하기 위해 전대 국장들이 쉴 틈 없이 홍보하는 모습을 보아왔다. 그렇지만 결과는 늘 인원 부족, 겨우 인원 채운 학보사로 이번 학기도 이어져 나간다.

인원이 적은 만큼 각자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해 끝마쳐야 한다. 각자 할 수 있는 한계선만큼의 일을 도맡아 진행하기에 한 명이 무너지면 도미노처럼 우르르 무너진다. 그래서 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애써온다. 내가 조금이라도 늦장 부리면 마감날 다른 사람들이 피해 보기 십상이다. 

적은 인원으로 많은 양을 해내기에 있는 인원으로 최대한 짜내본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착취한다. 이로 인한 결과는 기자들의 피로 누적과 과로로 병원에 다니면서까지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한다. 이렇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기자가 있지만 모든걸 내려놓고 책임을 회피하며 중간에 사라지는 기자도 있다. 앞선 상황이 발생하면 남아있는 기자들에게 악순환의 연속이 이어진다. 그렇게 비워진 기자들의 자리를 또 옆에 있는 다른 기자가 메꾸기 위해 자신을 혹사하며 일을 진행한다. 

기본적인 연락도 없이 사라진 기자들을 향한 원망이 없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하면서 하염없이 다시 돌아오길 희망하는 내 모습을 보고 학보사에 이만한 가치를 투자하며 맘 상하게 계속 있을 필요가 있을까에 대한 고민도 했다. 

한순간 모든 연락을 끊고 사라진 사람이 한 명이 아니라는 사실에 절망적이지만 이를 채우기 위해 막중한 임무에 더 최선을 다한다. 책임감이란 단어는 막중하고 무겁다. 자신이 행사하는 모든 행동의 결과를 부담하는 것 책임을 다한다는 뜻이다. 모든 행동에는 결과가 반드시 따르기 마련이다. 이러한 행동을 결정하기에 앞서 무책임하게 도망치며 앞으로의 나머지 일에는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일지 의심된다. 

학보사에서는 늘 책임감이 있는 사람들과 일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 일로 책임감이 있느냐, 없느냐에 대해 판단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니까, 남아있는 사람들끼리 최선을 다해 이번 602호도 마무리한다.

하나의 조직 생활에서 사람, 소통, 배려를 저버린 사람에게 희망이 계속 건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같이 일하는 사람에 대한 배려, 예의, 존중에 대한 자세를 다시 한번 더 생각해 보길 바란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한신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