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예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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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날을 알 수 없는 개화기 조선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내는 인물들의 고군분투를 담아낸 뮤지컬 <곤 투모로우>가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지난 8월 12일에 막을 올린 <곤 투모로우>는 오태석의 희곡 <도라지>를 원작으로 상상력을 더해 새롭게 재창조한 뮤지컬이다. 2016년 초연에 이어 2021년에 재연을 통해 두터운 마니아층을 자랑한다.

이번 시즌은 대극장으로 돌아와 무대장치와 영상 디자인을 보완해 화려하고 웅장한 연출을 선보인다. 초연 창작진인 예술감독 이지나와 연출가 이수인 등도 함께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극의 배경은 1880년대 청나라와 일본, 서구열강들의 이권 쟁탈에 시달리며 나라가 안팎으로 혼란스럽던 조선이다. 주인공인 ‘김옥균’이 조선을 개혁하기 위해 갑신정변을 일으키며 이야기는 시작한다. 그러나 개혁은 삼일만에 실패하고 김옥균은 도망치듯 일본으로 망명한다.

위태로운 왕 ‘고종’은 왕권을 지키기 위해 개혁의 실패한 김옥균을 암살할 계획을 세운다. ‘한정훈’은 김옥균을 암살하라는 고종의 명을 받고 프랑스 유학생 홍종우로 위장해 그에게 접근한다. 그러나 그의 신념을 존경하게 되면서 개혁의 뜻을 이어받는다. 그사이 부패한 총리인 ‘이완’이 조선을 장악하고 조선의 정세는 기울어 힘을 잃어간다.

급격하게 변하는 시대 속 세 인물의 갈등과 혼란스러운 감정선을 따라 극은 진행된다. 넘버 <조선의 붕괴>에서 “잠들면 그곳에 갈 수가 있나, 무너져 가는 세상 이제 어디로 가나”라는 가사를 통해 개혁에 대한 열망과 동시에 무너져 가는 나라에 대한 무력감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배우들의 연기는 인물들의 감정선을 탁월하게 그려냄과 동시에 화려한 무대장치와 웅장한 군무로 관객의 몰입을 돕는다. 조선과 일본의 힘의 위치를 무대 높낮이로 연출해 위압감을 주면서 당시 힘없는 조선의 상황을 역동적으로 표현했다. 총과 칼이 등장하는 격투 장면에서는 조명과 군무로 무대를 꽉 채워 실감 나는 상황을 연출한다. 영상과 앙상블 등 다양한 극 요소들 또한 풍성하게 구성돼 영화적 연출을 연상시킨다.

<곤 투모로우>에서는 나라의 주권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과 내일에 대한 두려움,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열망이 절실하게 느껴진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무겁지만, 꼭 기억해야 할 이야기들을 촘촘하게 풀어낸다.

자주독립의 쟁취, 불꽃처럼 크게 타올랐던 개혁과 항쟁 의지를 통해 큰 울림을 선사하는 <곤 투모로우>는 다음 달 22일까지 서울시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만날 수 있다.

이서연 기자 noyoeseel@h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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