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학부 학생들이 간담회 후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 신학부 학생들이 간담회 후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지난달 26일 한신대 채플실에서 이태원 참사 1주기를 기억하고자 간담회가 진행됐다. 이태원 참사는 지난해 10월 29일 이태원에서 시민 159명이 사망한 대형 압사 사고다. 10·29 이태원 참사 수원대책위원회 및 한신대 신학과 주관으로 개최된 이번 행사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 5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필수 참석 인원인 신학과 학부생을 비롯해 참석 희망자는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 가능했다. 간담회는 묵념 ▶참석자 소개 ▶질의응답 등의 순서로 구성됐다.

간담회 시작에 앞서 희생자에 대한 묵념이 있었다. 참석자들은 안타까운 희생을 애도하는 마음으로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묵념이 끝난 후 사건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영상을 시청했다. 묵념과 영상 시청이 끝나고 유가족과 본격적인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는 신학과가 사전 준비한 질문에 대한 유가족 답변으로 진행됐다. 처음 질문은 “참사 당시 고인의 소식을 어떻게 접했는가?”였다. 유가족들은 각각 병원, 지인 연락 등 다양한 경로로 소식을 접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유가족은 사망 사실이 신속하게 전달되지 않은 점에 대해 정부의 위기관리 시스템을 문제 삼았다.

“국가가 유가족에게 도움을 주거나 지원한 것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김호경 씨(故 김의현 씨 어머니)는 “정부는 유가족이 지원을 따로 요청하지 않으면 별도로 지원해주지 않았다”라며 억울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또한 함일송 씨(故 함영매 씨 오빠)는 “대통령, 시장 등 사건 관련자들이 유가족을 공식적으로 만난 적이 한 번도 없다”라며 정부의 무성의한 대처에 불만을 드러냈다.

김호경 씨는 청년들이 참사 당시의 진실을 기억하고 전파했으면 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임익철 씨(故 임종원 씨 아버지, 10·29 이태원 참사 수원대책위원회 경기남부지부장)도 대한민국이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특별법 제정 노력에 국민들이 연대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유가족은 나름의 조직을 갖추고 활동 중으로, 특별법 제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음을 알렸다. 또한 오는 10월 29일 일요일 이태원역 1번 출구 골목에서 4대 종단 합동 기도회 후 행진 예정이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유가족은 언론의 역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들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행사들이 언론에 잘 보도되지 않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언론이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언론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번 간담회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의 입장을 듣고 연대하기 위한 모임으로 신학과 주도하에 진행됐다. 김동호 신학과 학생회장은 지난 9일 <한신학보>와의 인터뷰에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끝까지 잊지 않고 기억하며 움직여야 한다“라며 연대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경기도에는 아직 이태원 참사 대책과 관련한 단체가 꾸려지지 않았다. 경기도의 대학 여러 곳에 간담회 요청이 들어왔지만 다들 거절하고 우리 학교에서 간담회가 개최됐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픈 자들을 감싸줄 수 있는 우리 학교 학우들이 되길 바란다.

▲ 참가자가 유가족에 대한 위로의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 참가자가 유가족에 대한 위로의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김주성 기자 kimjs20020426-@h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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