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빈학사 앞마당에서 학생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 성빈학사 앞마당에서 학생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우리 학교 기숙사 축제가 1일부터 이틀간 열렸다. 3년 만에 열린 축제의 주제는 ‘청춘에게 행운을’이다. 38대 사생회 클로버(이하 사생회)의 이름에 걸맞은 의미를 담아 지친 일상 속 행운을 전하고자 했다. 코로나19 이후 처음 열린 기숙사 축제인 만큼 학생들의 많은 기대 속에 진행됐다.

기숙사에서 진행한 축제인 만큼 사생회비를 납부한 학생들에게는 특별한 혜택이 주어졌다. 축제의 꽃인 공연 관람을 위해 좌석 우선 선택과 아이스티를 제공하는 차별을 뒀다.

사생회에서 진행하는 부스 이외에도 한우리와 여러 동아리가 참여했다. 학생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이벤트도 진행됐다. 사생회가 꾸민 거울에서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리면 뽑기를 통해 상품 증정 시간을 가졌다. 바로 옆 클로버 오락실은 청개구리 가위바위보, 이어 말하기와 같은 게임에 참여만 해도 미니 간식을 받을 수 있었다.

부스를 운영한 사생회 양동건(신학·2)은 지난 1일 <한신학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 이후 첫 축제라 기획하는 과정이 힘들었지만 학생들이 즐겨주셔서 보람차다”고 소감을 밝혔다. 동아리에서는 민알과 몽당연필이 부스를 열었다. 몽당연필은 철사에 실을 감아 만든 모루 인형과 뜨개 클로버 키링을 판매했다. 몽당연필 동아리 회장 이지민(국어국문·3)은 “사생회 이름이 클로버여서 클로버 컨셉에 맞춰 열쇠고리를 준비했다”고 부스 운영 소감을 전했다.

해가 지고 오후 공연 관람을 위해 재정비 시간을 가졌다. 사회자 봉준일씨가 축제를 준비하느라 고생한 사생회 소개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1일 차 하이라이트는 동아리 메트로폴리스 무대였다. 다음 순서로 초청 가수 행로난이 무대를 꾸몄다. 행로난은 2021년 EP 앨범 <여명>으로 데뷔한 인디밴드다. 이번 축제에서 초신성, 호라이즌 그리고 에스파의 Dreams Come True 커버하며 학생들과 축제를 즐겼다.

첫날은 밴드의 무대로 구성됐다. 모든 무대가 끝나고 21시부터 24시까지 기숙사 일대에서 음주가 가능한 ‘행운주점’이 열렸다. 이날만큼은 기숙사 통금도 해제돼 자유롭게 축제를 즐기는 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페이더에서 그리즐리까지 학생과 가수가 함께 가꾼 무대

뜨거웠던 현장의 분위기가 전해진 것인지 둘째 날엔 더 많은 학생이 성빈학사에 모였다. 기숙사생만 참여할 수 있다고 알았던 학생들도 뒤늦게나마 축제에 참여했다.

1일 차와 마찬가지로 각종 부스와 푸드트럭이 준비됐다. 운세와 타로점을 본 카운셀러 부스는 입소문을 타 학생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2일 차 공연은 스탠딩으로 관람방식이 변경됐다. 무대 가까이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어 학생들은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사생회는 통제선 설치와 함께 적극적인 자세로 안전사고를 방지했다.

동아리 페이더와 D.I.O가 오프닝 공연을 맡았다. 특히 페이더는 자작곡 ‘GTA’를 공개하며 학생들의 열띤 반응을 끌어냈다. D.I.O도 화사의 Chili와 에스파의 Spicy 등 노래에 맞춰 안무를 선보였다.

이어 초청 가수 임재현과 그리즐리가 축제를 빛냈다. 임재현은 히트곡인 ‘조금 취했어’를 같이 부르며 학생들의 이름을 가사에 넣어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초청 가수 모두 오랜만에 대학 축제에 참여하게 돼 즐겁다며 학생들에게 꽃을 건넸다. 좋아하는 가수에게 꽃을 받은 학생들의 표정은 어두운 밤 속에서도 빛날 정도로 밝았다. 그리즐리가 바통을 이어받아 대표곡 ‘Beige coat’를 불렀다. 떼창을 하던 현장 분위기는 가수의 마음을 움직였다. 학생들의 호응에 감동한 그리즐리는 “다음에도 불러만 준다면 사비를 들여서라도 최소 1시간 공연하고 가겠다”고 말했다. 두 가수 모두 학생들과 함께하는 단체 사진을 찍어 대학 축제 인증사진으로 공연을 끝맺었다.

▲ 사생회 부스를 체험 중인 학생들
▲ 사생회 부스를 체험 중인 학생들

현장에서 학생들과 축제를 즐긴 김정현 생활관 과장은 지난 2일 <한신학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오랜만에 개최된 축제임에도 사생회가 전문적으로 잘 진행해줘서 놀람과 동시에 대견스러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축제는 기숙사 내부 응급상황으로 예정보다 일찍 종료됐다. 통금과 관련해서 혼란을 겪은 학생들도 있었지만 사생회의 적절한 대처로 추가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에 축제가 부활할 수 있었던 데는 성빈학사 열린마당 재시행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김성현 사생회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김성현 사생회장은 지난 4일 <한신학보>와의 인터뷰에서 “20년도 이후 후배들에게 추억과 기억을 남겨주고 싶었다”며 기숙사 축제를 다시 열게 된 이유를 밝혔다. 아울러 이번 축제를 위해 같이 고생한 사생회 임원들에게도 최선을 다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건넸다.

기숙사 앞에 셔틀버스 정류장과 주차장으로 인한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사생회가 직접 버스 직원과 교내 관리자에게 차량 통제를 부탁하는 등 축제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안전 문제에 특별히 신경썼다. 39대 사생회가 당선되면 성빈학사 열린마당은 계속될 예정이다. 3년간 우리 곁을 떠났던 기숙사 축제가 다시 우리 학교의 전통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이서연 기자 noyoeseel@hs.ac.kr

문종연 수습기자 foxhunter12@h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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