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빈곤가정의 아이들은 불쌍하지만 한없이 못마땅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이중적 이미지로 비친다. 그리고 사람들은 여기서 생각을 멈춘다. 가난한 환경의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하고 살아가는지에 대해 더 이상의 관심을 두지 않는다.

출처 |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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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는 빈곤 청소년이 어엿한 청년으로 성장하면서 겪는 문제와 우리 사회의 교육과 노동, 복지가 맞물리는 지점을 분석한다. 25년 경력의 영어 교사이자 청소년 정책을 연구하는 강지나 작가는 10년간 빈곤가정에서 자란 아이들과 꾸준한 만남을 이어왔다. 그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기반으로 장기적 빈곤층에서 성장한 아이들의 목소리를 책 속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책은 8가지의 에피소드를 통해 가족 문제와 진로 고민, 가출과 범죄 그리고 청소년의 노동 경험을 포함한 심층적인 이야기를 생생하게 기록한다. 또한 교육과 노동, 복지 정책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미래 방향성 제시로 내용을 이끈다.

저자는 경제학자 아마티아센의 말을 빌려 ‘빈곤은 단순히 낮은 소득이 아니라 기본적 역량의 박탈’이라고 주장한다. 가난한 가정에서의 성장은 삶에 제약이 많고 정신적으로 취약해지기 쉽다. 개인이 가치 있게 여기는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자유를 빼앗기도 한다.

세대를 잇는 빈곤의 대물림 문제는 사회 전반에서 구조적으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가난은 여전히 개인의 문제다. 가난을 이겨내지 못하는 것은 개인이 게으르고 똑똑하지 못해서 생기는 일이라고 치부되며 모든 책임은 개인에게 돌아간다. 빈곤으로 인한 불평등은 도처에서 작동 중이지만 우리는 이를 감지하지 못한 채 가난을 점점 더 어두운 곳으로 은폐한다.

빈곤은 계속해서 대물림되는 불평등한 사회구조이기에 개인의 결단과 성취 욕구만으로는 홀로서기 어렵다. 빈곤 청소년이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존재로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책임이 중요하다.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를 통해 빈곤 문제를 겪는 이들 앞에 놓인 사회체계와 교육체계의 문제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지원 정책이 다방면에서 이행되길 바란다.

김다미 수습기자 dami1219@h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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