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니스트 섀클턴이 이끄는 탐험대 단체 사진
▲ 어니스트 섀클턴이 이끄는 탐험대 단체 사진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일’은 삶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주제다. 사람들은 일생에 한 번쯤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다. 그 과정에서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의 괴리가 사람들을 고뇌에 빠뜨린다. 특히 대학생들은 이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이번 전시의 내용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서울에서 열리는 전시회 <회사만들기 : Entrepreneurship>는 기업가 정신을 통해 그들에게 한 가지 비전을 제시한다. 자신을 가둔 틀을 던져버리고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라는 것이다. 전시회는 사진이나 그래픽, 체험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이 메시지를 전달한다.

전시는 영국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 일화로 시작된다. 벽면을 둘러싼 사진들은 그가 남극 횡단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모험한 이야기를 시간 순서대로 나열한다. 섀클턴은 인류 최초로 남극 대륙을 횡단할 계획을 세우고 탐험대를 결성한 모험가다. 여정을 떠나기 전 찍은 단체 사진에서 기대감으로 가득 찬 그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항해 도중 배가 난파하고 탐험대는 얼음 위에서 표류하게 된다. 이후 섀클턴의 목표는 탐험대원 전원 생존으로 바뀐다. 그는 식량이 줄어들고 대원들의 사기가 저하되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사람들이 현재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도록 독려했다. 이 일화는 전시회 주제를 포괄적으로 담아냄과 동시에 어려움이 닥쳤을 때 리더십이 지니는 중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한 층을 올라가면 밝은 빛이 관객들을 맞이한다. 이 공간에서는 자기 이해와 문제 해결, 협력을 주제로 한 시각 작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을 만날 수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창작 그룹 Rebel9에서 만든 ‘옵티컬 미 포텐셜 미’라는 작품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QR코드를 스캔하면 오라클 코드라는 사이트에 접속된다. 이후 관객들이 9개 질문에 성실히 답변하면 핸드폰에 바코드가 형성된다. 이를 기기에 스캔하면 영웅이나 마법사 같은 16개 성격 유형 중 응답자의 성향에 가장 일치하는 것이 디지털 패널에 나타난다. <한신학보> 기자는 검사 결과 수호자 유형이 나왔다.

다음으로 관객들은 인공지능 대중 서비스 ChatGPT를 활용한 작품인 ‘소크라테스 셋(이하 소크라테스)’을 만날 수 있다. 소크라테스는 관객이 던진 질문에 또다시 질문으로 응수하며 대화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사유를 가능하게 한다. <한신학보> 기자는 한 편에 마련된 컴퓨터를 사용해 종교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물어봤다. 소크라테스는 종교가 사회를 통합하고 안정감을 부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대답함과 동시에

기자의 생각에 대해 질문했다. 이는 적절한 질문이 문제 해결에서 필수적인 과정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이어 기자는 ‘동심협력 게임’에 참여해 협동심을 시험했다. 이는 세 개의 골프공을 나무통 맞은편으로 넘기는 게임으로 곳곳에 뚫려 있는 구멍들에 빠지는 공이 많을수록 점수가 낮아진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관객들은 옆 사람의 행동을 끊임없이 의식하고 합을 맞춰야 한다. 기자는 급한 성격으로 인해 단 22초만에 게임이 끝나버렸다. 이는 협력이 상대에 대한 이해와 배려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려준다.

▲ ‘소크라테스 셋’과 대화하고 있는 (한신학보) 기자
▲ ‘소크라테스 셋’과 대화하고 있는 (한신학보) 기자

다음 층에서는 기업과 사회를 주제로 전시가 진행된다. 전시장의 한 공간에서는 수없이 놓인 TV들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화면 속에서 기업가들은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이나 어려움, 창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한다. 관객들은 준비된 의자에 앉아 헤드셋으로 이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들이 하는 말은 관객들의 도전 정신을 불러일으켜 미지의 영역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한다.

이 공간을 관통하는 핵심은 기업이 이윤과 함께 가치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기업은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혁시킬 만한 잠재성을 가지기 때문에 그들은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곳에서는 기업가들이 전하는 말을 노트에 메모하며 듣는 것을 추천한다. 기자는 정주영 현대그룹 초대 회장의 말을 열심히 적으며 영상을 시청했다.

기업가 정신의 이해를 통해 인생을 살아가는 태도를 배울 수 있다. 창업을 고려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쳇바퀴 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삶을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전시를 추천한다. <회사 만들기: Entrepreneurship>는 내년 2월 18일까지 서울 중구 피크닉에서 관람할 수 있다.

김주성 기자 kimjs20020426-@h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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