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상황 속에서 신속하게 진행됐던 제76대 비대위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가 지난달 17일 진행됐다.

전학대회는 학생을 대표하는 대표자들이 모 여 논의하는 의결기구다. 이번 회의는 문성웅 전비상대 책위원장(이하 전비대위장)을 비롯해 각 학과 회장과 학년 대표들이 참여했다.

전학대회 안건으로 제76대 총 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정식 인준 ▶제75대 비대위, 제 76대 비대위 방중 결산 ▶제76대 총학 보궐선거 선거관 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인준 ▶제76대 총학 보궐선거 선거 예산 인준이 올랐다. 제76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지난 1월 10 일 방학 중 긴급 총학생회운영위원회(이하 총운위)를 통해 꾸려졌다. 학교 회칙상 비대위는 전학대회에서 인준 받아야 한다. 전비대위장은 당시 비대위 공석, 전학 대회 진행 불가 등 여러 문제가 쌓여 비상 상황으로 판 단했다. 이에 그는 방중 긴급 총운위를 열어 비대위 서 리 자격을 인준 받았다.

이번 전학대회는 제76대 총학 보궐선거에서 새로 도 입될 온·오프라인 병행투표 예산을 인준 받았다. 두 후 보가 출마했던 직전 총학 선거가 40.29%의 저조한 투 표율로 무산된 바 있다(▶관련기사 598호, 1면, ‘총학생회 재구성이라는 과제, 제75대 비대위 결산 이 우선’ 참고). 비대위는 투표율을 끌어올릴 방법으로 온·오프라인 병행투표를 제안했다. 병행투표에 대한 예 산은 선거 진행 비품비, 선거관리위원 식비, 온라인 투 표 문자 발송비 등을 포함해 2,500,000원으로 책정됐다. 선거 예산 인준에 이어 선관위 인준도 이뤄졌다.

선 거관리위원장은 전비대위장이 맡았으며 김동호 신학 과 학생회장 외 6명이 선거관리위원으로 꾸려졌다. 전 학대회에서 송도연 사회복지학과 학생회장은 “선관위 는 전학대회 회원만 지원할 수 있는데 선관위 명단에 부학생회장이 포함돼 있다”며 반대를 표명했다. 이에 전비대위장은 “직전 선거에도 부학생회장이 포함된 것 으로 알고 있다”며 “빠른 선거 진행을 위해 부학생회장 도 포함했다”고 답했다. 순항하던 제76대 비대위,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 지난달 21일 부학생회장이 모두 교체된 새 선관위 명 단을 보고했다. 선관위 구성 회칙 위반에 대한 비판을 수용한 것이다. 같은 날 선관위는 제76대 총학 보궐선 거 선거 일정도 공고했다. 선거는 3월 21일부터 4월 13 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다. 선거 일정 공고가 있던 다음 날인 지난 22일 김정우 (가명)는 선거 관련 문제에 의문을 품었다. 그는 선관위 의 근본적인 목적과 온·오프라인 병행 투표에 대해 ‘선 관위의 목적은 선거 진행의 공정성과 후보자의 자질 판 단이다’라고 지적했다. 선관위는 단지 총학을 뽑기 위한 수단이 되면 안 된 다는 뜻이다.

총학은 학생 전체를 대표하는 기구다. 총 학 재구성보다 후보자가 지위에 적합한 자질을 갖췄는 지 꼼꼼히 심사해야 하는 게 우선이다. 그러나 선관위 는 회칙을 어겨가며 무리하게 선거 일정을 앞당겨 선거 진행과 총학 재구성에만 매몰된 모습을 보였다. 무산된 선거, 다시 교체되는 비대위 선거 관련 문제 제기가 올라온 당일 저녁 선관위는 긴급회의를 열었다. 다음날 회의 결과가 보고됐고 결과 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제76대 총학 보궐선거 진행을 취소하고 새로운 비대위를 인준한다는 것이다. 이에 전 비대위장은 ‘선거 일정 수립 과정에서 발생한 절차상 문제로 인해 선관위 선거 진행의 신뢰성과 정당성이 의 심된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76대 비대위는 선거 무산과 사퇴에 대한 설명이 담긴 공식 사과문을 총운위에 공지했다 선거 일정 관련 문제는 4월 안으로 보궐선거를 마치 려는 점에서 발생했다. 이에 전비대위장은 ‘23학년도 는 계열별 신입생 모집이라는 학제 개편으로 기존 학과 와 계열의 혼란이 예상됐기에 빠른 시일 내 총학을 구 성하려 했다’며 ‘4월 중순 결산등록금심의위원회, 관례 상 5월에 진행하던 총학 축제 등을 앞두고 총학 구성에 만 급급해 선거 진행 원칙을 지키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러한 이유가 원칙을 어긴 사유가 될 수 없다’며 ‘총학 선거의 책임자로서 공정하고 정당한 선거를 운영 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전했다. 전비대위장은 지난달 23일 공식적으로 사퇴를 알렸 다. 지난달 29일 긴급 총운위를 소집해 후임 비대위를 구성했다. 후임 비대위의 비대위장은 박소리 한국어문 학과 학생회장이며 부비대위장은 공석으로 다시 한번 1인 비대위가 결성됐다. 박소리 비대위장은 지난 11일 와 인터뷰 에서 “학생회장들이 억지로 비대위장직을 떠맡는 악순 환을 끊고 학생자치기구를 다시 세우는 게 우선”이라며 총학 수립 의지를 보였다.

또한 “힘이 닿는 한 학우분들 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제가 직접 문제를 해결할 능 력이 되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해 해결방안을 찾을 것” 이라고 밝혔다. 보궐선거를 성공적으로 마쳐 총학이 재구성돼 학생자 치가 바로 서는 계획은 또다시 제자리걸음이다. 비대위 교체로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후임 비대위는 총학 보 궐선거, 계열과 학과 간 혼란 예방 등 산재한 문제를 앞선 비대위의 실패를 밑거름 삼아 슬기롭게 해결해야 한다.

 

 

남주원 기자 juwon0322@h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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