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는 정보 과잉 시대다. 인터넷을 비롯한 다양한 매체에 수많은 사람이 생산해낸 정보가 넘쳐난다. 하지만 그 정보들은 매우 분산돼 있어 정보를 ‘잘’ 찾는 것이 정보 수집의 핵심이다. ‘누가 더 똑똑한가보다 누가 더 정보를 잘 찾는가가 더 중요한 시대’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처럼 정보가 많아 정보가 없는 것은 정보 과잉 시대의 역설이다.

미국의 벤처기업 ‘OpenAi’가 지난해 12월 1일 세상에 내놓은 챗 GPT는 이런 불편함을 해결해 준다. 챗 GPT는 인터넷에 있는 수천억 개의 문서와 책 데이터를 기반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생성하는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이다. 한국마케팅연구원에서 발행하는 전문잡지인 <마케팅> 3월호에 실린 <챗 GPT에게 길을 묻다>는 인터넷 검색은 ‘이 중에서 네가 골라’라고 제시하는 반면 챗 GPT는 ‘이게 정답이야’하고 가르쳐 주는 부분을 챗 GPT 장점으로 언급했다.

챗 GPT는 단순한 질의응답뿐만 아니라 전문직 자격증 시험 문제를 푸는 등 높은 수준의 답변 또한 가능하다. 이는 미국 의사면허 시험에서 50%가 넘는 정답률을 보였고 로스쿨 졸업 시험에서 평균 c+이상 학점을 받아 의사, 변호사 시험을 통과했다. 지난 1월 25일 제이크 오친클로스 미 하원 의원이 의회에서 법안을 발의할 때 챗 GPT가 작성한 연설문을 그대로 읽어 화제가 됐다. 또한 챗 GPT는 시를 쓰거나 그 시와 어울리는 코드를 만들어내며 인간 고유 영역이라고 여겨졌던 예술 분야에도 등장했다.

완벽해 보이는 이 인공지능 챗봇에도 한계는 존재한다. 챗 GPT는 수많은 데이터 가운데 가장 많이 거론된 것을 채택한다. 따라서 답변하는 과정에서 틀린 정보가 채택되거나 소수 의견이 무시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챗 GPT의 데이터에는 2021년도까지의 정보만 입력돼 있어 최신 정보에 대한 정확도가 떨어진다. 이러한 문제들로 챗 GPT의 답변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여자대학교 정보보호학과 김명주 교수는 이에 대해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답변을 생성하는 챗 GPT는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며 ‘이는 예전에 존재했던 공정하지 못한 문제들이 그대로 지속될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챗 GPT는 인터넷에 있는 정보를 학습해 답변을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사용된 데이터의 출처가 불명확해 저작권 문제가 발생한다. 세계적인 언어학자 노암 촘스키 교수는 ‘챗 GPT는 첨단 기술 표절 시스템이며 인문 사회과학 분야에서 학문 표절이 쉬워질 것’이라고 우려했으며 미국 뉴욕시는 모든 공립학교의 챗 GPT 접속을 막기도 했다.

머지않아 챗 GPT는 완벽해져 많은 인간의 역할을 대체할 것이다. 일각에서는 인간의 영역을 과도하게 침범하는 인공지능 발달을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빠른 속도로 고도화돼 가는 인공지능 발달을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인류는 인공지능을 긍정적이고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인공지능으로 대체 불가능한 인간만의 모서리 찾아야 한다.

최지우 수습기자 jiwoochoi@h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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