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은 지난해 12월 ‘아동·청소년 삶의 질 2022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만 15~17세 아동·청소년 중 자살한 사람은 10만 명당 9.5명이다 어린 새싹들이 세상에 온전한 자신을 드러내지 못한 채 비극적인 선택으로 삶을 마감하고 있다.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기 전에 청소년 자살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올바른 해결책 마련을 위해선 명확한 원인 규명이 선행돼야 한다. 서종한 심리 부검 전문가는 자살 관련 저서를 2018년 발표했다. 그는 책에서 자살에 대한 청소년의 취약함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청소년기는 자아 정체감이 형성되는 과도기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자살 생각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청소년기는 안정적인 애착 관계와 소속감이 필요한 시기다. 그러나 일부 부모는 이러한 청소년기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녀에게 상처를 준다.

출처 l 통계청
출처 l 통계청

이 사실에 기반해 청소년 자살을 바라보면 그들의 선택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청소년 자살은 가정불화, 입시 부담, 또래 관계 부적응 등이 주요인이다. 부모 시각에서 이런 문제는 자살할 만큼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미성숙한 청소년들에게 그것들은 자살을 선택할 정도로 중대한 문제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은 자살 유형 가운데 ‘숙명적 자살’이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이는 청소년 자살 분석의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숙명적 자살은 사회가 개인을 지나치게 통제해 자살률이 높아지는 현상이다. 뒤르켐은 일부 사회에서 ‘신하의 운명은 군주의 운명과 같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주인이 사망하면 노예가 함께 죽어야 하는 사회 속에서 노예의 자살률이 높았던 것처럼 사회가 개인을 과도하게 규제하는 경우 이와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현재 다양한 청소년 자살 방지 대책이 마련 및 실행중이다. 대표적으로 한화생명, kbs 등이 주최하는 ‘2023 청소년응원 함께고워크’ 캠페인이 있다. 청소년 자살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청소년들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처럼 청소년 자살이 청소년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관심 갖고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또한 지자체 차원에서도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자살을 생각하는 청소년들은 대인관계 어려움 호소, 학업 성적 하락으로 인한 불안 증세 등 다양한 징후를 보인다. 청소년의 심리적 변화를 발견했을 때 신속한 대처가 이루어질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SOS 생명의 전화’, ‘1388 청소년 전화’ 등 기존 서비스에 대한 홍보도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모든 사건이 보도되지 않을 만큼 청소년 자살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처럼 절망적인 상황에서 우리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죽음의 기로 위에 있는 청소년이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김주성 수습기자 kimjs20020426-@hs.ac.kr

 

※ 위 에세이는 기자 개인의 생각으로, <한신학보> 전체 방향성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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