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서연 수습기자
| 이서연 수습기자

1945년 8월 15일 광복 이후 지금까지 일본과 풀어야 할 매듭이 산더미다. 대표적으로 일본의 식민 지배를 당한 역사가 있다. 이는 감정의 골이 깊어 해마다 여러 이슈로 분위기가 달라진다.

올해만 해도 일본이 해야 할 보상을 한국 기업이 대신 하는 ‘제3자변제안’ 발표와 지난 3월 16일 한일 정상회담, 지난달 24일 워싱턴 포스트 인터뷰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다. 발표되는 것마다 굴욕적인 외교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요즘 한국의 외교를 보고 있자면 내일 아침 눈을 떴을 때 독도가 다케시마가 돼도 이상하지 않겠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지경이다.

한국 대법원은 일본 전범 기업 미쓰비시중공업이 반인도적 불법행위를 인정하고 강제 동원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결론을 내렸다.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일본의 사과와 반성을 받을 날을 기다렸지만 지난 3월 발표된 ‘제3자변제안’이 이를 방해하고 말았다.

3·16 한일 정상회담에서 강제 동원 문제에 대해 구상권 청구를 하지 않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에 대해 강제 동원피해자와 국민들의 비판과 성토가 쏟아졌다. 일본이 과거 저지른 전쟁범죄에 대해 더 이상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한국은 일본으로부터 정확하고 진심이 담긴 사과를 받아야 한다. 일본의 억압과 착취를 받았던 역사가 분명 존재하는 데 관계 개선을 이유로 피해보상에 대해 요구할 권리를 내주면 안 된다.

지난달 24일 워싱턴 포스트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100년 전의 과거사로 일본에 무조건 무릎 꿇으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매우 당혹스러운 이야기다. 100년 전 과거사라 해서 우리와 관계없다고 여기면 안 된다. ‘빼앗긴 건 되찾을 수 있지만 내어준 것은 되찾을 수 없다’는 일제강점기를 그린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대사가 생각난다. 그때와 달리 지금의 대한민국은 주권을 가진 주권 국가다. 일본에 사과와 보상을 요구해도 된다. 풀리지 않은 문제는 언젠가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해결도 하지 못하게 내어주고 자진해서 숙이고 들어가는 태도는 이해하기 어렵다.

일제강점기 피해 생존자들의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지난 2일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또 한 분 별세하면서 생존자는 이제 9명으로 한 자릿수가 됐다. 그러나 아직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다. 잊히고 지워지는 피해와 생존자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진정으로 한일관계 개선을 바란다면 일본에게 과거의 있었던 일에 대해 책임을 확실히 묻고 잘못이 반복되지 않는다는 다짐을 받아내야 한다. 일본으로부터 제대로 된 사죄와 배상도 받지 못한 채 단지 과거사 문제를 봉인함으로써 나아갈 수 있는 한일관계의 미래는 없다.

이서연 수습기자 noyoeseel@hs.ac.kr

 

※ 위 칼럼은 기자 개인의 생각으로, <한신학보>전체의 방향성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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