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서 (휴먼계열·1)
| 김현서 (휴먼계열·1)

‘정치인은 공인이고, 연예인은 광대이다. 광대는 사람들이 사랑해 주면 감사한 일이고 아니면 끝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연예인을 공인의 잣대로 보고, 정치인은 연예인같이 본다. 연예인의 잘못을 과도하게 미워하고 비판한다. 반면, 정치인들은 쉽게 말을 번복하고 사람들은 쉽게 잊고 다시 뽑는다. 공인들의 거짓말을 향해야 할 미움이 연예인에게 가는 것은 아닌가 싶다.’

2007년 10월 31일 방영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릎팍도사> 성시경 편에서 나온 이야기이다. 침대에 누워 자기 전 유튜브를 보다가 알고리즘에 의해 보게 된 이 짧은 영상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공인이 아닌 연예인들에게 너무 큰 미움을 던지는 것 아닌가?, 공인인 정치인의 말을 주의 깊게 듣고, 그들의 거짓말을 쉽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 (예능, 음악 등)방송이나 뉴스를 보면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연예인의 논란이나 범죄 스캔들이 기사 1면을 장식하거나 검색어 순위에 올라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물론, 그들의 행동은 도덕적이나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 하지만, 그들은 공인이 아니다. 연예인이다. 그들은 그들의 영향력에 대한 대가(책임)로 어느 정도 비판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한 번의 잘못으로 너무 큰 비난을 받고, 심하면 연예 활동이 끝나기도 한다. 오래된 이야기는 꼬리표가 되어 쉽게 지워지지 않고, 신인 연예인들은 데뷔하기 이전에 일들까지 샅샅이 파헤쳐진다. 이렇다 보니 처형대 위에 올라가지 않고 롱런하는 연예인은 손에 꼽는다.

반면, 공인인 정치인에 대한 태도는 어떨까? 물론 그들의 잘못도 기사 1면을 장식하는 특종이다. 하지만 국회에서 벌어지는 많은 거짓말과 범죄들이 너무 쉽게 잊혀진다. 정치인은 공인이다. 시민들이 참여한 투표를 통해 선출되어 세금을 받고 일하는 공인이다. 그들의 잘못이야말로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한다. 정치인에게는 시민들을 위해 일할 책임이 있고, 우리는 그 모습에 관심을 갖고 보아야 한다. 일하지 않는 정치인, 거짓을 말하는 정치인, 시민을 우습게 아는 정치인을 보고 넘겨서는 안 된다. 그들의 잘못에 대해서는 마땅한 대가를 치르게 하며, 공직에 있는 동안만은 엄격한 잣대로 심판해야 한다.

또, 정치인이 우상이 돼서는 안 된다. 한 사람의 진심을 보고 그 사람에게 사랑을 주는 것은 좋다. 하지만, 공직을 맡으며 세금을 받는 일은 사람에 대한 선호로 결정될 일이 아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할지는 개인이 여러 가지 사항들을 고민하고 통합적으로 판단한 후에 결정할 일이다. 선거가 인기투표가 되는 것은 옳지 않다. 제대로 일하지 않는 정치인은 자리에서 내리고, 새로운 일꾼을 앉혀야 한다.

이 글을 읽으며 ‘너무 식상한 이야기잖아. 나도 당연히 동의하는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방송에서 나온 예시 한 가지를 들겠다. 유승준의 한국 입국 불가 조치는 과한 처사이다. 유승준은 연예인이기 이전에 한 개인이다. 그런 개인을 국가 단위로 막는 것은 과연 적절한 모습일까? 유승준이 병역의 의무를 피하기 위해 떳떳하지 못한 행동을 한 것을 부정하는 게 아니다. 개인의 잘못이 국가 단위의 입국 금지 조치로 돌아오

는 것이 적절한가의 문제이다. 많은 사람들이 유승준의 입국 금지 조치를 보며 통쾌해하거나 동의한다. 나도 이전에는 동의했지만, 이 영상을 보고 난 후에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한국은 연예인과 공인을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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