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종합격투기(MMA) 단체 UFC에서 ‘스턴건’ 김동현, ‘코리안 좀비’ 정찬성 선수가 보여준 활약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글을 쓰는 지금도 국내 수많은 선수들이 그들의 뒤를 따라 꿈의 무대를 밟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 중일 것이다. 최근 국내 MMA 시장 흐름을 살펴보면, 2010년대 중반부터 ‘로드 FC’가 대형 스폰서들을 등에 업고 흥행을 이어왔다. 격투 오디션 TV 프로그램인 ‘주먹이 운다’와의 연계를 시도하기도 했다. 100만 불 토너먼트 개최,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권아솔, 황인수 등 도발에 특화된 챔피언들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지 오늘로 8일째를 맞았다. 한 달 전에 예약 잡아 놓은 수술이 뒤로 밀리고 검진조차 계 속 밀리는 상황이다. 응급실은 당연히 초토화 상태다. 병상이 모두 차 있는 상황으로 응급 환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 결국 길 위에서 생을 다하거나 몇 시간이 지난 뒤에야 처치를 받는 환자들이 발생한다. 요즘 인터 넷 뉴스만 들어가도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다’, ‘제발 병원으로 돌아와 달라’라는 글을 쉽게 볼 수 있다.의대 정원 확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약 3년 전에도 매년 4천명씩 늘리는 방안을 추진
어느 날 문득 익숙한 동네와 사람에서 벗어나 국가도, 인종도 다른 곳에 툭 떨어 지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유럽에 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내가 선택한 여행지는 바로 이탈리아였다. 수많은 국가 중 콕 집어서 이탈리아라니, 거창한 이유라도 있을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그냥 유럽으로 가는 비행기 중 이탈리아행 티켓이 가장 저렴했다. 그래도 약간의 계기가 있다면, 우연히 파스타 레시피북을 보다 이탈리아에 가서 직접 현지 요리를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여행을 결심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그렇게 나는 아무 계획 없이 이탈리아로 떠났다
노머시 컴퍼니(NoMercy Company)는 올 여름 출범한 인디 록 음악 레이블이다. 설립자 겸 베테랑 기타리스트 염명섭의 추진력이 돋보이는 구성체라고 할 수 있다. 이곳이 발족하기 이전부터 그가 리더로 있는 메탈 밴드 해머링(Hammering)은 ‘노머시 페스트’라고 불리는 기획 행사의 중심에 있었다. 이것은 록을 하는 아티스트들의 연대를 도모하는 퍼포먼스의 토대이자 전부였고, 이를 통해 인디의 힘이란 예술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한다는 사실을 환기할 수 있었다. 축제의 수익금이 소아암을 앓고 있는 아이들을 위한 기부금으로 꾸준히
요즘 교권에 대한 개념이 모호하고 교권의 위상이 추락한다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이 들리고 있다. 교권 침해란 학생이 교사의 권위를 무시하거나 학생이 체벌을 받지 않아, 교사의 권위가 떨어지는 상황을 의미한다.교사들이 학생들에게 교육적인 처벌, 훈육을 시행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하며, 학생들이 교사의 지침을 따르지 않아 교사들이 교권의 권한 및 권위가 저하되는 것과 같은 어려움을 느끼기도 한다.최근 발생한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에서 2년 차 교사가 숨진 사건이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이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었다. 이 사건
지난 13일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작지만 권위있는 영화제’를 만들고자 하는 마음으로 1996년 9월 13일에 첫 개막식을 개최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영화제이기도 하며 매년 10월 첫째 주에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영화제에서 이제는 명실상부 우리나라 최대의 국제영화제로 성장했다. 현재는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 속 많은 영화인들과 관객이 사랑하는 영화 축제가 되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 중 한명인 나는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부산국제영화제 다녀오
송정역에서 병점역까지 왕복 약 4시간이 넘는 통학 지하철 속에서의 시간은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여러 형태의 인간군상을 보여준다. 내 시선이 그릇되지 않았다면 1호선은 특히 사회의 부정적인 면들을 모아 한 공간 안에 응축시켜둔 것 같다는 느낌마저 들 정도다. 나란히 앉아 여자친구의 가슴을 만지는 남자, 문을 나서며 토하는 사람, 일곱좌석에 다리를 쭉 뻗고 누워 가방을 메고 자는 사람, 같은 칸에 있는 사람에게 다 들릴 정도의 큰 목소리로 통화하는 사람. 그 중에서도 최근에 눈길을 잡아 끌었던 것은 교통약자석. 차마 사회의 부정적인
메타버스란 가상을 뜻하는 ‘Meta’와 세계를 뜻하는 ‘Universe’의 합성어로, 3D 가상 세계를 의미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제페토’, ‘로블록스’ 등이 있다. 전 세계가 코로나 펜데믹을 맞이하며 대면을 대체할 새로운 수단으로써 메타버스에 열광하는 것’처럼’ 보였다. 새로운 세계란 언제나 탐나고 빛나는 법이다. 그런데 정말 메타버스는 신세계일까? 그리고 일상에 적용되거나 유행될 만큼의 가치와 효용이 있을까? 직접 메타버스 관련 직종에서 일하며 느낀 점들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메타버스가 MZ세대 내에서 유행이라는데, 막상 고등
‘정치인은 공인이고, 연예인은 광대이다. 광대는 사람들이 사랑해 주면 감사한 일이고 아니면 끝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연예인을 공인의 잣대로 보고, 정치인은 연예인같이 본다. 연예인의 잘못을 과도하게 미워하고 비판한다. 반면, 정치인들은 쉽게 말을 번복하고 사람들은 쉽게 잊고 다시 뽑는다. 공인들의 거짓말을 향해야 할 미움이 연예인에게 가는 것은 아닌가 싶다.’2007년 10월 31일 방영된 MBC 예능프로그램 성시경 편에서 나온 이야기이다. 침대에 누워 자기 전 유튜브를 보다가 알고리즘에 의해 보게 된 이 짧은 영상에
인간이란 사진가이며 사회란 앵글 안의 장면들과 같다. 나는 앵글 밖의 사진가와 앵글 안의 장면들을 함께 생각한다. 그것이 사회를 유일하게 이루는 대화라고 생각한다.그러나 우리는 사진의 구도와 다채로운 채도와 명암에 주목한다. 그래서 우리는 사진가가 장면들과 동시에 생성된다는 점을 놓치고 있다. 즉 사람들 자신은 자신의 관찰을 통해 여전히 그 공간 안의 인간들이 존재하고 관계를 맺지만, 나는 그 속에 없다. 왜냐하면 내 사유의 접근 권한은 사회 속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미 앵글이 사진가 바깥에 존재한다고 상정한다
태풍이 쓸고 간 자리에 무더위가 남았다. 하락세를 보이던 기온이 다시금 기승을 부리는 9월, 언제까지가 여름이고 또 언제부터 가을인 걸까.작년 이맘때에 쓴 일기의 서두이다. 지금은 사라진, 습관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짧은 시간이었지만 작년의 나는 일기를 썼다. 작년의 나는 지금보다 바깥에서 노는 것을 좋아했고, 학교 앞 마라탕과 새우버거가 주식이었다. 시험공부를 할 때면 피피티 내용을 줄줄 외우는 식의 방식이 대부분이었고, 시험 또한 그랬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시간이다. 지난 1학기는 매주 있는 과제에 쫓기듯 살았고, 오
어느새 대학교 마지막 학기에 접어들었다. 올해만 지나가면 더 이상 대학생이 아니다. 나는 문예 창작을 전공했고, 그중에서 시를 쓰고 있다. 전공에 대한 생각이 어느 정도 잡힌 이 시점에서 내게 시를 쓴다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들이 으레 그러하듯 무언가를 하는 것은 저마다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내가 시를 쓰기 시작한 이유는 조금은 직설적이지만, 살기 위해서였다.당시 몹시 힘든 시간을 지날 때였다. 관습적인 표현일지는 모르겠지만,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을 때라고 표현하는 게 적절할 것 같다. 나에게는 나의 이야기를 할 언어가 필요했
“출시 5일 만에 100만 명 확보.”텍스트를 사용해 이용자와 의사소통하는 챗봇, ‘챗GPT’ 이야기다. 2022년 12월 1일 미국 OpenAI에서 공개한 인공지능 챗봇인 ‘챗GPT’ 등장은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챗GPT’가 열풍을 일으킨 가장 큰 이유는 원활한 의사소통이었다.정신건강의학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정신 치료를 받는 사람은 10억 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들 중 극히 소수만 양질의 치료를 받는다고 말한다. 연구에 따르면 95.6%
많은 대학생들의 로망 중 하나인 어학연수, 그런데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가지마세요!’라는 제목들이 가득하다. 다양한 어학연수 프로그램 중 독일을 선택한 이유는 여러 가지 학습한 언어 중에 가장 흥미롭게 느꼈고, 학교와 연계돼있어서 프로그램보다 믿음이 갔기 때문이다. 유럽 EU를 이끌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기에 유럽 문화를 체험해보고자 선택했다. 어학연수 비용으로 학교 등록비 730유로, 기숙사비 500유로가 발생했다. 기숙사의 경우 300~600유로까지 다양한데 나는 혼자 사용하는 자취방을 배정받아 비싼 편에 속했다. 등록 시 원하는
지금이 기후위기 시대라는 말은 이제 익숙한 이야기가 돼버렸다. 언론, 미디어 등에서 말하던 ‘지구온난화’는 기후위기라는 말이 돼 무언가 심각하고, 크고 거대한 위험이 온다고 말한다. 그러나 내 생각에 기후위기의 가장 큰 문제는 이것이 ‘너무 큰’ 위기처럼 다뤄지고 있으며이 위기를 마주하는 사람들에게 위기를 마주할 의지보단 거대한 무력감을 준다는 것이다.물론 기후위기는 분명 큰 위기다. 하지만 큰 위기라는 말은 곧 모두의 삶의 문제라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이 사회를 살아가는 모두가 자기 삶의 장소에서 기후위기를 이야기할 수 있어야
고등학교와 비교했을 때, 대학 생활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방대한 양의 레포트와 서술 시험이다. 여러분이 대학교에서 처음 레포트를 작성할 때, 그리고 시험 답안지를 받았을 때 어떠한 생각이 들었는가. 이 엄청난 분량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막막하지 않았는가.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수업과 오픈북 시험에 익숙해진 탓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평소 글쓰기 능력을 갖추고 꾸준히 유지한다면 이런 고민을 하지 않을 것이다.기술과 미디어의 발전 속에서 우리는 더 이상 아날로그가 아닌 디지털 방식을 택하고 있다. 전공 서적이 아닌 전자 기기
성인이 된 자유와 함께 달콤한 캠퍼스를 기대했으나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코로나 학번’이라는 비운의 별명을 얻으며 나의 20대는 시작되었다. 동기들은 물론이며 선배들과의 교류 없이 검은 컴퓨터 화면에서 약 2년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익숙해져만 갔고 대면 수업으로 전환되는 게 귀찮고 두려웠다. 그때 나의 대학 생활은 검은 동굴 속에서 하염없이 언젠간 도달할 반대편 작은 빛만을 바라보며 걷는 것과 같았다.그 작은 빛을 더 크게 혹은 빛으로 나를 등 떠밀어준 촉진제는 학생홍보대사, 한우리였다. 한우리 19기로서 1년의 임기를 마무
세상 사람들을 나누는 이분법의 기준에 이것을 포함해도 좋을 것이다. 죽음을 두려워하는 사람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나는 전자의 입장으로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음을 두려워한다고 지레짐작했었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어쩌면 종교적인 이유에서, 혹은 운명론적인 이유에서 사람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기도 한다.그렇다면 다시 질문 해보고 싶다. 당신은 당신이 아닌 당신과 가까운 타인의 죽음을 두려워하는가. 그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히라노 게이치로는 ‘나’란 나눌 수 없는 개인이 아니라 여러 개의 ‘나
음악 소리에 파묻혀 세상을 바라본다. 음악과 동행하며 세상사에 대해 기록한다. 그렇게 음악적 나날이 형성되고, 음악적 인생이 흐른다. 필자에게 음악으로 삶을 영위한다는 건 작업과 놀이, 풀이라는 개념을 동반하는 의미를 갖는다. 이를테면 음악에 의해 음악을 기록하여 음악을 향해 음악에게 말을 거는 식이다. 모든 삶은 음악으로부터 펼쳐질 수 있다고 믿는다. 물론 혹자의 말처럼 음악이 혹세무민의 시절을 뜯어고칠 수 있는 방안이 되는 게 아니거니와, 우리들의 다각적인 일상을 지탱하는 전부도 아니다. 언제나 음악에는 비어 있는 중심만이 존재
지난 3월 8일 49세 경비노동자가 나흘에 걸쳐 62시간 근무를 하다가 과로로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주 52시간제인 현행 제도에 따르면 이는 명백한 불법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주 69시간 근무제’에서는 지극히 합법적인 노동에서 사망한 단순 병사로 기록될 예정이다.'주 69시간 근무제'는 어떤 법인가. 법정 최대 근로 시간을 현행 52시간에서 69시간으로 연장하는 내용이 담겨있는 개편안이다. 개편안을 내놓은 정부 입장은 일주일에 69시간을 몰아서 일하고 이후 장기휴가를 독려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대부